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는 북으로 금강, 남으로 만경강 사이에 자리 잡고, 서쪽으로 바다에 접한 반도형 지형으로 유무인도서 63개가 모여 있는 관광자원의 보고인 ‘고군산군도’의 섬들을 품고 있다. 군산에 전국적으로 알려진 빵집이 둘 있다. 이성당과 영국빵집이 그곳이다. 이성당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한국의 3대 빵집 중 하나다. 중앙사거리에서 건물 하나를 건너 본관과 신관이 나란히 있다.
게스트하우스가 주변 가까이 있어 신관 2층에는 빵과 샐러드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게스트하우스와 아침 식사의 연결을 고안한 주인장의 수완이 놀라웠다. 전국을 꽤 돌아다니는 필자에게도 이성당은 아침 식사를 빵으로, 그것도 대접받는 느낌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해결한 최초의 빵집이었다. 사거리와 접한 건물은 차량에 의한 도로살(지나치는 차량에 의한 흉풍, 소음, 먼지, 매연)을 바로 받게 되고, 주차할 공간도 찾기 어려워 풍수적으로는 좋은 위치의 건물로 보지 않는다. 이성당은 사거리 다음에 위치한 건물로서 앞쪽에는 주차할 공간도 넉넉했다. 이러한 공간을 풍수에서는 ‘전순(氈脣)’이라 한다.
전순은 집이나 묘의 앞쪽에 마지막 남은 기운이 펼쳐져있는 터로서 ‘마당이나 전답, 또는 절하는 자리’를 말한다. 생기가 남아있는 전순이 넓으면 넓을수록 부귀를 누릴 수 있으며, 오늘날 점포풍수에는 주차장이 그 역할을 대신 한다. 따라서 주차장의 유무와 넓이의 정도에 따라 장사의 승패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빵이든 어떤 음식이든 맛에서 다른 집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이다.
이성당은 풍수가 좋은 건물이다. 영국빵집은 대로변에 위치한 빵집이다. 도로는 물과 같은데, 특히 대로(大路)는 물이 머물지 않고 급히 빠져나가는 큰물이어서 큰물 옆에 있는 영국빵집은 손님이 지나치기 쉬우며, 전순도 좁아서 도로에 잠깐 주차하고 급히 떠나야 하기에 이성당보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의 터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금강이 환포(環抱·감싸줌)한 곳의 중심 부분인 용맥(龍脈·산줄기)에 영국빵집이 있다면 이성당은 용맥을 약간 벗어난 산기슭에 있어 서로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향후 번영의 정도는 얼마나 양심적이며 선(善)을 베푸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경남 의령군에 야산의 망개잎을 삶아 떡을 포장해서 판매하는 망개떡집으로 유명한 두 곳이 있다. 1956년도부터 3대를 이어온 의령망개떡의 원조인 남산떡집은 사거리에서 두 건물을 지나 소방도로에서 좁은 길을 20m미터쯤 들어가면 있다. 그리 큰 면적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가는 곳이다.
맞은편에 의령소바가 있어 식사하고 나오면서 망개떡을 사가거나, 망개떡을 사러 와서 식사를 하고 가는 상생의 관계이다. 두 점포 앞에는 건물에 비해 꽤 넓은 마당과도 같은 전순이 있다. 여기서의 전순 역할은 주차 공간이 아니라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고, 망개떡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역시 전순이 있어야 돈을 벌게 된다. 남산떡집은 좁은 골목을 지나면 넓은 터가 나오는 ‘조롱박 형상의 길한 터’에 있어 앞으로도 변함없이 장사가 잘될 것이다.
한편 남산떡집보다는 비록 역사가 짧지만 맛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부자망개떡집이 있다. 정곡초등학교 앞 중교리에서 세를 얻어 11년간 운영하다가 금년 5월부터 죽전리에 본점 건물을 지어 본점에서 만들고, 중교리 지점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중교리 지점은 의령의 최대 관광지인 이병철 생가가 부근에 있으며, 전답에 해당하는 정곡초등학교가 전순이고, 물(도로=물=재물)을 받아먹는 곳에 있어 돈을 크게 벌 수 있었다고 본다.
본점 건물은 남강과 죽전천을 뒤에 두고 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남강과 죽전천 사이에는 탑바위와 고분군이 있을 정도로 지기(地氣·땅기운)가 좋은 곳임은 틀림없지만, 산을 앞에 두고 물을 뒤로하는 형상의 건물이라 역향(逆向·용맥에 순응하지 않고 향을 반대로 둠)으로 둔 것이 흠이어서 남천이나 쥐똥나무로 담장을 하고 사자석상을 두면 더 큰 발전을 할 것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