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에 가로 44㎝ 정도 되는 어항을 구입하고 열대어종인 구피 30여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물관리를 잘 못하여 고기의 절반을 잃었습니다. 비록 미물이기는 하나 그것도 생명인데
주인의 잘못으로 한두 마리씩 죽어나가는 고기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아 그만 접을까 생각도 했지만
아내를 위해 마련한 어항이라 그럴 수도 없어서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관상어를 기르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알아갈수록 그동안 몰랐던 게 너무 많았습니다.
우선 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물의 온도를 조절하고 적정 수질을 유지하기 위하여 염소를
제거한 수돗물에 박테리아를 투입해 주어야 하고 적기에 물을 갈아주는 환수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작업이 간단하지 않았고 먹이 또한 적정양을 적기에 주어야 하는데 그 또한 조절이 쉽지 않았습니다.
얼 대어는 주로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어종으로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온계까지 갖추고 관리를 하며 수시로
관찰하는 것이 일과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요즘은 죽는 고기가 없을 정도로 안정이 되었는데 과욕인지는 모르겠지만
열대어가 낳은 새끼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족관 가게에 가서 새끼를 밴 암컷 다섯 마리를 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시끼를 낳을 조짐이 보이는 두 마리를 별도의 소형 어항에 격리시키고 지켜보았는데
아, 새벽 2시쯤 되었을까 화장실 가는 길에 손전등으로 어항을 비추니 뭔가 꼬물거리는 게 있었습니다.
자세히 봐야 보이는 구피 새끼 3마리가 죽은 듯이 엎드려 있었는데 그것을 시작으로 하루 동안 12마리의
치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구피는 같은 종인 새끼를 먹는 습관이 있는데, 심지어는 자신이 낳은 새끼도 먹기 때문에 새끼는 어미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성어 구피가 접근하면 잽싸게 몸을 숨겨야 하는데 그 동작이
무척 빠릅니다. 쏜살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어항 속에는 새끼가 몸을 숨길 수초나 돌 등을 넣어주어야 하는데
나는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구피 치어를 격리하는 부화통을 미리 준비하였고 세로 태어난 12마리의 치어를
격리한 후 정성을 다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미 구피의 크기는 약 4~6㎝, 새끼는 5㎜ 정도인데 처음에는 잘 보이지도 않던 애기 구피가 며칠 새 3㎜ 정도
더 자란 것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 새끼 구피를 돌보는 일이 즐거움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비록 미물이기는 하나 나는 요즘 그 작디 작은 구피 새끼로부터 생명의 존엄성과 신비를 배우고 있습니다.
5㎜도 될까말까한 미물이 하나의 생명을 얻고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그 생명과
또 다른 생명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의 목숨은 과연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닌 것일까 ,
물론, 비교할 걸 비교해야 되겠지만 오늘 아침 뉴스에서 보험금을 타기 위하여 남편을 죽였다는 사람이 얼굴을
가린 채 끌려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니 구피가 제 새끼를 잡아먹는 모습이 오버랩 되어
끔찍한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수족관 주인이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구피가 배가 고프면 새끼를 잡아먹으니
먹이를 넉넉히 주라는 .......................
첫댓글 나도 오래전에 이와 비슷한 열대어를 길러본적이 있습니다
열대어가 알을 안낳구 새끼를 낳는다는게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 열대어 새끼를 어른 열대어들이 잡아먹읍디다
어항안의 작은 어항에다가 새끼를 모아 놓았는데 거기까지 뛰어 들어가서 새끼를 잡아먹는 열대어도 있습디다
당연히 큰열대어는 큰어항으로 추방을 햇지요
작은 열대어 중 몇마리는 큰 열대어가 될때까지 살아 남았던거 같습니다
화암님 글에 나도 열대어를 키우던게 생각나서 꼬리글을 써봤습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하
구피는 난태생 어류이기 때문에 알이 어미의 뱃속에서 부화하여 새끼로 태어납니다.
새끼가 워낙 작기 때문에 먹이로 착각하고 자기 새끼를 잡아먹지요.
그래서 새끼를 낳으면 즉시 격리하여 길러야 합니다. 까다롭지요 .
예전에, 가정집에서 금붕어, 열대어들 많이 길렀지요..근데 생각보다 손도 많이가고 해서 대부분 오래 못 기르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아는데..
신경 많이 쓰셨네요..새끼까지 여러마리 나았으니..
정서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사진, 음악, 글쓰기..뭐든지 열심히 하는거 참 좋게 보입니다..^^
화려한 관상어의 모습을 보려면 그만큼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관리가 쉽지 않아 신경을 많이 써야 되지요.
기왕 하는 거 열심히 해야지요. 남동이 님 감사합니다.
어항, 관상어 , 생명의 탄생, 인간의 가치 !!
그동안 오래 잊고 지내던 것들을 떠올리게 해주시네요^^
생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화암님의 맘씨가
따스하게 전해지는 수필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셔서 구피들 오래오래 보살펴주소소^^
겨울꽃장수 님 감사합니다.
어미의 뱃속에서 태어난 구피 새끼를 보면 생명의 신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됩니다.
