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서울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에서 '소아당뇨의 날' 선포식이 있었습니다. '소아당뇨'? 혹시 들어보셨나요. 전 이번에 처음 알게된 질병이랍니다. 당뇨라고 하면 불균형한 식습관에서 비롯한 성인병인 줄만 알고 있었죠.
소아당뇨란, 어릴 때부터 고혈당으로 소변에 당이 검출되는 질병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세 이상 소아당뇨환자와 미발견자 등을 포함하면 2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2만여 명 중 3000여 명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무관심과 차별 속에서 이들은 보험 가입, 구직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날 '소아당뇨의 날' 선포식은 이러한 소아당뇨 환자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정부의 대책을 호소하기 위해 준비됐습니다. 물론 소아당뇨 환자 스스로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고자 하는 자리이기도 했죠.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는 1일 '소아당뇨의 날' 선포식에 참여해 "소아당뇨가 완전히 근절되고 완치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사회가 많은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自由魂]
선포식에 참여한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는 "소아 당뇨의 날이 만들어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뜻 깊게 생각한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하여 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크게 확대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아이가 있는 2만여 명이나 되고 그 중 3000명은 생활도 어려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가구의 아이"라며 "이는 개인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라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소아당뇨는 성인당뇨와 여러 면에서 확연히 구분됩니다. 성인당뇨는 보통 근육과 간, 지방 조직, 췌장 기능 이상으로 40대 이후 발병해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고 식이요법과 운동 등으로 관리할 수 있죠. 반면 소아당뇨는 췌장 이상으로 보통 7∼15세에 발병해 평생 인슐린에 의존하게 됩니다. 또한 하루 4∼5차례 혼자서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기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좌절감에 빠져 또래에게서 멀어지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은 차별 역시 많아서 암보험과 상해보험 가입 등 모든 보험가입이 거부되고, 취업 때도 최종면접이나 신체검사 등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김광훈 대표. 그 자신도 소아당뇨 환자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그는 이날 선포식에서 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自由魂]
하지만 정부는 이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인슐린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만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주사기와 혈당체크기, 스트립(혈당체크 시험지), 알코올 솜, 채혈침 등 소모품은 지원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많은 소아당뇨 환자는 인슐린을 주사할 때 맞을 부위를 알코올 솜으로 소독하지 못하고, 1회용 주사기도 막혀서 더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본 뿐 아니라 전국민건강보험을 실시하지 못하는 미국조차 우리와 달리 소아당뇨환자에게 혈당체크기와 소모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어린이날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날이죠. 하지만 소아당뇨 어린이와 그 가족들은 어린이날에도 마냥 기쁘고 즐거울 수만은 없습니다. 정기적인 관리와 치료만 이뤄져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이들 소아당뇨환자와 가족은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아픔을 속으로만 삭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처음 치뤄진 소아당뇨의 날.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치료, 지원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