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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35
씬1. 모텔, 객실 안
(강모,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다. 이때, 성모가 급하게 들어오며..)
성모 : 미주한테 전화 왔어?
강모 : (고개를 저으며) 아니.... 미주 갈만한 덴, 찾아 봤어?
성모 : 친구들 주변까지 다 찾아 봤는데, 도무지 어디 갔는지 없어.
강모 : ... 우리가 잘못했어. 미주가 제일 충격이 컸을 텐데...
성모 : 내 잘못이다... 내가 좀 더 신중하게 처리를 했어야 했어.
(이때, 전화벨소리... 성모, 놀라며 보는데 강모가 얼른 수화기 들고...)
강모 : 여보세요? 미주니? (대답 없자) 너, 미주지? 대답해, 미주야.
미주 : (F) 미안해. 작은 오빠...
강모 : 미주야...!!
성모 : ...!! (다가오고)
씬2. 거리, 공중전화부스
(미주가 전화중이다)
미주 : (수화기 들고) 오빠들, 나 땜에 화 많이 났지?
씬3. 모텔, 객실
강모 : (수화기 들고) 아냐, 미주야. 오빠들 화 안 났어.
성모 : (마음 급하게 수화기 빼앗아들고) 미주야, 지금 어디 있는 거니? 오빠들이 데리러 갈게.
미주 : (F)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줘.
성모 : 그래. 미주야... 그래... 너 많이 무서웠을 거야. 그런 것도 몰라주고... 오빠들이 미안하다. 미안해, 미주야...
씬4. 공중전화부스
미주 : (수화기 들고) 아냐 오빠... 나, 며칠 생각하고.. 씩씩하게 돌아갈게.
성모 : (F)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혼자 어떻게 하려고 그래?
미주 : 며칠만...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성모 : (F) 그래.. 알았어, 미주야. 대신, 매일 전화는 꼭 해야 해야 돼. 알았지 미주야?
미주 : 어, 큰오빠... (끊고)
(미주, 수화기를 놓고 주변을 둘러본다. 어디로 갈까? 생각하는 듯...)
씬5. 모텔, 객실 안
강모 : (탁자를 치고 일어선다) 조민우, 이 개자식..! 가만 안 놔둘 거야.
성모 : 지들끼리 좋아서 사귄 거야.
강모 : 형..!
성모 : 그 문제는.. 미주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잊어주는 게 좋을 거 같다.
강모 : ... (답답하다, 한숨 내쉬는데)
씬6. 어느 테이블
(탁자 위에 편지지들과 편지 봉투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겉봉투에 유경옥, 김상태 변호사, 이치복 등등의 이름들이 보이고...
편지를 쓱쓱 써내려가는 사내의 손... 그 위로..)
태섭 : (E) 친애하는 만보건설 대주주 여러분... 나, 황태섭 회장입니다. 난 지금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취소해 주십시오. 곧 여러분들 앞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서,
제가 직접 주주총회를 발의하겠습니다....
씬7. 몽타주
- 다방 안...
주주 1, 2들이 모여서 편지를 보고 있다.
- 변호사 사무실 안...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읽는 김변호사.. 털썩 자리에 주저앉으며 놀란 표정으로..
- 로열클럽 사장실 안...
심각하게 편지를 읽던 경옥이 생각에 잠긴다. 황태섭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씬8. 태섭 집, 안방
(남숙이 부들부들 떨면서 편지를 보고 있다. 이때, 정식이 들어서며...)
정식 : 엄마..! 회사로 주주들한테 전화 오구, 난리 났어. 임시주총 취소하는 거 맞냐면서...
남숙 : (OL) 호들갑 떨지 마.
정식 : 이제 어떻게 해?
남숙 : 어떡하긴 뭘 어떡해. 예정대로 유언장 발표해야지.
정식 : 편지 쓰실 정도면, 아버지 다 회복하신 거 아냐?
남숙 : 니 아버지 회복 못했어..!
정식 : 엄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남숙 : 그날 나와서 다 밝히면 될 걸, 굳이 이런 협박 편질 왜 써? 걱정 안 해도 돼.
정식 : 편지 보면... 아버지, 다 나아서 오실 생각인가 보던데..
남숙 : .. (편지 들고, 밖으로 나간다)
씬9. 동, 거실
(재수와 복자가 있다. 남숙이 나오면 정식이 따라 나오고...)
남숙 : 나, 냉수 한 사발 줘.
복자 : 예, 사모님.. (주방으로 가고)
남숙 : 지금 김 변호사 만나러 갈 거니까 차 대기해요.
재수 : 예, 사모님...
(남숙, 안방으로 가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재수 : (수화기 들고) 여보세요? (놀라며) 회장님..!
남숙, 정식 : ..!! (놀라서 본다)
재수 : 그러문요, 별 일 없습니다. 회장님, 지금 어디세요?
남숙 : (수화기 확 빼앗는다) 여, 여보세요? (대답 없자) 다, 당신이야..? 여보세요.. 당신이면 말 좀 해 봐..!
- 인써트 (수화기를 놓는 사내의 손)
- 다시, 태섭 집 거실
남숙 : 여보세요? 여보세요..!!
정식 : 아버지야, 엄마? 아버지 맞아?
남숙 : (수화기 놓고, 재수에게) 정말... 회장님 목소리였어요?
재수 : 예... 틀림없구만요.
정식 : (놀라서) 엄마...
남숙 : ... (털썩 소파에 주저앉는다, 놀라서 뭔가를 생각)
씬10. 재활병원, 언어치료실
(태섭이 언어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사, 지시대로 따라 해보는데... 어... 어 소리만 날 뿐... 말을 할 수가 없다.
태섭,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씬11. 재활 치료실
(봉에 묶인 줄이 손목에 감겨 있고... 땀을 뻘뻘 흘리며 줄을 당겨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쓴다.
요양원의 그 간호사와 재활 의사가 독려하고..
태섭, 기를 쓰지만... 일어나지 못하고... 태섭, 실망한 기색이 역력 한 채...)
씬12. 병실
(태섭이 침대에 기대 앉아 있다. 간호사, 수저로 죽을 떠주는데 태섭이 고개를 돌리며 거부한다)
간호사 : 드셔야죠, 회장님. 그래야 일어나실 수 있어요.
(태섭, 고개 돌린 채, 실망스러운 듯.. 간호사, 한숨 내쉬는데 노크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들어선다)
간호사 : 오셨어요?
(태섭이 반가운 기색으로 본다. 죽그릇을 받아든 든 사내가 수저로 태섭에게 먹인다.
태섭, 그제야 받아먹으며 보는데 눈물이 고여 오고..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씬13. 조필연 사무실 안
(성모와 고재춘이 있다)
필연 : 아기는 지웠겠지?
성모 : 제가 병원으로 직접 데려갔습니다.
필연 : 그래서, 지금 미주라는 그 아이는 어디 있어?
성모 : 이사 하는 것까지 보고, 행선지는 모릅니다.
필연 : ...
성모 : 다신 민우 앞에 안 나타날 테니, 걱정 안하셔도 될 겁니다.
필연 : 수고 했다, 성모야. (재춘에게) 민우, 그 놈은 요즘 어때?
