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와 불법 수호신장 ‘금강역사상’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은 사찰 입구에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서있는 금강문 또는 인왕문 안에 봉안한 상을 말한다. 인왕상(仁王像), 이왕(二王), 이천왕(二天王)이라고도 한다. 인왕은 본래 고대 인도 신화에서 문을 지키는 신이었는데, 이를 불교에서 받아들여 부처와 불법을 지키는 수문신장의 역할을 한다.
금강역사상은 왼쪽이 ‘밀적(密迹) 금강역사’이고 오른쪽은 ‘나라연(那羅延) 금강역사’이다. 밀적(密迹)은 부처 곁에서 부처의 비밀스러운 일들을 모두 들으려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금강저(金剛杵)라는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표현된다. 밀적 금강역사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훔(吽) 금강역사'라고도 한다.
‘나라연 금강역사’는 그 힘이 코끼리의 100만 배나 되고, 그가 소리를 지르면 중생은 귀가 먹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나라연 금강역사는 입을 벌린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나라연 금강역사는 '아(阿) 금강역사'라고 부른다.
금강역사는 5백의 야차신을 거느리고 현겁 천불의 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열반경》에서도 밀적 금강역사가 부처의 위신력을 받들어 금강저로써 모든 악마를 티끌과 같이 부수는 것으로 묘사된다. 불교 신들 중에서는 인왕 이외에도 제석천이 금강저를 들고 있다. 제석천은 금강저로 아수라의 무리들을 물리친다고 한다.
금강역사상(인왕상)은 금강문 또는 인왕문에 모셔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왕상은 벽화, 벽면 부조, 석탑 탑신에 새겨진 조각 등으로 남아있다. 가장 대표적 것으로 불국사 석굴암의 주실 앞 좌우에 있는 인왕상과 양산 통도사 극락보전 벽화 인왕도를 꼽을 수 있다. 합천 해인사는 사천왕상이 있는 봉황문의 대문에 인왕상을 그려놓고 있다.
특히 석굴암의 금강역사상은 본존불을 향하여 통로 왼쪽의 금강역사는 ‘아’ 하고 소리를 내는 모습이고, 오른쪽 금강역사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빈틈없는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입을 열고 소리를 내는 듯한 역사상이 ‘아 금강역사’, 입을 다물고 있는 역사상 ‘훔 금강역사’이다.
흔히 사찰의 삼문이라 하면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不二門)을 말하며, 따라서 금강문을 세우지 않은 사찰도 많다. 그래서 사찰에 따라서는 금강문 없이 천왕문에 금강역사를 모시기도 하고, 영광 불갑사(佛甲寺)의 경우처럼 천왕문에 금강역사의 모습을 그려 놓기도 한다.
<좌> 경주 석굴암 금강역사상 <우> 서울 도선사 금강역사상
[출처] 부처와 불법 수호신장 ‘금강역사상’|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