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248
[살아내야 한다는 것]
이 글을 쓰는 오늘(11월28일) 전국에 폭설 소식으로 티브이를 채운다. 이곳 조치원도 제법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는데, 나는 다시 감천문화마을로 내 마음이 끌려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렇게 눈이 오면 그 마을 아이들은 눈싸움을 했을까? 눈사람이라도 만들었을까? 아마 산복
도로(이 말은 내 글을 보신 어느 분께서 ‘부산에는 산복도로와 오복도로가 천지삐까리’라고 해
주었다)에서는 가능했겠지만, 마을 안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니 자치기나 비석치기, 구
슬치기 등도 못했을 것이고, 그저 골목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홀짝이거나, 딱지치기 같은
놀이는 가능했을 테지만 그것도 너덧 명이 둘러앉을 수는 없는. 그저 마주보고 앉는 정도의 공
간에서 놀이를 했을 것이다.
아! ‘천지삐까리’라고 알려주신 분의 고향이 부산이라 하셨는데, ‘산복도로란 산 중턱 허리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도로를 의미하고 오복도로란 버스가 서서 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길을 의
미한다고 내게 알려 주었다. 그러고 보니 감천문화마을을 올라가는 아미산 길이 바로 오복도
로였던 것이다. 그러니 내 미련이 내 몸을 혹사시킬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만,
이제 이 글을 통해 감천문화마을을 다녀오시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드리려고 한다.
우선 그 마을은 한나절이면 돌아보기에 충분하므로 오전이나 오후의 시간을 내시면 될 것이
다. 가능한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시기를 바라고(그곳 주차장도 바라는 만큼 원활하거나 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를 이용하시는데, 자갈치 역 3번 출구로 나와 자갈치 교차로를 끼고
우측으로 올라 가면 도로 중앙 버스 정거장이 아닌 인도와 붙어 있는 곳에 버스 정거장이 있으
므로 그곳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하룻밤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방가방가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시면 되는데, 맨 바닥
에서 주무실 각오를 하시면 될 것이고, 그렇다면 저녁을 드시고 올라가셔서 주무시고 다음 날
오전에 마을을 돌아보시고 낮에 내려오시면 된 것인데, 간식이나 아침 대용 식품을 준비해 가시
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다. 물론 그곳의 슈퍼(버스 정거장 곁에 있는 작은 가게나, 그 가게를 끼고
돌아가면 오십여 미터 거리에 있는 제법 규모가 잡힌 마트를 이용하시면 되는데, 너무 늦지 않게
가셔야 구입 가능할 것이다. 적어도 오후 7시 경까지는).
더불어 이박삼일의 일정은 찬성하고 싶지 않은데, 그럼에도 어떤 목적(깊은 사색이나 작품 구상
같은)이 있어서 가신다면 그것은 찬성하면서, 나도 내년 봄 시집을 출간한 후에 다음 책을 소설이
나 수필집을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 계획이 실행단계에 들어서면 그곳으로 가서 이삼일 지내도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제 감천문화마을 여행기를 끝내면서, 나는 멀지 않은 때에 다시 한 번 그곳을 가볼 생각이다.
물론 그 때는 오전에 내려가서 오후에 마을을 돌아보고 저녁나절에 영도에 있는 흰여울 문화마을
로 가서 일박하고, 다음 날 오전에 흰여울 문화마을을 돌아본 후 오후에는 깡깡이 마을을 돌아보
는 일정으로 계획하려고 한다. 가능한 너무 오랜 시간을 두지 않고, 기회를 만들어 움직이겠지만,
아무래도 올 해는 어려 울 것 같고 내년 초에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올 해라도 일정이 난다
면 나는 뒤로 미루지 않고 실행할 생각이다.
이렇게 또 한 번의 여행을 기록하는 것으로 맺고, 다음 여행은 어떤 여행이 될지 나름 기대감을 내
안에 담아두면서, 함께 공감하는 것으로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