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날까지 '굿나잇'
나이가 30세도 되지 않은 내게 하나님은 많은 걸 경험하게 하셨습니다. 그중 가장 큰 사건은 43세인 남편을 하나님 품으로 보낸 것입니다. 그의 첫 암 발병은 18세 때입니다. 그는 기적처럼 4번의 항암 치료로 완치 판정을 받았고, 꿈 많은 천년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만남으로 2년여쯤 교제하고 있을 때 그의 암이 12년 만에 재발했습니다.
내 부모님은 그의 암 재발 소식을 듣고 기도해 주러 병원에 와셨고, 그날 상견례 아닌 상견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 부모님은 그를 위로할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일까 기도하셨고, 이후 정식으로 만났을 때 그를 사위로 맞아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친 일을 묵상하며 주님께 딸을 바치는 마음으로 믿음의 선택을 하셨습니다.
2017년 9월, 드디어 우리는 믿음의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비전을 따라 신학대학원 입학을 준비했고, 이제 형통할 길이 이어질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연단의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결혼 한 달 만에 암이 전이된 것입니다. 두려움을 이기려 매일 QT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의사로부터 12차 항암 치료를 끝으로 더는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요한복음 9장 3절을 묵상했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우리는 주님께 모든 염려를 맡기며 더욱 소망과 기쁨이 넘쳤습니다. 어떤 결말이 올지라도 '해피엔드'라 여기며 끝가지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하나님 품에 안기기 얼마 전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굿나잇! 저는 이사를 준비 중입니다. '굿나잇'은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만날 사람들에게 보내는 인사말입니다. '굿바이'라고 인사하기에는 너무나 아쉽습니다. 모두에게 '굿나잇!'으로 인사하고 다시 하나님 나라에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저를 만나러 오시려면 아래 안내를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오시는 길..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한복음 14:6). 오시는 방법..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6,17).
"2년의 짧은 결혼 생황이었지만 백년해로한 듯, 더할 나위 없는 최고 사랑을 주고 간 여보. 많이 보고 싶어요. 우리를 지으시고 누구보다 사랑하시는 주님이 우리를 이후에도 지키시고 인도해 가실 것을 믿어요. 어던 아픔이나 슬픔과도 비길 수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안 속에서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심에 이르기까지 충만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에베소서 3:19). 당신 생전의 고백처럼, 내 삶도 하나님의 진주 거울 되어 그분의 의를 비추기를 바랍니다. 여보, 굿나잇!"
-이단비(서울시 강서구 공항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