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신문 2023년 8월 7일
447 – 신부님! 신부님!
<불교평론>이라는 책자가 있다. 책 내용이 학술지와 일반 잡지 중간 정도인데, 불교학에 비중을 두고 있어 무게감이 있다. 이 책 중간 코너에 수여 페이지 정도 에세이를 담고 있다. 1년에 4번 발행되는 책자인데, 2023년 올해 여름에 발행된 <불교평론>에 의미 깊은 내용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L신부님이 쓰신 ‘내가 만난 반야심경’이라는 내용이다.
“2021년, 코로나가 심각하던 무렵이다. 내[신부님]가 머물고 있는 호스피스 병동에 한 노스님이 들어왔다. 스님은 암으로 투병하며 요양병원에 계셨던 분인데, 임종 시기가 되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 오신 것이다. 환자를 위해 기도하기 위해 병동을 다니는 중에 간호 수녀님이 내게 ‘스님이 들어오셨다’고 귀뜸해 주어 그 병동으로 들어갔다. 스님께서는 의식이 없이 호흡기를 착용하고 누워 계셨다. 죽음을 준비하는 병약한 노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보호자도 없이 생의 마지막을 호흡기에 의지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스님께 내가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학생 때, 반쯤 외웠던 <반야심경>이 기억 났다. 스님께 해드릴 것이라고는 <반야심경>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 ’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지만, 평온한 침묵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가 수행자답게 보였기 때문이다. 며칠 동안 매일 방문해 <반야심경>을 읽어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병동에 들어가니, 스님이 안계셨다. 지난 밤에 돌아가셔서 보호자가 모시고 갔다는 것이다. 조금 더 스님께 <반야심경>을 읽어드려야 했는데, 후회스러웠다. 나는 스님의 법명도 모르고, 어찌해서 이 병동에 오셨는지 모르지만, 스님께서 수행자로서의 모습만이 각인되어 있다. 스님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도반과 함께 했던 추억이요, 스님 마지막에 함께 머물렀다는 점에 소중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1인칭[신부님]으로 원고 내용을 대략 정리한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어쩌다 죽음을 앞둔 스님께서 천주교 호스피스 병동에 가야했는지?, 마지막 호흡기를 끼고 있는 그때에도 왜 보호자 없이 홀로 계셔야 했는지?, 스님이 입적하신 뒤에 모시고 간 그 보호자가 누군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필자는 감성팔이하려고 이 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에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L신부님의 갸륵한 마음이다. 병동에 오신 환자가 스님이라는 점에 신부님께서 ‘환자의 평생 품어온 인생관과 가치관을 존중’하고자 <반야심경>을 읽어주었다는 점이다.
근자에 자기 종교에 빠져 타인의 종교를 무시하는 것을 종종 겪는다. 이는 인간의 심각한 오류이다. 부모가 임종해 장례식장에 가면, 형제들이 자신의 종교 방식대로 장례 치루겠다고 종종 싸움판을 벌인다. 또 고인이 불자인데도 어떤 자식들은 고인을 위해 스님을 모셔다 염불 들려주는 것은 고사하고, 49제조차 지내주지 않는다. 간혹 이런 경우를 겪기 때문에 L신부님의 모습이 진정한 성직자의 표상이라 생각된다. 죽음을 앞둔 스님에게 불교경전을 독송해주셨던 신부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佛法僧 三寶님께 歸依합니다.
거룩하시고 慈悲하신 부처님의 加被와 慈悲光明이 비춰주시길 至極한 마음으로 祈禱드립니다. 感謝합니다.
成佛하십시요.
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
I return to Buddha, Law, and Seung Sambo.
I pray with all my heart that the holy and merciful Buddha's skin and mercy light will be reflected. Thank you.
Holy Father.
Avalokitesvara Bodhisattva ()()()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
감사합니다._()_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