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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엔솔로지 [☆살☆]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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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시와소금 엮음 / 시와소금시인선 56 / 시와소금(2016.11.15) /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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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기억하는 풍경
강영환
살얼음판을 건너 온 북풍이 이마에 닿으면
살이 기억하고 있는 겨울 풍경이 살아난다
몸을 밀어 올리던 서릿발 돌올한 벌판과
펄펄 끓는 눈 속을 흩날리며 지나가던 눈밭발
불타는 색으로 살갗을 물들였다
벌판으로 몰려가기만 하던 젊은 함성들은
살빛 아래 떨어져 돌로 굳어진 채 익사하고
어둠 속에 숨어있던 눈빛에 주눅 들어
살을 찢어 뼈를 보여 주리라 다짐했던 온기
순전한 피의 역류였다
어둠에 맞서던 결연한 눈빛을 껴안은 가로 위에서
최루가스로 눈물 흘렸던 연분홍 살은
따가워진 시간을 참아내며 길을 물었다
꽃은 언제 피우려고 열매를 맺어야 하느냐
봄이 당도한 반지하방에서
살이 기억하는 창에 든 성에가 유리창에
칼금처럼 번져가는 봄날을 지나 온 가슴이
아직 맨발인 채 예리하게 누워있다
체온
공광규
한 스님은 외롭고 외로워서
문둥이와 살을 대고
움막에서 몇 년을 살았다고 한다
월남전 다녀온 상경이 삼촌이
전쟁터에서 적보다
고요가 더 무서웠다고 한다
나는 이런 말들을
시골 빈집에 내려와 혼자 자면서
몸으로 알아듣는다
오늘 밤
아무라도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 미친 연놈이라도,
농어
김용화
농어 한 마리 안주접시 위에 부처님처럼 누워 있다
연한 살점 칼 끝에 조각난 채
현란한 참극의 현장을 멀뚱한 눈 뜨고 지켜보다가
꼬리지느러미를 파르르 떤다
바람이 풀잎 한 장 물고 와 가만히 얼굴을 덮어준다
꽃 2
김재천
사시사철 피는꽃들이
제 홀로의모양과 향기와
제 홀로의 빛깔인
살과 살로 이룬 모습이
온갖 해충 속에서 바람 속에서
온갖 떨림 속에서 남아 있는 것이
한 톨 씨앗을 만들어 다시
이승에 오기 위한 것이라면
시들어 가는 시간의 섭리 속에서
살과 살이 남기는 것이
꽃의 완성인 것을.
별 다방
김진광
사람들이 싫은 날
별 다방에 간다
별에서 온 여자들이
잠시 머무는 우주정거장
어느 별에서 왔는지
서로 묻지 않는다
별자리를 옮길 때마다
이름이 바뀌는 별들
어항 속 금붕어처럼 꼬리치며
물만 먹고 사는 우주에서 온 여자
별들의 고향이 그리운지
밤이 되면 노래방에서
반짝반짝 별이 되고 싶어한다
음악이 흐르면 더 부드러워지는 살결
살은 외로움을 잠재워 준다
부드러운 살 속에 빠진 뼈는
죽어서야 빠져나온다
몸과 살
-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 루카 23-43
나호열
열은 오르는데
몸은 춥다
외로울 때 내가 왔고
괴로움에 지쳐갈 때
너는 갔다
몸은 아픈데
전언은 멀리 멀리
종소리처럼
혼자 걸어서 갔다
살의 철학
박민수
‘살’이라는 시제를 던져 준 이가 있다.
몸을 이루는 ‘살’을 주제로 시를 써 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참으로 맹물 같은 시제고 요구이다.
상상력의 뿌리가 없고, 철학이 없다.
언제나 내 삶의 종노릇만을 해온 천한 물질의 하나
위대한 정신의 그늘에서 짐승과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몸을
‘’죽으면 썩어 없어질 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죽으면 썩어 없어질 살덩어리!
그렇다면 거기에 담긴 위대한 정신은?
아하 내가 어리석었구나, 사람들이 어리석었구나!
몸이 곧 살이고 살이 곧 정신임을 모르다니!
우리 사랑도 우리 희망도 우리 황홀한 눈물도
살 없이 존재할 수 없음을 모르고 있었다니!
내게 ‘살’이라는 시제를 던져 준 이의 마음 속
그 깊고 긴 철학의 강물을 보겠다.