재춘 : 오늘도 출근을 안 한 모양입니다.
필연 : 내, 이 놈으 자식을 그냥..!
성모 : 며칠은 그냥 놔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필연 : 그 놈이 지금 그럴 때냐고..! 성모, 니가 민우한테 가서 잘 달래 봐.
성모 : ...
씬14. 레코드사 복도
(민우가 지나와 선화와 이야기 중이다. 민우, 얼굴에 상처가 난 채 많이 초취해 있고..
일각... 숨어서 그런 민우를 보는 성모...)
민우 : 이사 간 데도 어딘지 모릅니까?
지나 : 예, 우리도 지금 미주, 찾는 중이에요.
민우 : ..
선화 : 근데, 두 사람, 어떻게 된 거에요? 혹시, 헤어진 건 아니죠?
민우 : ... (명함을 내준다) 미주 소식 듣는 대로, 저한테 연락 좀 주십시오. (걸어 나간다)
선화 : 맞네.. 헤어진 거 맞아, 언니.
지나 : 얼굴이 몰라보게 많이 상했네?
(민우, 복도를 지나간다. 성모, 민우를 보는데... 찹찹하다)
씬15. 남산 일각 (밤)
(미주가 눈물이 그렁한 채 물끄러미 야경을 보고 있다. 그 위로...)
- 인서트 (회상, 32부 19씬)
민우 : 오분... 아니 일분만... (꼬옥 안은 채 눈을 감는다)
미주 : 나처럼 보잘 거 없는 애 때문에... 민우씨 이런 일 당하는 거...
민우 : 그만해.... (본다) 너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행복해.
미주 : ...
민우 : 영원히 너 안 놔줘... 도망갈 생각 같은 거 꿈도 꾸지 마.
미주 : 민우씨...
민우 : 널 얻기 위해서라면... 나 뭐든 할 거야.
(민우, 미주의 눈에.. 콧등에.. 입에 천천히 키스하는데서...)
- 다시 현실
(미주의 눈에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반지를 빼서 던지려는데 차마 던지지 못하고...
이때, 술에 취한 민우가 술병을 손에 들고 비틀거리며 다가온다.
미주, 놀라서 얼른 몸을 숨기고 민우를 보는데.. 민우, 잠시 야경을 보더니 술을 벌컥벌컥 마신다)
민우 : 미주야..! 이미주..!! 나, 너 없으면 못 살아..! 못 산다구..!! 미주야..! 너 대체 어딨는 거니? (운다)
(그 일각, 미주가 눈물 흘리며 민우를 보고 있다. 던지려던 반지를 꼭 손에 쥐고...)
미주 : (E, 마음의 소리) 저, 다신 민우씨 볼 수 없어요. 나 같은 애... 사랑 해줬는데... 미안해요. 민우씨.. 미안해요......
사...랑... 해요. 민우씨...
(미주, 눈물 흘리며 돌아서서 간다. 민우, 울고 있고...)
씬16. 몽타주 (낮)
- 현장 사무실 안...
현장 감독들과 시덕, 소태, 영출들이 모여 있고.. 작업복 차림의 강모가 공사 조감도를 놓고 한창 뭔가 지시 중이다.
열정적인 강모의 모습... 소장들이 받아 적으며...
소태, 뭘 적나 영출의 노트를 슬쩍 컨닝하면 영출, 안 보여주려고 급히 가리고..
- 공사 현장...
‘한강건설 아파트 건축 예정지’ 대형 표지판... 트럭과 중장비들이 오가며 한창 공사 중이다.
강모가 소장들에게 손짓으로 뭔가를 지시하며 현장을 순시중이다. 영출과 소태, 시덕이 수행해 있고..
이때, 짐칸에 막걸리 통을 몇 개 실은 짐차가 다가와 선다.
클락션 빵빵 울려서 보면 조수석의 경자가 몸을 반쯤 창밖으로 내놓고 과도하게 손을 흔들며 반가워하는데..
소태, 경자를 보자 반가워서..
씬17. 공사현장 일각
(강모와 시덕, 영출, 소태, 소장들과 인부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강모 : 자, 다들 잔을 듭시다.
좌중 : .. (막걸리 잔을 든다)
강모 : (잔을 들고) 전 여러분들이 즐겁게 일하길 바랍니다. 여기가 바로 저와 여러분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니까요.
자, 한강건설의 미래를 위하여..!
좌중 : 위하여..!!
(다들 막걸리를 마신다. 흥겨운 분위기... 경자가 잽싸게 주전자를 들고 강모 옆으로 가서 들러붙으며...)
경자 : 사장님... 한 잔 드세요. (따라준다)
강모 : (받으며) 고마워.
경자 : (얼른 젓가락으로 두부를 집어 들곤) 아...
강모 : (당혹) 돼, 됐어, 내가 먹을게.
소태 : 경자씨, 나줘요. (입 벌리며) 아... 아...
경자 : 우, 씨.. (강모를 노려보며 소태 입에 확 쑤셔 넣어주고)
소태 : (좋아서 먹으며, 주전자 들고 시덕에게) 한 잔 받어. 처남.
시덕 : 그래, 고맙.. (마시려다가, 멱살 잡고) 이 자식이 얼렁뚱땅 내 동생을.. 뭐, 처남?
소태 : 왜, 왜 그래? 내가 언제 처남이라구 했다구..
시덕 : 니가 방금 처남이라구 불렀잖아, 임마.
소태 : 얘가 생사람 잡네? (영출에게) 내가 처남이라구 했어요?
영출 : 어, 내가 분명히 들었어.
(시덕, 소태의 멱살을 쥐고.. 영출, 모른 척 하고... 소란스러운데...
강모, 그런 모습을 보며 웃는데... 기훈이 다가온다. 강모, 기훈을 보더니..)
씬18. 현장 사무실 안
(강모, 기훈과 얘기 중이다. 그 옆에 시덕이 있고... 기훈, 서류를 건넨다)
기훈 : 만보건설, 주식거래 현황이야.
강모 : .. (본다)
시덕 : (옆에서 보며) 끝도 없이 떨어지네?
기훈 : (주식 거래 명세표를 주면서) 이건 니가 준 돈으로 사들인 만보건설 주식이야.
강모 : (받고, 보면) 수고 하셨어요.
기훈 : 근데, 그 많은 주식을 왜 황태섭 회장 명의로 사들이는 거냐?
강모 : ... (미소) 그럴 일이 좀 있어요.
시덕 : ... (뭔지 알겠고)
씬19. 변호사 사무실 안
(조필연과 성모, 재춘이 들어선다. 김 변호사가 맞이하며...)
필연 :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주주총회가 미뤄질 거라니?
김변 : (편지 한 장을 건넨다) 저한테 온 황태섭 회장 편집니다.
필연 : ... (펼쳐들고, 본다)
태섭 : (E) 만약, 조작된 내 유언장을 공개한다면.. 당신은 그 날로 인생 끝나고 말거야. 내 경고,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마시오.
필연 : ... 이 글씨체, 황태섭의 글씨가 맞소?
김변 : 예, 유서에 적힌 글씨와 똑같습니다.
필연 : .. (생각) 그래서? 유언장을 공개 안하시겠단 말씀이오?
