냉전이 최고조로 치달아 가던 시기, 미국은 공산주의자들을 난감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습니다. 미국 안보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는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폭탄을 채운 시가나 조개등이 사용되었으며, 소련의 군사정보를 캐기 위해 원격 투시를 할 수 있다는 초능력자들이 고용되기도 하고, 심지어 마인드 콘트롤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시가를 너무도 좋아해서 폭탄을 필뻔 했던 사나이와 프로토스 유저라면 한 번쯤은 꿈꾸는 다크 아칸의 대박 마인드 콘트롤!
그런 C.I.A에게 고양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억지로 번역해 보자면) 도청 고양이 작전(Operation Acoustic Kitty)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지금은 C.I.A 초극비 과학기술 리스트에서 제외된 이 작전의 자료에 따르면, 냉전 시기 몇몇 고양이들은 외과수술을 통해 정교한 도청장치가 몸안에 설치되었습니다.
냉전의 한 가운데, 국가 안보앞에서 고양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의도는 이 귀여운 고양이들(위 사진과 무관합니다.)에게 소련인들의 대화를 ?듯게 하자는 것 이었습니다. 공원벤치나 창가, 쓰레기 콘테이너를 배회하는 이들을 의심할 이들은 아무도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고양이들에 내장된 첨단 도청장치는 소련인들의 대화내용을 그대로 조작요원들에게 라이브로 중계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1961년에 도청 고양이 작전에 대한 예산이 승인되고 프로그램이 착수되었습니다. 1973년 C.I.A의 비밀작전을 폭로한 책 'The CIA and the Cult of Intelligence'를 출간해서(C.I.A는 이 책에 대해 거의 절반에 달하는 399페이지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협상끝에 168페이지가 삭제되었습니다.) 파문을 일으킨 전 C.I.A요원 빅터 마르체티(Victor Marchetti)는 이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빅터 마르체티와 파문을 일으킨 그의 저서. 저 책에 이 내용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고양이의 배를 가르고 배터리와 조작선을 집어넣었습니다. 꼬리는 안테나 역할을 하도록 되어있었죠. 한마디로 그들은 괴물을 만들었던 겁니다. 그리고 테스트가 이어졌는데, 그 결과 배가 고프면 임무 지역을 벗어난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그래서 배고픔을 억제하기 위한 또 다른 조작선이 추가되었습니다.” 수차례의 수술과 집중적인 훈련을 마친 후, 이 사이보그 고양이의 첫 현장 시험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워싱턴의 소련 외교단지가 바로 이 스파이 고양이의 첫 데뷔무대였습니다. 밴을 타고 근방의 공원근처로 온 C.I.A요원들은 고양이에게 이렇게 주입시켰습니다.
“벤치에 앉은 저 두 남자의 대화를 잘 듣도록. 그 이외엔 아무것도 듣지마. 새소리도, 고양이소리도, 개소리도 안돼. 딱 저 두 남자라는 걸 명심하도록!”
고양이는 어이없이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요원들의 손에서 벗어난 고양이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길을 건너려던 그 순간, 이 불쌍한 고양이는 그만 허공으로 치솟고 말았습니다. 도로를 주행하던 택시에게 치어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순식간에 5년간의 노력, 그리고 이런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투자된 1,500만 달러이상의 거금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불쌍한 고양이의 사체는 사고현장에서 바로 수습되었습니다. C.I.A에겐 고양의 죽음보단 이 고양이에 부착된 첨단 기술들이 소련에 넘어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당시는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정도의 시기였습니다
1967년 도청 고양이 작전은 완전히 폐기되었으며 완전한 실패가 선언되었습니다. 현재 이 작전에 관련된 40건의 기밀 문서들이 해제되었지만 (작전에 사용된 스파이 기술들은 물론 제거되었습니다.) 일부분은 아직도 검열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 중의 한 문서는 도청 고양이 작전 팀에 대한 찬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수년동안 행한 이 연구의 작업성과는 연구자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반영합니다. 특히 (검열) 이들의 열정과 상상력은 과학 선구자들을 꿈꾸는 이들의 모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라며 도청 고양이는 실제 사용가능함을 언급하고 있지만 결론은 이렇게 내고 있습니다.
“환경, 안보적인 요인으로 실제 외국 현지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의 목적대로 이 고양이들을 운용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소련전차의 밑으로 들어가는 훈련을 받는 자살폭탄개와 박쥐폭탄 개념도
사실 인간이 자신들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동물을 사용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몸에 폭탄을 두르고 독일 전차를 파괴하기 위해 자살 개폭탄, 일본의 목조 가옥을 불태우기 위한 박쥐폭탄등이 고안되거나 사용되었으며 최근의 걸프전과 이라크전에서 돌고래들은 기뢰제거용도로 투입되었습니다. (그외의 것들은 잘 기억이 안나네요.)
2차대전시 전몰한 군견들을 위한 추모비
이 아무말도 못하는 짐승들은 평소 신뢰를 주고 받던 인간의 단 한마디 명령에 그들의 목숨을 바쳐야만 했습니다. "동물은 인간의 친구다."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동물들은 인간의 편의에 따라 친구도 되었다, 도구도 되었다 하는 존재라는게 더 정확한 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포스트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아 그리고 지금까지 전장과 첩보전의 현장에서 죽어나간 수많은 동물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첫댓글 흠... 자살폭탄개 진짜 있었나요? ㄷㄷ
실전에선 다시 주인의 품에 안기는 사태가 종종 발생해서, 그렇게 써먹진 못했다네요.
파블로브 효과(먹을거다+_+!!)를 이용해서 장갑차나 탱크 밑으로 달려들게 훈련을 시킨다고 합니다. 독소전에 핀치에 몰린 소련군도 운용을 해봤다죠. 물론 한두번 당해본 독일군이 개를 다 사살 해버려서 별 효과를 못봤다고 합니다만.
첨언이지만 동부전선에서 소련군의 악착같은 저항과 청야작전에 시달리던 독일군 사이에선 다음과 같은 농담도 돌았죠 [귀관이 러시아를 떠나 고향집으로 휴가를 갔을때 지켜야 할 사항들 : 하나. 마루바닥을 뜯지마라. 거기에는 감자가 없다. 먹을것은 보통 다른곳에 있다. 둘. 문을 결고 들어갈때는 아무리 급하더라도 수류탄이 아닌 열쇠나 열쇠 비슷한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셋. 여자라고 다 빨치산은 아니다. 넷. 보이는 개마다 다 쏴 죽인다면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것이다 ... (후략)]
자폭개를 노획된 독일전차가 아닌 T-34 로 훈련을 (전차 아래에 개먹이) 시켜서 전장에 내보냈더니... 익숙한 탱크 아래로 들어가더랩니다 -_-;;
쩝..... 안타깝다.
참 많은 동물들이 무참히 죽었겠군요. 애도를 표합니다. 그런데, 1500만 달라짜리 연구의 결정체인 고양이가 한순간에 치여 죽는장면에서는 어쩔수 없는 웃음이...
시대의 흐름에 죄없는동물들이 희생되어갔군요 아...
사람의 식탁에 오르기 위한 목적으로 잔인한 과정으로 오직, 고기맛과 고기양을 위해 대량사육,살육되는걸 생각하니 상대적으로 동정이 안가고,치킨에 삼겹살에 각종 육류를 탐식한 저로선 동정할 자격이 있다곤 생각이 안드네요.
차라리 짤방용 저격고양이가 더 쓸모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