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의 비결 중에는 ‘취미를 사업화하라’는 말이 있다. 손뜨개 제품을 파는 ‘바늘이야기’ 송영예(39) 사장은 취미를 살려 사업으로 키워낸 대표적인 경우다.
불과 4년 전 집에서 PC 한 대와 자본금 1백만원으로 시작한 인터넷 소호몰이 지금은 전국에 1백3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도 20억원이 넘는다.
“뜨개질을 좋아해 1995년부터 PC통신 주부동호회의 손뜨개 소모임에서 활동했었죠. 국내에 손뜨개 관련 정보가 별로 없어서 97년부터 천리안에서 손뜨개 정보제공(IP) 사업을 시작했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취미 활용 수준이라 큰 부담 없이 즐기며 일했다는 송사장. 그러나 97년 외환위기 이후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송사장의 취미는 생계 수단으로 바뀌게 됐다. 99년 손뜨개 재료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사이트에서는 유료로 손뜨개 관련 정보도 제공했다.
남대문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포장해서 발송하고, 밤에는 사이트 관리까지 전부 송사장 혼자 처리했다. 틈틈이 손뜨개 강의까지 했으니 몇 년간 하루 4시간밖에 못자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중 송사장에게 손뜨개를 배운 주부들이 체인점을 열고 싶다고 제의해 왔다. 그러나 사업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몰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뜨개질 관련 무료 사이트들이 생겼어요. 유료에 항의하는 고객들의 글이 게시판에 가득했죠. 또 그동안 재료 구입처였던 남대문 상인들과도 갈등이 생겼어요. 고객을 제가 빼앗았다고 말이죠.”
송사장은 이에 기죽지 않고 2000년부터 동영상 강의를 도입해 유료 고객을 잡았다. 또 남대문 상인에 대한 의존도를 차츰 낮췄다. 유럽과 일본에서 직접 손뜨개용 고급 실을 수입하고, 자체 생산도 시작했다.
“여성의 시각으로 보면 남자들이 놓친 틈새가 보여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화려한 원색 계열의 일본 실보다는 유럽 실의 자연스러운 색상을 더 좋아하거든요.”
송사장은 한 해 두세번은 유럽에 나가 유행 색상이나 손뜨개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제나이때’라는 브랜드의 고급 수제 니트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