김변 : 지금 유언장을 공개한다면, 오히려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필연 : .. (생각) 다 죽어가던 황태섭이 사라지더니 협박 편지라... 뭔가 냄새가 나지 않나?
재춘 : ..?
성모 : ... (생각한다)
씬20. 어느 표구사 안
(붓글씨 액자들이 걸려 있는 인사동 분위기의 작은 표구사다.
노인이 돋보기로 편지의 글씨를 살피고 있다. 그 옆에 놓인 메모지.. 황태섭이 쓴 다른 글씨 정도...
필연과 재춘, 성모가 긴장하며 보고 있고...
노인, 진필과 편지 글씨를 유심히 살피다가 돋보기를 놓고..)
필연 : 어때요?
노인 : 가짜에요. 정교하게 베껴 쓴 모사 글씨죠.
성모, 재춘 : ..! (놀란다)
필연 : (예감 했다는 듯 픽 웃으며) 어떤 놈이 황회장을 돕는진 몰라도 아주 잔머리가 좋아.
성모 : ...
씬21. 병원, 로비
(재수가 공중전화부스에서 전화중이다)
재수 : 어, 여긴 아무 일 없으니까 걱정 마. 주주 총회 미뤄진 건 알지?
씬22. 모텔, 객실 안
(수화기를 들고 있는 남자의 손... 서서히 카메라 올라가면 강모다)
강모 :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아저씨. 저도 곧 그리로 갈게요.
(강모, 전화 끊고 잠시 생각하는데 그 위로...)
씬23. 인서트 (과거 회상)
- 달리는 차 안...
(재수가 운전 중이고... 조수석에 강모, 뒷좌석에 시덕이 있다)
강모 : 정식이 엄마가 무슨 이유로 회장님을 죽이려는 건데요?
재수 : 회장님 유언장을 고칠 거라는 데... 자세한 것 못 들었구만...
- 병실 안 (33부 32씬)
(불안한 표정의 태섭, 간호사, 링겔 호스에 주사기를 꾸욱 눌러서 놓는데..
이때, 노크소리.. 간호사가 돌아보면 강모다)
- 달리는 승합 차 안 (33부, 38씬)
(태섭, 그 사람을 보고 놀란 눈... 덜덜 떨리는 태섭의 손을 잡아주는 사내의 손... 이강모다)
씬24. 병원 복도
(강모와 시덕이 온다. 재수가 병실에서 나오고...)
강모 : 회장님은요?
재수 : 의욕을 완전히 상실 하셨구먼..
강모 : ... (들어가려는데)
재수 : 강모야... 회장님, 니가 돌봐주고 있단 거... 아가씨한테 얘기하면 안 되는겨?
강모 : 이번 일, 정연이 도우려고 하는 일 아니에요. 알리지 마세요, 아저씨. (들어간다)
시덕 : ... (안타깝게 보는데)
씬25. 동, 병실 안
(강모가 들어서는데... 휠체어에 앉아 있는 태섭이 탁자위에 있는 물 컵을 들어 올리려고 애쓰고 있다. 미끄러지는 손...
태섭, 눈물이 고이며... 팔로 물 컵을 쳐버리고 낙담한 듯 고개 떨구는데...
강모, 휠체어를 돌려서 마주본다)
강모 : (주식 거래 명세표를 보여 주며) 받으세요. 제가 사들인 만보건설 주 식이에요.
태섭 : ...? (커지는 눈)
강모 : 조필연이 회장님 재산을 몰래 빼돌리고 있어요. 이건, 그 돈 강탈해서 산거구요.
태섭 : ...!! (크게 놀란다)
강모 : 억울하면 일어나세요. 일어나서... 조필연한테서 만보건설을 지키시라구요.
태섭 : (고개 저으며, E) 강모야... 난 틀렸어. 더 이상 애 쓰지 마라.
강모 : 회장님이 포기해도, 전 포기 못합니다. 절대 조필연한테 만보건설 넘겨 줄 수 없단 말입니다..!!
(강모, 휠체어를 끌고 나간다)
씬26. 재활치료실 (몽타주)
- 강모가 치료사와 함께 땀을 비 오듯 쏟으며 태섭의 물리 치료를 도와주고 있다. 태섭, 고통스러워서 소리 지르고...
- 태섭, 지친 듯이 재활치료를 그만 두려고 한다. 강모, 태섭을 억지로 다시 일으키고...
옆에서 도와주던 시덕이 먼저 지쳐서 나가떨어지는데... 이를 악물며 태섭의 재활치료를 돕는 강모를 안타깝게 보는데...
씬27. 병실 안
(강모의 부축을 받으며 태섭이 침대에 눕는다. 잠시 시선 마주치는 두 사람... 태섭, 외면하는데...
강모, 태섭의 온 몸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강모 : (열심히 주무르며) 아직까진 유언장 공개를 막고 있지만, 얼마 가지 못해요. 저들한테 건재함을 보여주려면..
지금보다 열배, 백배의 땀과 눈물 흘려야 할 겁니다.
태섭 : ... (강모를 물끄러미 보는데)
씬28. 로열 클럽, 사장실 안
(경옥, 태섭이 보낸 편지를 손에 들고 있다. 지배인이 와 있고...)
경옥 : (놀래서) 이 편지 보낸 곳이 강남이라구?
지배인 : 예, 사장님.
경옥 : 강남에 있는 병원 재활 센터 다 뒤져.
지배인 : 알겠습니다. (나가면)
경옥 : .. (편지 본다)
태섭 : (E) 친애하는 유경옥 사장님... 이번 정기 주총은 취소하고자 합니다.
곧 제가 건재한 모습으로 주주들 앞에 설 수 있을 때, 주주총회를 다시 할 예정이니 기다려 주십시오.
(경옥,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생각하는데 노크소리.. 경옥, 네 하면.. 정연이 들어선다)
정연 : 죄송합니다. 제가 좀 늦었죠?
경옥 : 아니에요. (편지를 건넨다) 회장님이 나한테 보낸 편지에요.
정연 : .. (받아서, 보고) 덕분에 주주총회가 미뤄졌어요.
경옥 : 이 편지, 가짜에요.
정연 : ..!! (놀란다) 가짜라구요?
경옥 : 틀림없어요.
정연 :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죠?
경옥 : 나한테 보내는 편지라면 이렇게 안 썼을 거예요.
정연 : 제 아버지 글씨체가 확실해요. 이게 가짜라고 확신하는 이유가 대체 뭔데요?
경옥 : 회장님이라면, 나한테 사장님이란 호칭, 안 썼을 거예요.
정연 : ...? (본다) 그럼 뭐라고 부르시는데요?
경옥 : ... (잠시 당혹) 항상... 마담이라고 부르세요.
정연 : ... (걱정스럽다) 이제 그만, 경찰에 실종신고를 해야겠어요.
경옥 : 그건 잠시 보류해 두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정연 : 하지만...
경옥 : 회장님을 누가 데려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정연씨를 돕는 건 확실하잖아요.
정연 : ...
경옥 : 그 사람이 누군지.. 혹시 집히는 사람 없어요?
정연 :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대체 누가 절 돕는 건지..