천년보시
박해림
충주 미륵사지에서 보았다
아직도 부처가 거북이에게 밥을 먹이고 잇는 것을
허리를 굽히 구부려 숟가락도 없이
맨손으로 거듭 떠먹이고 있었다
부처의 발치께에 모여든 중생들이
머리를 조아리며
재 손 안에 든 살이 차고 넘치는 데도
자리를 비키지 않을 때면
슬그머니 뒤를 돌아 거북이한테 가는 것이었다
아무리 먹어도 허기진 것은
거북이도 마찬가지일 터
그 큰 몸을 채우기는 부처의 손바닥으로는 턱없을 터
전생의 업을 키우느라 닳고 삭아가는 거북이의 네 발이
중생들이 흘리고 간 살을 움켜쥘 수 없었는데
이를 가엾이 여긴 부처는
가끔 제 얼굴의 살점까지 거북이한테 베어 주었다
충주 미륵사지 부처의 얼굴이
조금씩 작아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엑스선처럼 당신
배세복
톡톡톡 지팡이 두드리며 다가와
촬영을 시작하는 당신은
관저동 복지관 3번 맹인안마사.
팻말을 내걸지 않아도
이제 이곳은 관계자 외 출입금지,
는 암실 속에 사는 당신이 있고
당신 엄지손가락이 투과될 때마다
으흐흐 두 눈 꼭 감고
그 속에 함께 갇혀 버리는 내가 있다.
우두둑우두둑 촬영 당하는 관절,
나도 모르고 있었던 뼈마디까지
차곡차곡 찍어가며 진단은 시작된다.
비바람 세찬 날 열어놓은 창문이
그림책의 패이지를 마구 넘기듯
엑스레이 필름 몇 장 읽히고 있다.
당신의 감겨진 눈 속으로 찰칵
또 찰칵, 눈만 멀쩡히 살아있는
살코기 덩어리, 내가 지나가는 중이다.
붙어요, 끌어안아요
서범석
기름진 흙이 산의 속내를 감추고 있다
매끄러운 배롱나무 껍질이 물관과 체관을 감싸고,
찬바람! 저리 가
떡갈나무 잎의 푸른 엉덩이가 칭얼대는 잎맥을,
자장자장 자아장자장
땅 속에 묻힌 바위의 틈이 꽃과 나비를
이리 와!, 들어와요!
썩은 나뭇가지의 헤진 허벅지도 썩덩벌레에게,
아가야, 젖 물어라
찌르르 매미소리가 바람소리 천둥소리 모두 불러,
쉬! 조용히
뼈다귀와 핏줄들이
살을 붙잡고 놓지 못한다
팔이 썩어 툭, 부러지는 어느 날
하늘은 새와 나비를 안심토록 안고 있겠다
손톱 유감有感
윤강로
여우가 파낸 무덤에서 나온
손톱을 본 적이 있지
죽은 색깔의 손톱은 끔찍했어
생살에서 떨어져 나온 손톱
그대의 손톱은 무고하신가
파랗게 눈 뜨고 덤비는 손톱
곧추 세운 너의 손톱은
어느 무덤에서 나온 비인간이냐
여우야
여우야
무덤을 파지 마라
손톱은 다듬는다
우선 생살이 건강해야지
놀 빛깔의 투명하고 고운 손톱
신선한 피가 도는 생살의
꽃그늘 같은 손톱
그대여 나에게 손을 다오
향기로운 악수를 다오
생인손
이사철
아이가 두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는 무슨 상여를 타고 가셨을까 아마도 꽃상여는 아닐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는데 꽃상여를 만들 여력이 있었겠는가
짐작컨대
어머니는 까무잡잡했다면 아이 어머니는
키가 작닥달막하고 말대꾸가 많았다면
하지만 아픈 손만큼은 숨기시고
서쪽에서 조용히 다가온
남편의 상처喪妻를 타고 가셨을 것이다
도루묵
이영춘
누가 널름 집어 먹다가 다시 내뱉은 몸뚱인가
속 다 버리고 몸 다 버리고 질펀한 그 시장바닥에서
몸져누워 있는 저 지난한 여자의 흰 알몸 알 배통
속 창자 다 드러내 놓고 펑퍼짐하게 자빠져 있는
저 깊은 전라全裸의 파도 결무늬
몇 억 만 번 밟고 떠난 수컷들의 알배기 흔적인가
일장기 밑에서 짓이겨 찢겨져 나간 순결의 피 보인다
대책 없이 보인다 붉은 피, 붉은 몸뚱이, 붉은 알들,
한 순배 두 순배 술잔 밑에 널부러진 저 불룩한 배의 역사
배의 알, 그 알을 먹는다 대책없이 먹는다
증오와 배신의 중간쯤에서 탄생된 붉은 너를 먹는다
누군가 버리고 떠난 너를
네 깊은 바다의 심장 한 쪽을
살찌는 집
이정록
슬픔은 살이 된다
신랑을 잃고 그는 울면서 찬밥을 먹는다. 손님이 적은 날은 버릴 수 없어서, 그렇지 않은 날은 남편 몫으로 퍼놓은 밥을 먹는다. 한번은 자신의 입맛으로, 새참은 남편의 식성으로 눈물 떨군다. 그가 살집에 갇힌 까닭도 그리움이고, 그가 풀려나올 수 있는 방법도 사랑이다. 뚱뚱한 세 딸 모두 엄마의 체질을 투덜거리지만 아버지가 보고플 때마다 그들도 밥을 먹는다. 사람들은 그 집을 살찌는 집이라 부르며 간혹 그의 살집에 갇히면 좋겠다 큰소리친다. 하지만 옛사랑은 너무 뚱뚱해서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살찌는 집에 가면 슬픔도 비벼 먹을 수 있음을 알게 되고 살이 되는 눈물이 든든해진다.
