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계속됩니다.
노년을 살아가는 지혜Ⅱ
공자께서 말씀하신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가 아닌, 노년들의 일탈 행위가 계속 늘어 ‘71세 이상’
강력범죄 비중이 30.4%나 증가한다니, 이러한 범죄에 빠진
70~80대 노년을 미국에서는 ‘파우스트 세대’, 일본에서는
폭주노인(暴走老人)이라고 한다는데
우리는 무어라 불러야 할는지…, 참으로 딱한 현실입니다.
모름지기 노년에는 모든 것에 참고 또 참아가며 또 아집과
고집은 버려야 하는 것이 진정한 노년의 자세가 아닐는지요,
아울러 애착(愛着), 집착(執着)을 떠올려 봅니다, 애착이나
집착은 곧 무엇을 소유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하고 마침내
어떤 일에도 관여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며 그리고 그 힘을
주위에 과시하려 나서는 추한 노욕(老慾)의 모습을 보이기가
쉽습니다.
우리가 오래 살아가게 되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므로 이제는 '잃어버림'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그것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순수하게
잃어버림을 받아들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도, 명예도, 재물도, 그리고 의욕도,
반드시 자신을 떠나가는 것이며 이것이 노후의 숙명적인
만남입니다.
인간은 살아가며 조금씩, 조금씩 비워가다가 결국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 이 세상을 훌쩍 떠나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애착과 집착은 점차 내려놓기를 하여야 합니다.
돈에 너무 집착하면 탈이 난다고 합니다. 매일 많은 돈 계산
하려면 치매에 걸리지는 않겠지만, 또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쓸 수는 있어 좋겠지만, 그러나 늙어가며 무슨 돈
쓸 일이 그리 많이 있으며…,
한편 재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못쓰게 마련이지요,
99마지기가, 1마지기 뺏어, 100마지기 채우는 것 아시죠?
그러고는 써 보지도 못하고는 병들어 그리곤 가버리데요!
바로 쓸데 없는 노욕(老慾) 때문이지요,
우리는 주위에서 ‘노랑이’, ‘짠돌이’ 소리 들어가며 그리
지독스럽게 재산을 모아 놓고는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병들어 그리곤 쉽게 가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며,
그뿐인가요, 사후 유산 분쟁으로 모 자녀, 형제, 자매간
볼썽사나운 유산 싸움까지 일어나게 한다니,
이게 어찌 평지풍파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가업을 승계시키는 것이 아닌 이상 자식들에게는 살 수 있는
적당한 집 한 칸씩 마련해 주고, 부부가 천수를 다할 때까지
살 수 있는 청소하기 어려운 큰집보다는, 자그마한 집과 또
요긴하게 쓰며 먹고 살 수 있는 돈만 남기고 나머지는 이리
저리 베풀어 가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른
자세이고 도리이고 신선놀음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장자(莊子)는 ‘노욕은 몰락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버릇이
고쳐지는 무서운 병’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고치려면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하는데…,
지족상낙(知足常樂)이라는 글을 소개해 봅니다.
“매사에 만족한 마음을 가지면 늘 즐거운 것이고
事能知足心常樂(사능지족심상락)
사람이 탐욕에 젖지 않으면 스스로 품위가 높아지며,
人到無求品自高(인도무구품자고)
어느 곳에서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
또 명심보감(明心寶鑑) 안분편(安分篇)에 보면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만 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知足者 貧賤亦樂 不知足者 富貴亦憂.
(지족자 빈천역락 부지족자 부귀역우)”
다 훌륭하고 가슴에 와닿는 명구(名句)들 입니다. 즉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보고, 올바르게 생각하며, 바른 견해를 가짐
으로써 욕심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알라는 뜻이 아닐는지요,
이제 노욕은 버리고, 가진 것이 많으면 누구에게든 베푸는데
인색하지 않기를 감히 바라봅니다.
노년에 들어 가장 많이 가진 것이 시간인 이 황금 같은
노년에, 소싯적에 가보지 못했던 멀 리가 아니더라도 경관이
수려한 명소도 찾아 다녀보고, 가까운 외국 여행도 다녀보고
눈은 침침하지만, 그동안 못 읽었던 베스트셀러의 책도 읽어
보고, 그야말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아닐는지요…,
그러자면 우선은 부부가 다 같이 건강이 따라 줘야 하고
필연적으로 경제적인 뒷받침도 있어야 하지만,
그러나 우선은 뭐니 뭐니 해도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이
아닐는지요, 건강이 여의찮아 와병(臥病)하면 돈이 아무리
많아 본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여기에서 잠깐 ‘2007 미국영화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를 소개해 봅니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리스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죽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속어 ‘킥 더 버킷(kick the bucket)’으로부터 만들어진
말이기도 하답니다.
중세 시대에는 교수형을 집행하거나 자살을 할 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bucket)에 올라간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목을 맸는데, 이로부터 ‘킥 더 버킷
(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영화 줄거리는 말기 암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81세와 67세의
두 노년 주인공이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되는데 이 두 남자
는 너무나 다른 서로에게서 너무나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하고 싶던 일을 다
해야겠다는 ‘버킷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두
사람은 병원을 뛰쳐나가 여행길에 오릅니다.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기, 문신하기, 카레이싱과 스카이다이빙,
눈물 날 때까지 웃어 보기, 가장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장엄한 것을 직접 보기(히말라야), 피라미드 오르기 셔비 머스탱
타보기, 춤춰보기, 총 쏘기, 칼 휘두르기, 자동차경주와 스카이
다이빙해보기, 모르는 사람들 도와주기, 화장한 재를 깡통에 담아
경관 좋은 곳에 두기 등 목록을 지워나가기도 하고 더해 가기도
하면서 두 사람은 많은 것을 나누게 됩니다.
인생의 기쁨, 삶의 의미, 웃음, 통찰, 감동, 우정까지….
죽음을 앞두고 쥐꼬리만큼 남겨진 시간일지라도 인생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뜻있게 살려는 자세가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그런 내용의 영화입니다.
내일로 이어집니다.
-2022.12.14.(水) ‘雪峯(金福鉉)-
[引用하며 쓴 글 141023. 修訂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