씬29. 조필연 사무실 안
(조필연과 성모와 재춘이 앉아있다. 뭔가 곰곰이 생각하는 조필연...)
성모 : 황태섭을 데리고 있는 사람, 그 딸이 아닐까요?
필연 : 꼭 황정연이라고 단정하기엔 뭔가 이상해.
재춘 : 이상하시다니요? 대체 뭐가..?
필연 : 언제든, 황태섭이 나타나기만 하면 유언장 같은 건 무용지물이야.
당장이라도 황정식을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가 있는데 꼭 이렇게 협박 편지까지 써서 막을 필요가 없단 말이야.
성모 : ...
필연 : 우리 계획을 알고 방해 하는 놈은 이강모 뿐인데...
성모 : ...! (본다)
필연 : 설마, 이번에도 이강모, 그 놈이...
성모 : 이강모는, 누구보다도 만보건설이 무너지길 바라는 인물 아닙니까?
필연 : 그게 누구든.. 지금 황태섭이 회복 중인 건 틀림없어.
(재춘에게) 재춘아, 넌, 김변호사에게 가서 예정대로 주주총회 추진시키라고 해.
재춘 : 알겠습니다.
성모 : ... (생각)
씬30. 모텔 안 (밤)
(성모가 혼자 창밖을 보고 있다. 강모가 들어오며 성모를 보고...)
강모 : 형?
성모 : (돌아본다)
강모 : (웃옷을 벗으며)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성모 : ... 황회장이 사라졌다는 소식 들었니?
강모 : 어.
성모 : 누군가가 황태섭을 이용해서 조필연 쪽을 압박하고 있어.
강모 : (본다) 조필연이 그렇게 말해? 누군가가 황회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성모 : 그 누군가가.. 혹시 강모, 너 아니니?
강모 : ... (본다)
성모 : 니가 황태섭을 데리고 있는 거 맞냐고?
강모 : ...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성모 : 돕고 있는 거라면 당장 그만 둬라.
강모 : 그런 거 아냐, 형.
성모 : ... (보는데, 안타까운 표정)
씬31. 안기부, 성모 방
(찬성이 서류 작업 중이다. 고민스러운 얼굴로 성모가 들어와서...)
성모 : 찬성아... 당분간, 니가 강모 좀 지켜봐야겠다.
찬성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성모 : 황정연 때문에 황태섭을 돕고 있는 거 같아.
찬성 : 네?
성모 : 수고 좀 해 줘라.
찬성 : 무슨 말인 줄 알겠어요.
성모 : ... (답답하다, 얼굴을 쓸어내리는데)
씬32. 만보건설, 공사현장 (낮)
(안전띠가 둘러진 발굴 현장... 머리 희끗한 고고학 박사와 젊은 제자들의 발굴이 한창이고...
정연과 주영국과 문성중이 현장에 나와 있고... 박사와 정연이 뭔가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고받는다.
열심히 받아 적는 성중.. 정연의 표정이 진지하다.
일각, 차 안, 강모가 정연을 보고 있고..)
씬33. 도시국, 국장실
(강모가 와 있다. 한명석과 얘기 중이고...)
강모 : 만보건설 공사 재개가 미뤄지는 이유, 분명 조필연 위원이 막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명석 : .. (차 한 모금 마신다)
강모 : 공사, 재개할 방법은 없는 겁니까?
명석 : 의외군요. 이사장이 만보건설과는 사이가 나쁜 걸로 알고 있는데..
강모 : ... 선의의 경쟁을 하려는 것뿐입니다.
명석 : 그래요? (찻잔 내려놓고) 재밌군요... 황정연양은 이 모든 일의 주동자를 이강모 사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던데..
강모 : ...
명석 : ... 내가 그 오해를 풀어줘야 할 것 같군요.
강모 :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명석 : .. (보는데)
씬34. 동 밖, 복도
(강모와 시덕이 국장실에서 나오는데 보고서를 든 정연과 딱 마주친다. 주영국이 있고...
강모, 잠시 정연을 보다가 지나쳐가려는데...)
정연 : 아직 싸움 안 끝났어.
강모 : .. (본다)
정연 : 날 벌써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강모 : ...
시덕 : 아가씨... 강모가 지금...
강모 : (시덕의 어깨를 잡는다)
시덕 : ... (입 다물고)
강모 : 정신 바짝 차려, 황정연...
정연 : 뭐?
강모 : 내가 만보건설 무너뜨리기 전에... 다른 사람한테 뺏기지 말고 잘 지키라고. (간다)
정연 : .. (보는데)
시덕 : (가려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돌아보고) 조필연이 지금 만보건설 먹으려고 공사 중단시키고 있어요.
정연 : ..!! (놀란다)
영국 : ..! (놀라고)
시덕 : 한명석 국장님한테 확인해 보세요. 그럼 모든 걸 확실하게 알게 될 테니... (간다)
정연 : ... (놀라서)
영국 : 저 말이 사실이라면...
정연 : 조민우실장 오늘도 무단결근 인거 맞죠?
영국 : 며칠 째 계속이야.
(정연, 급하게 국장실을 노크 한다. 네, 하는 명석의 대답소리..)
씬35. 민우, 아파트 안
(커튼이 드리워져서 낮인데도 어두움 실내... 사방에 널부러져 있는 술병들.. 시끄러운 팝송음악이 흐르고 있고... 엉망이다.
민우가 한쪽에 기댄 채 양주병을 손에 들고 마시고 있다. 수염이 거뭇한 채 폐인 몰골이다.
이때, 문이 열리며 조필연과 명자가 들어선다)
명자 : 민우야..!!
필연 : .. (보는데)
명자 : (다가가고) 이게 몰골이 뭐야? 너, 안 되겠다. 얼른 집으로 들어가자. (손대려는데)
민우 : (차갑게 손길을 탁, 치며 필연을 본다, 적개심)
명자 : 여보.. 사람 불러서 억지로라도 집으로 데려가야지.. 얘, 이러다가 안 되겠어요.
필연 : 당신은 나가 있어요.
명자 : (혹시나 하는 마음에, 놀라서) 여보?
필연 :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 거니까 걱정 말고 나가요.
명자 : (민우를 보며, 안타깝게) 에이구, 계집 하나 잘못 만나서, 잘난 내 아들이 저게 무슨 꼴이야, 그래... (나간다)
(필연이 커튼을 확 열어젖힌다. 밝은 햇살에 눈이 부신 민우가 찡그리고..
그 역광을 배경으로 조필연이 앉는다. 민우를 노려보는데..)
필연 : 난 니가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니 발로 걸어 나오길 바랬다.
(민우, 무시하듯 양주병을 입으로 가져가는데 필연이 확 쳐서 떨어뜨린다. 민우, 필연을 노려보는데..)
필연 : 그 눈빛은 맘에 드는구나. 증오심은, 목표를 정하는데 훌륭한 동기가 되곤 하지.
민우 : (차갑게 웃는다) 천만에요. 다시는 아버지를 위해서... 내가 목표를 정하는 일, 없을 거예요.
(필연, 옆에 엎어져 있는 손거울을 집어 들더니 민우 얼굴에 갖다 댄다)
필연 : 이 거울을 한 번 봐. 니 모습이 얼마나 한심하고 못났는지.