찬밥 가득한 그의 몸은 보온밥통이다.
눈물 젖은 손으로는 플러그를 뺄 수가 없다.
거짓말을 조금 했을 뿐
이채민
거짓은 붉고 아름다운 것들의 속성을 닮았다.
붉은 꽃잎이 그랬고
붉은 입술이 그랬다.
올림픽공원 장미정원, 입술을 포갠 꽃들이 너를 위해, 너뿐이야, 황홀한 몸짓으로 다가온다. 그 몸짓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어젯밤 꽃잎 같은 입술을 포개어 따뜻한 밥 한 그릇 나눠먹는 동안 붉은 혀끝에서 새싹처럼 돋아나는 거짓말. 가시처럼 서로의 몸에 깊숙이 박히는 거짓말은 요크성벽의 핏빛 노을 보다 진하게 꽃을 피웠다. 성벽의 깨진 언저리에서 발이 저려온 것처럼 심장 언저리가 저리고 뜨끔거렸다. 서로 못 본 척, 외면이라는 가면은 순간을 넘기는데 요긴 했지만 성벽 끝은 위태로웠고 가슴 켠켠은 붉은 빛으로 흥건했다.
내 입술이 내 손톱 밑이 유난히 붉은 계절을 지나고 있다.
풍선기風船記
임동윤
어떤 폭풍우에도 머릴 쳐들고
바람을 다스리는 풀이 되어 볼 일이다
팔 다리 가볍게 몸 허리 자유자제로
출렁출렁, 뱃살의 무게로 영안실에 든 자들은
비로소 가벼워지려고 별처럼 몸을 닦는다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미움의 때를
풀꽃 환한 하늘 온전히 오르기 위해서는
잠자리의 투명한 날개를 닮아야
죽어서도 그리운 얼굴들을 만난날 수 있다
가벼워지는 일은 나를 내려다버리는 일
덜 먹고 덜 마시는 일보다 더욱
가벼워지는 일은 모든 것을 내다버리는 일
바람 많은 세상에서
오늘, 내가 견디는 일은
저 달처럼 둥둥 가볍게 사는 일이다
고요의 길
조창환
연꽃 벌어지기 전 이른 아침
연잎에 맺힌 물방울 탱글탱글하다
저 맑고 단단한 적막의 흔적 안에는
고요의 결을 쓰다듬던 별빛의
온유溫柔와 수치羞恥가 스며있다
작은 새의 날갯짓이 스치고 지나간
허공, 파르르 떨리는 연 밭의 혼
어떤 떨림은 잘 쓰다듬으면
이토록 매끄러운 고요가 되는구나
숨 막히도록 은밀한 교감을 나눈
황홀한 눈빛과 속살과 혀의 어둠
고독과 적막 안에 깃든 수주은 울음
해독할 수 없는 지상의 빛을 품고
중력을 따라 미끄러지는 고요의 결에
신비로운 기품이 스며있다
대물림
진명희
아버지를 닮았다는 어른들의 말을 믿었다 딸은 아버지를 닮아야 잘 산다는 어른들의 말을 굳게 믿었다 나는 아버지를 닮아 잘 살 것이라는 말을 주문처럼 기억하며 살았다 ‘병들지 않고 큰 사고 없이 딸 아들 낳고 이 나이까지 살고 있으니 잘 사는 것이지!’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서 엄마의 모습을 본다 얼굴이 동그랗고 어깨살이 두둑하고 허리가 두루뭉술한 엄마, 돌아가신 엄마가 거울 속에서 웃고 있었다 살이 없던 내게 엄마는 가끔 “내 뱃살 조금 붙여줄까” 하시며 농을 하셨다 말씀이 많지 않으신 엄마의 농은 온 식구들을 웃게 했다 생각해보니 난 얼굴뿐만 아니라 살이 못 찌는 것도 아버지를 닮았었다
엄마의 농은 이제 농이 아니다 엄마의 뱃살이 어느 사이 나에게로 슬며시 와 있다 엄마의 따스했던 살들이 내 얼굴에도 등에도 어깨에도 내려앉아 있다 이제는 엄마를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나도 가끔 내 딸에게 농을 한다 “내 뱃살 좀 가져갈래?” 딸은 대답대신 웃음이다 살은 대물림이다.