그 작은 생명이 살아남기 위하여 펼치는 몸짓이 놀랍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끼 구피 열심히 기르겠습니다.
키운다는 것은 애정과 경험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식물은 키워도 동물에 관한 것은 키운 경험도 없고
키우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제 작은 손자는 초등 3학년 부터 자신의 어항을 두고
열대어, 거북, 도마뱀 같은 것을 키운답니다.
날로 어항이 커지고 열대어 종류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키우는 재미를 이야기 하곤 하는데,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ㅎ
용돈이 생기면, 새로운 종의 물고기를 사다 넣더군요.
생물학이나 미생물 공부를 하라고 격려를 하지요.ㅎ
어항 곁에만 가면 밥달라고 모여드는 구피들을 보면 절로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런 구피가 새끼까지 낳아주니 고맙지요. ㅎㅎ
TV에서 보면 어류나 파충류 심지어는 뱀이나 악어를 기르는 학생들도 있더군요.
콩꽃님 손자도 나중에 학자가 되어 이름을 떨치게 될지 누가 압니까. 좋은 현상이지요.
보는 것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저는 키울 자신은 없습니다.
꾸준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니 호기심을 떠나
즐거움을 느끼는 경지가 되어야 할 터, 화암님은
이제 즐거움을 한단계 뛰어넘은 보살핌, 애정의
경지에 이르시어 좋은 취미를 추가하신 것에
축하 드리며 건강 하세요.
무엇이든 그저 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보는 건 좋은데 그만큼 신경쓸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즐거운 일이지요. 고기가 노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한스님 감사합니다.
경사 났습니다.
식구가 늘었으니 경사이지요.
손이 많이 가는데 귀찮아 하시지 않네요.
아내분을 위한 정성이 참 귀합니다.
글 곳곳에 사랑이 넘쳐요.
잘 읽었습니다.
불편보다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돌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아내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해서
정성껏 돌보고 있습니다.
배고프면 먹어야지요.
온갖 동물들의 동일한 속성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배고프더라도 가려서 먹기에 인간을 영장물로 보는데
구피의 생태에서 인간성을 다시 깨닫습니다.
역시 미물입니다. 배가 고프니 제 새끼도 먹이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인간은 가려서 먹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으로 보겠지요.
그러나 아무 것이나 줏어먹는 인간도 더러는 있는 걸로 압니다.
정성스럽게 보살피고
관찰 한다는 일상이 뿌듯 하기도 하지요.
손실없이 잘 자라주면 좋겠다 싶습니다.
수시로, 식물을 관찰하고
그들과 속삭이는 저의 일상도
보람을 갖게 합니다.
무언가 소통 되는 기분은
환희를 느끼지요.
생명의 소중함 이세상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정성을 기울어야 잘 크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 정성만큼 즐거움을
되돌려 주는 것이지요. 역시 생명은 소중합니다.
ㅎ 저도 구피를 키워본 경험이 있습니다. 시력이 안좋아 새끼를 알아보지 못하고 대부분 다 잡아먹히고 ‥신경 쓰기 싫어 동생네에게 어항채로 주었습니다. 무엇이든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 알았어요
갓 부화한 새끼가 워낙 작아서 자세히 안 보면 모를 수도 있겠더군요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작업이더군요. 감사합니다.
우리집에도 구피가 있지요
예전에는 키우다 귀찮아서 어항까지
내 보냈는데 이젠 다시 키우기 시작했어요
어느집에서 새끼를 낳으면 잘 길렀다가 우리집으로
보냅니다 그럼 우리는 또 다른 집으로 나눔하는데
한마리도 죽지않고 잘 살아줘서 지금도 풍성하지요.
베란다에는 꽃들이 풍성하고 거실에는 구피가
노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져요..
꽃도 가꾸시고 구피도 기르시고 참 부지런하십니다.
저도 다른 집으로부터 고기의 일부를 분양받았지요.
그렇게 기르는가 봅니다. 요령만 습득하면 죽이지 않고
기를 수 있겠더군요. 잘 기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구피는 원래 열대어지만 나라마다 변종을 만들어
화려한 고기가 많습니다. 화려할수록 가격이 비싸더군요.
고기 식구가 늘어나는 것도 재미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린하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구피를 기르시네요.
틈틈히 쳐다보는 재미가 쏠쏠 하실것 입니다.
어미를 가두어두는 작은 공간 도
있었는데요.
새끼를 낳으면 새끼는 곧바로 어항으로 빠져나올수 있게 작은 구멍이 뚫린 어항속의 어항 이지요.
저도 예전에 한동안 길러본적이
있었습니다.
새끼 막 태어나서 바닥으로 헤엄쳐 내려가는 모습을 보려고 어랑
앞에서 진을 친적도 있었지요 ~.
구피의 특성을 잘 아시네요. 역시 길러본 분이라 다릅니다.
저도 그런 부화통을 준비했는데요, 문제는 출산의 직기를 파악하기 어려워서
가두었다가 도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ㅎㅎ.
물멍이라는 신조어를 보았는데요, 물을 보며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을
그렇게 표현한다는군요. 구피의 노는 모습을 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