민우 : 거울은 아버지나 보세요. 얼마나 사악하고 악독하신지..
필연 : (거울 놓고, 차갑게 미소) 세상의 모든 악인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냐? 속이 아주 깊다는 거야.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상에.. 아주 특별한 가치관을 담았을 뿐이다. 나약하고 조잡한 인간들이나 그들을 악인이라고 부르지.
민우 : ... (노려본다)
필연 : 넌, 나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를 잃었다고 생각하겠지? (얼굴 가까이) 대신.. 난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지켰다...
민우 : ..
필연 : 너와 나의 차이가 바로 그거야. 난 지켰고, 넌 잃었다는 거... 아직은 니가 나한테 힘이 안 되니까..
민우 : ... (이를 악물며)
필연 : 나도 더 늙으면 언젠가는 무너질 거야. 이 조필연을 쓰러뜨리는 사람.. 세상에 단 한명, 민우 너였으면 좋겠구나.
민우 : ...
필연 : 날 이기지 못하면.. 평생 니가 원하는 거 얻지 못해. 알겠니, 아들아?
(필연, 싸늘하게 웃으며 민우의 어깨를 툭툭 다독여주고는 밖으로 나간다.
민우, 맥주병을 벽에 던져서 깨버린다. 손에 잡히는 대로 내던지며 미친 듯이 고함을 치다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그 위로...)
미주 : (E) 민우씨..
- 인써트 (28회 41씬)
(미주, 양손으로 민우의 귀를 막아준다. 민우, 미주를 올려다보는데..)
미주 : (손을 잠시 떼고) 귀 막아 줄 테니까.. 눈 감고 가만히 있어 봐요. 그럼, 마음이 한결 편해질 거예요.
(미주, 다시 민우의 얼굴을 감싸듯 귀를 막아준다.)
- 다시 현실...
(씩씩거리던 민우, 눈을 감고 양 손으로 두 귀를 막는다. 민우, 서서히 진정하며... 마치 주문을 외우듯...)
민우 : 미주야, 미주야, 미주야... 미주야... 미주야...... (우는데)
씬36. 아파트 안, 욕실
(민우가 옷을 입은 채로 세찬 샤워 물줄기를 그대로 맞고 서 있다)
민우 : (E) 미안해, 미주야.. 내가 널 지켰어야 했어. 정신 차릴게.. 널 꼭 다시 찾아올 거야.
그땐.. 지금처럼 못난 모습 보이지 않을게, 미주야. 미안해... 미안해 미주야...
씬37. 몽타주 (낮, 어촌마을)
- 마을 어귀...
경운기 한 대가 다가온다. 그 뒤에 미주가 타고 있고..
적당한데서 내리는 미주.. 경운기를 몰던 할아버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주소가 적힌 메모지를 보여주며 뭔가를 묻는다.
할아버지가 어딘가 가리키고.. 미주,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는 멀리 보는데..
- 해변가, 길..
미주가 걸어간다. 잠시 바다를 보며 웃어 보이고.. 그러나 이내 쓸쓸해지는 모습으로.,. 다시 걷는데..
씬38. 어느 집, 거실 안
(소박한 전원주택 분위기의 집 거실... 휠체어에 앉아서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여인, 홍기표의 부인인 정자다.
이때, 식모 아줌마가 들어서고..)
식모 : 손님 오셨는데요?
정자 : .. (돌아보고 놀라서) 미주야?
미주 : .. (다가온다, 배시시 웃으며) 사모님..
정자 : 니가 여긴 어떻게..?
미주 : 저번에 저한테 편지 쓰셨잖아요. 제주도에서 이쪽으로 이사하신다구..
정자 : (손을 잡고) 잘 왔어, 미주야.. 그렇잖아도, 니가 보고 싶었는데..
미주 : 우리 사모님, 그래두 건강하셔서 다행이네?
정자 : 밥은? 뭐 좀 먹었어?
미주 : 배고파 죽겠어요. 밥 주세요.
씬39. 동, 식탁
(미주가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다. 정자가 그 옆에 앉아서 미주를 물끄러미 보고 있고...)
정자 : 미주 너, 무슨 일 있지?
미주 : 왜요? 제가 그래 보여요?
정자 : 예전에도, 너 무슨 일 있으면 뭐든 막 먹었잖아.
미주 : .. (씁쓸하게) 저 아무 일도 없어요.
정자 : 그 남잔 어떻게 됐어?
미주 : 네?
정자 : 나한테 보낸 편지에, 너, 사랑하는 사람 생겼다고 그랬잖아. 곧 결혼 할지도 모른다고..
(미주, 숟가락을 놓더니 금방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정자, 그런 미주를 보다가, 팔을 벌린다)
정자 : 이리 와, 미주야... 어서...
(미주, 정자의 품에 안기더니 울음이 터지기 시작한다. 정자, 미주를 어루만지며 다독여준다)
정자 : (눈물고이고) 그래.. 알아.. 말 안해두 다 알아... 힘든 일 많았겠지... 상처두 많고.. 많이 아팠을 거야..
미주 : ... 사모님..! (소리 내서 우는데)
정자 : 그래, 실컷 울어... 더 울어 미주야.. (함께 운다)
씬40. 요정집 전경 (밤)
씬41. 동, 복도 / 방안
(정연이 잔뜩 굳어진 얼굴로 기생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선다)
기생 : 손님 오셨습니다.
(정연, 그냥 문을 확 열어버린다. 방 안에 조필연이 혼자 앉아 있고...)
필연 : 어서 와요, 정연양. 좀 늦었군.
정연 : ... (다가가 앉는다)
필연 : 한잔해요.
정연 : .. (본다)
필연 : .. (정연 앞에 놓인 잔에 술을 따라주며)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주전자 놓고, 본다) 곧 공사,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정연 : (기가 막힌다는 듯 웃고)
필연 : 황회장과 난 영원한 동진데... 내가 언제까지 두고만 볼 수...
(정연, 술잔을 들어서 필연의 얼굴에 확 뿌린다. 필연, 표정 차가워지며 보는데)
정연 : 이런 말로, 내 아버질 평생 속여 왔던 거군요.
필연 : ... (웃는다. 손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정연 : 처음부터 당신이 노리던 거, 만보건설이었어. 정략결혼이다 뭐다, 할 때부터..!
필연 : 정연양이 뭔가 오핼 한 거 같은데...
정연 : 거짓말 할 생각 말아요..! 이미 한명석 국장님한테...
필연 : 만보건설, 원래 내 꺼였어.
정연 : ..? 뭐라구요?
필연 : (술을 따르며) 아주 오래전 일이야. 황회장이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이강모 아버지를 죽이고 금괴를 강탈했어.
정연 : ...!! (놀란다)
필연 : (술 마시고) 근데, 말이지... (본다, 눈빛) 그 금괴 원래 내꺼였거든...
정연 : ... (놀란 채)
필연 : 난, 어차피 그 금괴, 당장 쓸 때도 없고 해서... 만보건설을 살려줬어. 그때, 니 아버지가 나한테 맹세를 했지.
개가 되서... 나한테 충성 하겠다고... 나한테 모든 걸 다 바치겠다고...
정연 : ...
