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측 관리들은 2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남부의 촌가르 다리가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파손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포격으로 구멍이 난 다리 모습. TASS 연합뉴스© 제공: 한겨레 러시아를 상대로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남부 헤르손주를 잇는 다리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에서 임명한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주 지사는 22일(현지시각) 텔레그램을 통해 헤르손주와 크림반도를 잇는 촌가르 지역 다리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일부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아스팔트로 된 다리 일부가 파괴돼 구멍이 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살도 주지사는 이 공격에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틀 전인 20일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영국산 스톰 섀도나 미국산 ‘하이마스’(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HIMARS)로 공격할 계획 세우고 있다면서, 실제 공격이 이뤄지면 보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는 2014년 3월,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주를 합병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 대변인은 이 공격이 자신들이 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지는 않은 채 “우리는 적의 계획과 대항 능력을 파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번 공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인 21일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잠잠해졌다고 말한 직후에 일어났다. 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리는 우크라이나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얼마 되지 않은 교량 가운데 만큼 러시아군이 전투를 위한 물자를 나르는 데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크림반도는 폭이 9㎞인 지협과 촌가르 다리 등 여러 개의 다리를 통해 우크라이나 본토와 연결돼 있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공격을 위한 군수기지로 활용해 왔기 때문에 이 다리가 수리될 때까지 전쟁 수행을 위해 필요한 보급로를 쓸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0월엔 크림반도와 러시아 남부 크라노야르스키주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 다리) 일부가 테러 공격으로 인해 무너진 바 있다.
헤르손 지역을 관리하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인 유리 소볼레프스키는 이번 공습이 “(러시아) 점령군의 군사 병참에 타격을 입혔다”라며서 “헤르손 지역에서 그들(러시아군)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곳은 없다”라고 말했다고
통신이 보도했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