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에는 몇가지 다른 뜻이 들어있다. 어느 것이나 사람들은 다 좋아한다.
장날에서 마지막장은 막장이라 하지 않고 파장이라 한다. 아마도 장이 파한다는 의미이리라. 파장이 되면 손님도 거의 떨어지고
물건도 별로 남아 있지 않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헐값에 팔고 헐값에 산다. 그래서 서로가 기분 좋다.
다른 의미의 막장에는 식자재의 이름으로 막장이 있는 데 사전을 찾아보니 '허드레로 먹기 위하여 간단하게 담근 된장, 메주에 볶은 콩가루, 소금, 고춧가루 따위를 넣고 띄워 만든다'라고 돼 있는 데, 내가 아는 막장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쌈장이나 양념장과 같은 성격으로 된장과 고추장을 거의 절반씩 섞어서 잘 으깬 것으로 초장과는 다른 맛이 난다.
상추쌈이나 머구쌈을 싸 먹을 때도 생마늘 한쪽을 된장이나 막장에 쿡 찍어 올린 다음 싸서 먹으면 맛이 그저 그만이다.
또 봄 멸치 날 때 짭조롬하게 찌진 싱싱한 멸치를 야들야들한 조선 상추에 싸서 막장을 한 숟갈 올려 먹어도 좋고, 봄 도다리 세꼬시나 살을 죽 죽 길게 썰은 살 토막을 막장에 쿡 찍어 상추나 깻잎 혹은 한겨울 엄동설한을 겪은 봄동 이파리에 싸서 먹어도 좋다.
나머지 하나가 갱도의 막다른 곳을 말하는 데 이를 빗대서 마지막 장을 뜻하는 말로서 특정한 상황의 마지막장에 다다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인생을 갈 데까지 간 사람 또는 그러한 행위를 꾸며 주는 말로 쓰인다.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드라마 스토리에서 작가들이 막장으로 이끄는 것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 끌기 위함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현실에산 막장까지 가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항상 출구전략을 세워 놓아야 한다. 배수진을 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전쟁은 항상 도망갈 길을 열어 놓고 싸워야 한다. 안되면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막장과 비숫한 말로 막창이란 게 있다. 이것 또한 마지막 창자라는 의미이리라. 즉 소나 양 같이 초식동물로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의 네번째 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초식동물들은 항상 풀을 뜯어 먹어면서도 육식동물의 먹이가 될까봐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고 급히 뜯어 먹는다. 우선 먹어 놓고 소화는 안전 한 곳에 가서 천천히 해도 되기 때문이다. 양, 벌집위,천엽에 이어 맨 마지막 위를 주로 고기를 이를 때 쓰이는 말로 홍창이라고도 하는 데 대구 막창이 유명하다. 값이 싸서 주로 서민들이 소주 안주로 좋아한다. 배 탈 때 일본에 입항하면 호루몽야끼집에 가서 기린 맥주에다 조미노 몇인분 시켜 먹으면 긴 항해의 피로가 봅 눈 녹듯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