필연 : 이제 알겠나? 만보건설, 원래 주인한테 돌려주는 거니까.. 억울해 할 필요 없어.
정연 : (차갑게 미소 보이며) 억울하지 않아요. 만보건설, 절대 당신들 부자한테 안 뺏길 거니까...
필연 : (비웃듯) 과연 지켜낼 수 있을까?
정연 : 우리 아버지 아직 안돌아 가셨어.
필연 : ...! (본다)
정연 : 기대하세요. 아버지가 곧 진실을 밝히실 거니까...
(정연, 일어나서 나간다... 필연, 그런 정연을 보는데...)
씬42. 태섭 집 앞 (그 밤)
(주영국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정연이 옆자리에 앉아있고)
정연 : 당장, 조민우 사표 받으세요.
영국 : 알겠네.
정연 : (한숨) 어떻게 해서든, 아파트 공사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영국 : ... 차라리 아파트 공사 포기하는 게 어떻겠니?
정연 : 이미 그러기엔 늦었어요. (차에서 내린다)
영국 : .. (무거운 표정으로) 회장님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씬43. 태섭 집 거실
(남숙과 정식이 있고...)
정식 : (편지를 보면서) 정말 이편지가 가짜란 말이야? 근데 누가 이런 가짜 편지를...
남숙 : 누구긴 누구야. 정연이 기지배가 잔꾀 굴리는 거지...
(이때, 정연이 들어온다. 이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남숙 : 주주총회 예정대로 열리는 거 알지?
정연 : (본다) 그래서요?
남숙 : 이번 주총 때까지 아파트 공사 재개 못하면, 니가 가지고 있는 지분, 다 회사에 토해놔야 돼.
(정연, 노려보다가, 이층으로 올라간다)
남숙 : (휴, 숨 내쉬고) 이제야 좀 일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네.
정식 : 나, 회장되면, 우리 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해줄 거야.
남숙 : 어이구, 내 새끼.. 말말 들어두 눈물 나네.. 내가 서방 복은 없어두, 자식 복으로 산다..
어이구, 귀여운 내 강아지.. (안아주면)
정식 : 엄마...
씬44. 정연 방
(정연이 풀썩 주저 않는다. 눈물이 고여서...)
정연 : (E) 아버지...!! 아빠... 대체 지금 어디 계시는 거예요?
씬45. 병실 앞 복도 / 병실 안
(낯선 흥신소 직원쯤의 사내가 황태섭의 사진을 손에 들고 있다.
조심스럽게 병실 문을 여는데.. 태섭이 침대에 누워 있는게 보이고...
사내, 사진과 얼굴을 대조해 보고는 문을 닫고 빠른 걸음으로 간다)
씬46. 로열클럽, 사장실 안
(경옥이 초조한 듯 서성거리고 있다. 지배인 급히 들어 와서...)
지배인 : 황태섭 회장 찾았습니다.
경옥 : ..!! 차 준비 시켜.
지배인 : 네. (나간다)
경옥 : ... (놀라서)
씬47. 재활치료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태섭, 봉에 묶인 줄이 손목에 감겨 있고... 기를 쓰고 일어나 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고...)
강모 : 일어나세요.
태섭 : ...
강모 : 얼른 일어나라구요..!
태섭 : ... (눈을 감아 버린다)
강모 : 내가 만보건설을 두고 싸우고 싶은 사람, 조필연이 아니라 회장님입니다.
정정당당하게 겨뤄서 만보건설을 이길 기횔 달란 말이에요...!
태섭 : ...
강모 : 정말, 이대로 주저앉아서... 그 기회마저 빼앗는 겁니까?
(눈물 고이며) 내 아버지뿐만 아니라.. 정연이까지 빼앗아 갔으면.. 그 기횐 주셔야 했습니다.
태섭 : ... (눈물 고인다)
강모 : (보다가) 포기하세요... 포기 하시라구요. 다신 회장님 뵙는 일 없을 겁니다.
(강모, 차갑게 돌아서려는데... 태섭이 소리를 내며 마지막 안간힘을 쓴다.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강모, 놀라서 그 모습을 보는데.. 태섭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
강모 : (눈물 고이는데 참으며) 이제 시작이에요. 겨우 일어난 거 가지고 좋아 할 거 없어요.
태섭 : ...
(강모, 돌아서는데 성모와 찬성이 와 있다. 강모, 놀라는 표정에서..)
씬48. 병원 밖 일각
(성모와 강모가 앉아 있다)
성모 : 너 아직도 황정연을 못 잊은 거냐? 그래서 황태섭을 돕고 있는 거야?
강모 : 정연이나 황회장을 돕고 싶은 게 아니라... 조필연한테 절대 만보건설 뺏기고 싶지 않은 거뿐이야.
성모 : 황태섭.. 조필연 보다 더 용서 할 수 없는 자야. 친구인 아버질 배신하고 죽였어.
강모 : ...
성모 : 이번이 황태섭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야. 강모, 니가 하지 않아도 돼. 이 형이 알아서...
강모 : 그만둬. 형.
성모 : 강모야...!!
강모 : 우리 점점, 조필연 같은 괴물이 되어간다는 생각 안 들어?
성모 : 뭐?
강모 : 누군가한텐... 벌써 조필연처럼 괴물 같은 존재야.
성모 : 황정연을 말하는 거구나...
강모 : ..
성모 : (한숨) 강모야...
강모 : 정연이, 날 위해서 모든 걸 다 내 던졌어. 가족도, 야망도 다 버리고 나만 바라보고 지옥까지 쫓아오려고 했어.
성모 : ...
강모 : 그랬던 애가, 나한테 복수하겠다고 괴물이 되어가고 있어. 그렇게 만든 사람.. 바로 나야...
성모 : ... 강모야.
강모 : 만보건설 내 손으로 무너뜨려야 한다는 거 알고 있어. 근데, 형... 나... 나... (목이 멘다)
성모 : (맘 알겠다. 따뜻하게 안아주며) 더 이상 말 안 해도 돼.
강모 : (눈물 맺힌다)
성모 : 우선, 조필연이 만보건설 삼키려는 거.. 그거부터 막자.
그리고 더 이상 넌, 복수 따윈 생각하지 마. 그냥 넌 한강건설 키우는 것만 생각하면 돼. 그래도 돼. 강모야...
강모 : ... (가슴 아픈데)
(성모, 강모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한숨...)
씬49. 병실 안
(태섭이 침대에 기대앉아서 볼펜을 손에 쥐고 종이에 뭔가를 써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생각대로 써지지가 않고...
이때,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며 경옥이 들어선다. 태섭을 보는 경옥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 오고..
볼펜을 놓치는 태섭... 주우려다가 경옥을 보더니 놀란다. 경옥, 다가와서 태섭을 보다가... 끌어안는다)
경옥 : (눈물 흘리며) 고마워요... 이렇게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태섭 : ... (눈물이 고인다)
씬50. 병실 문 앞
(강모가 걸어온다. 병실 문을 여는데)
씬51. 동, 병실 안
(강모, 문 열고 들어오려는데 경옥을 본다. 태섭의 손을 꼭 잡아주는 경옥...)
경옥 : 당신... 이제 아무걱정 말아요.