옷의 유령
― 살[肉]
한성희
문득 옷에서 오래된 흔적이 발견되었을 때
옷에서 살타는 냄새가 난다
햇볕에 갈라진 손등으로
흙에 뜯어 먹힌 발바닥으로
빛나는 한 벌 옷
굴곡과 주름의 사막 한가운데
웅숭깊은 기억을 간직한 유령을 만난다
피눈물을 들여다보거나 뼈아픔이 닿을 수 없게
그것은 색깔도 없고 무늬도 없다
외길로 그곳에 닿기 위해
지금껏 나는 옷을 입지도 벗지도 못하고 흔들린다
피 한 방울이 따뜻해질 때까지 꿈틀거린다
그것은 지상의 주린 배를 채운
슬픈 양식
엄마의 기억이 채워질 때까지
알몸으로 바닥에 눕는다
그게, 어미의 젖처럼 온몸을 적셔준다
살
하형만
아무리 살 떨리는 세상이라지만
살이 살에 기대어 함께 바라보는
소금처럼 빛나는 꿈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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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소금시집을 펴내면서
올해, 다시
소금시집 『살』을 펴낸다.
2013년엔
<소금>을 주제로 한 『소금시집』을,
2014년엔
우리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술>을 주제로,
2015년엔
우리들의 세 치 혀가 빚어내는 <혀>를,
그리고 2016년엔
우리 몸의 필수 요건인 피와 살 중에서
<살>을 주제로 소금시집을 펴낸다.
이러한 우리의 작업은
단일 주제로 한 테마 시집이란 뜻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지만
우리 삶에서 시가 소금의 구실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부디, 이 시집이
독자에게로 가서 사랑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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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4의 글 ◆
봄이 당도한 반지하방에서
살이 기억하는 창에 든 성에가 유리창에
칼금처럼 번져가는 봄날을 지나 온 가슴이
아직 맨발인 채 예리하게 누워있다
- 강영환,「살이 기억하는 풍경」부분
보이지 않는 곳에 뼈를 품고/보이는 것이 살이다//삶과 죽음의 경계//날을 세운/푸른 심줄을 따라/붉은 피, 뜨겁게 흐른다 - 구재기,「살」전문
네 순한 생살을,/생살을 뜯어먹고도 우리는 즐겁다/술을 마시고 나는/애써 말하지 않았지만/오늘밤 나의 천국은/네가 남기고 간 지옥인 것을…… - 복효근,「광어」부분
뼈다귀와 핏줄들이/살을 붙잡고 놓지 못한다//팔이 썩어 툭, 부러지는 어느 날/하늘은 새와 나비를 안심토록 안고 있겠다 - 서범석,「붙어요, 끌어안아요」부분
속 다 버리고 몸 다 버리고 질펀한 그 시장바닥에서/몸져누워 있는 저 지난한 여자의 흰 알몸 알 배통/속 창자 다 드러내 놓고 펑퍼짐하게 자빠져 있는/저 깊은 전라全裸의 파도 결무늬/몇 억 만 번 밟고 떠난 수컷들의 알배기 흔적인가 - 이영춘,「도루묵」부분
나 없이 곧은 삶이 가능하겠냐교/겉치례만 하고 있으면 다냐고/뼈가 살을 조롱했다//살은 말없이 떠났고/뼈는 진전신마비가 되어 누웠다//허물로만 여겼던 살의 부재가/시리도록 그리운 날/직립보행의 어제를 뼈는/오래도록 추억하며 울었다/살은 오지 않았다
- 조승래,「뼈가 눕다」전문
숨 막히도록 은밀한 교감을 나눈/황홀한 눈빛과 속살과 혀의 어둠/고독과 적막 안에 깃든 수주은 울음//해독할 수 없는 지상의 빛을 품고/중력을 따라 미끄러지는 고요의 결에/신비로운 기품이 스며있다 - 조창환,「고요의 결」전문
아무리 살 떨리는 세상이라지만/살이 살에 기대어 함께 바라보는/소금처럼 빛나는 꿈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허형만,「살」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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