태섭 : ... (보는데)
경옥 : (얼굴 만지며) 내 딸 정연이 위해서라도 나, 당신 꼭 회복시킬 거야.
강모 : ...!! (놀란다)
경옥 : 근데, 당신 돌봐주는 사람이 누구에요? 혹시 글씨 쓸 수 있어요?
(이때, 태섭이 강모를 보고는 놀라고.. 경옥, 돌아보고는 강모를 보고 크게 놀란다.
강모, 무표정으로 경옥을 보는데...)
씬52. 병원 일각
(경옥과 강모가 마주보고 있다)
경옥 : 회장님 모시고 있던 사람이 이사장, 당신이에요?
강모 : ..
경옥 : 무슨 이유죠? 무슨 속셈으로 회장님을 모시고 있느냔 말이에요..!
강모 : 재활 치료 경과가 생각보다 좋습니다.
경옥 : ..! (본다)
강모 : 제 계획대로라면... 황정연이 만보건설을 지킬 수도 있을 거예요.
경옥 : (부드러워진 어조) 정연양은... 회장님, 쓰러진 거 이강모 사장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강모 :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습니다.
경옥 : 두 사람, 서로 사랑했던 걸로 아는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요?
강모 : 그럼 저도 하나 여쭤보죠. 정연이가 그렇게 애타게 찾았었는데.. 어째서 친엄마임을 밝히지 않는 겁니까?
경옥 : ..!! (놀란다)
강모 : 유사장님과 이유는 다르지만.. 저 또한 피치 못할 이유가 있다는 것만 알아주십시오.
경옥 : 내가 엄마라는 그 사실... 절대 정연이가 알아선 안돼요.
강모 : 제가 회장님을 도왔다는 거... 사장님께서 비밀로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면요.
경옥 : ... (보는데)
(이때, 시덕과 재수가 급하게 달려온다)
시덕 : 강모야... (하는데.. 경옥 보고, 놀라서)
강모 : 괜찮아. 말해.
시덕 : 큰일 났어. 강모야... 예정대로 주주총회 열린데.
강모 : 뭐?
재수 : 회장님 편지 가짠 거 들통 났구먼...
경옥 : 아직 의사소통을 못하시는데... 큰일이네요.
강모 : ...
경옥 : 이렇게 되면... 정연이가 회장님 모시고 주주총회에 들어가야 해요.
강모 : (본다) 정연이한테 연락 하세요.
씬53. 기획이사실
(정연이 창문 밖을 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중인데 전화벨이 울린다)
정연 : (수화기 들고) 네.
경옥 : (F) 회장님 찾았어요.
정연 : ..!! (크게 놀라서) 거기 어딘데요?
씬54. 동, 병실 안
(태섭이 휠체어에 앉아 있다. 어깨를 주무르고 있는 강모...)
강모 : 곧 정연이, 올 거예요. 제가 회장님 도와 드린 건 비밀로 해주세요.
태섭 : ...
강모 : 만보건설 꼭 지켜 내세요. (돌아서 나가려는데)
태섭 : .. (어, 어. 소리 낸다)
(강모, 돌아보면 태섭이 손가락으로 메모지와 볼펜이 있는 탁자 위를 가리킨다.
강모, 볼펜을 태섭의 손에 쥐어주고는 메모지를 받치며 대주는데...
태섭, 덜덜 떨리는 손으로 뭔가를 쓰려고 한다. ‘양’짜만 겨우 쓰고는 더 써지지 않고.. 태섭, 안간힘을 쓰면서 눈물이 고이는데...)
강모 : (손을 잡는다) 무리하지 마세요. 이정도 의지면... 금방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거예요.
태섭 : (E) 강모야, 니 아버지 무덤이 양수리에 있어.
강모 : 회장님 회복 되시면... 저, 무섭게 몰아 부칠 겁니다. 만보건설 업계 일위자리 내놓으셔야 될 거예요.
태섭 : (E) 강모, 이놈아... (목소리를 내려고 안간힘) 아.. 아... (소리를 내며)
강모 : 정연이 올 시간 다 됐어요. 가볼게요.
(강모, 나간다... 태섭, 안타깝게...)
씬55. 동, 복도
(경옥과 함께 급히 다가오는 정연과 영국... 정연들이 지나가면 강모가 나타나서 보는데...)
씬56. 동, 병실
(경옥과 함께 들어서는 정연과 주영국.. 태섭이 앉아서..)
정연 : 아버지..!
영국 : 회장님..!!
태섭 : .. (본다, 눈물 고이고)
정연 : (눈물 고인 채) 아버지.. (믿기지 않는 듯이 얼굴 만지며) 이렇게 앉으실 수도 있는 거예요? 꿈 아니죠? 그렇죠, 아버지...!!
(정연, 태섭을 안고 좋아서 눈물을 흘리고...
태섭, 정연을 안고 눈물 흘리며 경옥을 보는데.. 이를 보는 경옥의 눈가가 젖어 있다. 경옥, 고개 돌리는데...
문 사이로... 그들을 지켜보던 강모와 눈이 마주친다. 강모, 돌아서고... 경옥, 그런 강모 보는데서..)
씬57. 동, 복도
(경옥과 정연이 걸어 나오고)
정연 : 지금까지 아버지 돌봐 주신 분, 정말 모르세요?
경옥 : 네.
정연 : 근데, 왜 저 말고 유사장님한테 연락을 했을까요?
경옥 : 글쎄요... (멈추고 본다) 근데 회장님 계속 여기 계시게 할 건가요?
정연 : 퇴원 하셔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요. 새 어머니하고 마주치게 하고 싶지도 않고...
경옥 : 나한테 빈 아파트가 한 채 있어요. 내가 회장님 모실게요. 그곳에서 물리치료 편하게 받도록 하세요.
정연 : ..! 정말, 그래 주실 수 있으세요?
경옥 : 주주총회 때까지, 정연양, 많이 바쁠 거예요. 회장님 나한테 맡기고, 회사 일에 매진해요.
정연 : 염치없지만 부탁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사장님.
경옥 : .. (웃음보이며)
씬58. 태섭집 전경 (다른 날, 아침)
씬59. 동, 거실
(말쑥한 양복 차림의 정식과 남숙이 이층에서 내려온다. 복자와 재수가 있고.. 남숙, 정식의 어깨를 털어주며...)
남숙 : 염씨 뭐해요? 회장님 나가시는데 차 준비 안 해요?
재수 : 회, 회장님요?
남숙 : 오늘부로 정식이가 만보건설 회장되는 거 몰라요?
재수 : 예. 알겄구만이라... (후다닥, 나가고)
남숙 : 정연이는?
복자 : 아침 일찍 나갔구먼유.
남숙 : 주주 총회 날 되니까 발등에 불 떨어졌네? (픽 웃으며) 미장원 예약 좀 해 놔. 세탁소 가서 옷도 좀 찾아오고.
(안으로 들어간다)
복자 : 어휴, 여우가 물어갈 여편네 같으니라루.
씬60. 경옥 아파트 거실
(양복 차림으로 휠체어에 앉아 있는 태섭... 경옥이 넥타이를 매주고 있다.
태섭, 그런 경옥을 물끄러미 보는데.. 경옥, 그 손을 꼭 잡으며)
경옥 : 당신 잘해 낼 수 있을 거예요... 난 당신 믿어요.
태섭 : ...
(이때, 초인종 소리.. 경옥이 문을 열어주면 정연이 들어서고..)
경옥 : 어서 와요. 회장님 어때요?
정연 : 아주 멋지세요. 근데.. 말문은 트이셨어요?
경옥 : .. (태섭을 본다)
태섭 : .. (보는데)
씬61. 만보건설 전경 (낮)
씬62. 회의실 앞
(주주들이 한명씩, 회의실로 들어가고... 경옥이 다가온다. 남숙과 정식이 와 마주치는데... 정식, 인사하고...
남숙과 경옥, 눈 마주치더니 서로 외면하고 들어간다. 정식, 들어가려는데 강모가 다가온다)
정식 : 야, 이강모.. 니가 여긴 웬일이냐?
강모 : 만보건설 주식 좀 샀거든... 오늘 새 회장이 취임한다면서?
정식 : 왜? 축하해 주려고?
강모 : (씩 웃으며) 아니. 만보건설 내가 무너뜨릴 건데... 새로운 회장이 누가 되는진 봐야지.
정식 : 뭐?
강모 : (어깨를 툭 치곤 간다)
정식 : (노려보며) 이강모... 내가 회장 취임하는 대로... 너부터 손 볼 거다.
씬63. 동, 회의실 안
(단상 앞쪽에 김변호사, 정식과 남숙이 나와서 앉아있다. 주주들이 모여 있고... 그 속에 경옥과 주영국이 있다.
여유 만만한 남숙과 정식의 모습... 사회자석에 성중이 있고...)
정식 : 엄마.. 정연이가 안 오는데?
남숙 : (둘러보며) 아예 도망이라두 갔나?
성중 : 지금부터 만보건설 정기 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미 공지해 드린 바와 같이, 오늘 이 자리에서 황태섭 회장님의 유언장이 공개가 될 겁니다.
주주 1 : 황회장이 우리 주주한테 편지를 보낼 정도로 건재하신데.. 유언장을 왜 공개하는 겁니까?
김변 : (일어서서) 그 편지는 전문가에 의뢰를 해본 결과 가짜로 판명 났습니다.
(좌중, 술렁인다. 강모, 무표정으로.. 남숙과 정식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남숙 : (서류 한 장을 꺼내 보인다) 이건, 법원에서 인정한 황태섭 회장님의 금치산자 판정서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자리에서 공석인 만보건설 회장을 임명해야 합니다.
좌중 : ... (술렁이며)
남숙 : .. (성중에게 신호 보내면)
성중 : 김변호사님? 유언장을 공개하시죠.
(김변호사, 유언장을 꺼내 들고 단상으로 나온다. 남숙과 정식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강모, 그들을 보는데...)
김변 : 발표하겠습니다. (읽는다) 나 황태섭 소유의 모든 주식은 아들 황정식에게 물려준다.
또한 주식을 제외한 모든 동산과 부동산은 아내인 오남숙이 갖는다.
이에,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진 내 아들 황정식이 만보건설의 새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이상입니다.
(좌중, 의외의 결과에 잠시 조용하다가 박수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정식, 일어서서 주주들에게 인사를 하는데...
강모, 정식을 노려보고...)
성중 : 그럼, 지금부터 새롭게 취임하신 황정식 회장님의 취임사를 듣겠습니다.
주주 1 : 아무리 회장님 유언이라고 해도, 만보건설 후계자는 원래 황정연이사가 아닙니까?
정식 : ...
남숙 : 지금 황정식 회장님께서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는 주식은 박기동 선생님 지분 오 프로를 포함해서... 오십 오프롭니다.
다시 표 대결을 한다고 그 결과 달라지지 않습니다.
좌중 : ... (뭐라 할 말이 없고)
경옥 : .. (보는데)
성중 : 새 회장님께선 앞으로 나오십시오.
정식 : (앞으로 나와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들고) 흠... 만보건설 회장 황정식입니다.
절 지지해 주신 주주 분들의 믿음에 부흥하고자 우리 만보건설을 대한민국 건설업계 일위가 아닌...
전 세계 건설 업계 일위로 만들고자 하는 깊은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정연이 황태섭이 앉아 있는 휠체어를 끌고 들어선다.
양복 차림으로 휠체어에 앉아서 들어서는 황태섭... 주주들이 놀라며 술렁이는데..
기절 할 듯이 놀라는 남숙과 정식, 김변호사..! 그들을 노려보는 태섭의 눈빛...
정연이 목발을 건네준다. 태섭, 목발을 집더니 부르르 떨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좌중 동요 하는데...
태섭, 단상에 올라가서 남숙 옆 자리에 앉는다)
남숙 : 당신... 끝까지 나한테 이럴 거예요?
태섭 : ... (손이 힘없이 떨리는)
남숙 : (이상한 듯, 본다) 여보...?
태섭 : ... (보는데)
남숙 : (회심의 미소 지으며) 왜 대답이 없어요? 말 못해요?
태섭 : ...
정연 : (앞으로 나서서) 다들 보셨듯이 회장님 건재 하십니다.
좌중 : ..
정연 : 고문변호사님한테 묻겠습니다. 회장님께선 오늘 공개한 유언장이 왜 자신이 작성 한 것과 다른지
그 이유를 궁금해 하시는데요?
주주들 : (술렁이고)
김변 : ... (놀라서 말을 못하고 남숙을 보는데)
정연 : 유언장, 오남숙여사와 고문변호사께서 짜고 고치신 거 아닙니까?
남숙 : (소리) 황정연이사, 헛소리 그만해요. 그런 질문이라면 황태섭 회장님이 직접 물어보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다들 태섭을 본다. 태섭, 당혹해 하는데.. 정연, 긴장하며.. 강모와 경옥이 초조하게 보는데...)
남숙 : (태섭에게) 말씀 해보세요. 정말.. 저하고 고문 변호사가 유언장 고쳤다고 생각하세요?
태섭 :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데)
경옥 : ... (차마 못 보겠고)
남숙 : (좌주에게) 보세요. 아무 말씀도 못하시잖아요.
태섭 : ...
남숙 : 황정연이사, 아무리 만보건설 회장 자리가 탐난다고 해도, 몸도 성치 못한 회장님을 이용해서 나와 고문변호사를 모함해요?
여기 계시는 주주분들한테 창피하지도 않아요?
정식 : 황정연 이사는 당장, 이번 아파트 공사 실패의 책임부터 지는게...
태섭 : (O.L) 조... 조... 작 했... 어.
좌중 : ..!! (놀라며 본다)
정연 : 아버지?
태섭 : 니... 들이.. 내 유언장을... 조작... 했다구.
(사람들 술렁이고... 남숙과 정식이 기절할 듯이 놀라는데..)
태섭 : (울분에 차서) 나.. 아직 안 죽었어.. 이 황태섭이.. 머, 멀쩡하다구..!
(털썩 주저앉는 김변호사...
정연의 얼굴이 환해지며 눈물 고인 채, 아버지.. 부르는데...
그 모습을 보던 강모가 조용히 회의장을 빠져나간다. 강모의 눈빛에서 엔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