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빈자리"
[골로새서 3:18~19] 아내들아 남편에게 복종하라 이는 주 안에서 마땅하니라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
[전도서 9:9]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그것이 네가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네 몫이니라
♥ 어느 날 전혀 다른 타인이 만나서.. 뜨겁게 사랑하며, 때로는 다투기도 하다가 정이 들어
한 가정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좋았던 순간은 어느덧 잊고 서로에게 점점 무디어 가고 부부라기 보다는 그냥 가족.. 아이들의 엄마로.. 돈을 벌어다 주는 기계 아빠로.. 살아가면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고 살아갑니다.
부부의 날은 건강한 부부와 행복한 가정이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든다는 취지아래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삶이 힘겨울 때마다 서로의 마음에 머물러 쉬어가는 아름다운 그대들의 이름은 "부부" 입니다.
‘여보’와 ‘당신’이란 단어의 뜻을 아시나요?
"여보"는 같을 여, 보배 보, 그래서 "보배와 같이 소중한 사람" 이란 뜻이며, "당신" 은 당연히 "자신의 몸처럼 사랑해야 할 사람"이라고 합니다.
국어학자 이희승박사는 순우리말 ‘아내’란 집 안에 있는 해라고 풀이했습니다.
해가 빛을 잃으면 온 집안은 어둠이고 분위기가 엉망이 되듯이 아내가 활력을 얻어야 집안이 화평하고
활기차집니다.
아내의 맘이 편해야 가족들의 맘도 편해집니다.
오늘 즐겁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부부의 날을 보내시길 기도하며..
서로의 소중함을 회복시키기 위한 어느 부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 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 점심 먹고 나서 베란다 청소 좀 같이 하자."
"나 점심 약속 있어."
한가로운 일요일 해외출장 가 있는 친구를 팔아,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양푼에 비빈 밥을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 나온 바지에 한쪽 다리를 식탁 위에 올려놓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다.
"언제 들어 올 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 있는 아내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끌어 모아 술을마셨다.
밤12시가 될 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 몇 번의 전화가 왔다. 받지 않고 버티다가 마침내는
배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 1시쯤 난 조심조심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내가 소파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자나 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욕실로 향하는데 힘없이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 갔다 이제와?"
"어. 친구들이랑 술 한잔... 어디 아파?"
"낮에 비빔밥 먹은 게 얹혀 약 좀 사오라고 전화했는데..."
"아... 배터리가 떨어졌어. 손 이리 내봐."
여러 번 혼자 땄는지 아내의 손끝은 상처투성이였다.
"이거 왜 이래? 당신이 손 땄어?"
"어. 속이 너무 답답해서..."
"이 사람아! 병원을 갔어야지! 왜 이렇게 미련하냐?"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여느 때 같으면, 마누라한테 미련하냐는 말이 뭐냐며 대들만도 한데, 아내는 그럴 힘도 없는 모양이었다.
난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아내를 업고 병원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응급실 진료비가 아깝다며 이제 말짱해졌다고 애써 웃어 보이며 검사받으라는
내 권유를 물리치고 병원을 나갔다.
다음날 출근하는데, 아내가 이번 추석 때 친정부터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노발대발하실 어머니 얘기를 꺼내며 안 된다고 했더니 "30년 동안, 그만큼 이기적으로 부려먹었으면 됐잖아. 그럼 당신은 당신 집 가, 나는 우리 집 갈 테니깐."
큰소리친 대로, 아내는 추석이 되자,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가 버렸다.
나 혼자 고향집으로 내려가자, 어머니는 세상천지에 며느리가 이러는 법은 없다고 호통을 치셨다.
결혼하고 처음, 아내가 없는 명절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는 태연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여유롭게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놓고 말이다.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
아내는 아무 말이 없다가 말했다.
"여보 만약 내가 지금 없어져도, 당신도 애들도 어머님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을 거야ᆢ
나 명절 때 친정에 가 있었던 거 아니야. 병원에 입원해서 정밀 검사 받았어. 당신이 한번 전화만 해봤어도
금방 알 수 있었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해주길 바랐어."
아내의 병은 가벼운 위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난 의사의 입만 멍하게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
'아내가 위암이라고? 전이될 대로 전이가 돼서,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다고? 삼 개월 정도 시간이 있다고...'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아내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유난히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맑았다.
집까지 오는 동안 서로에게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아내를 보며, 앞으로 나 혼자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돌아가야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문을 열었을 때, 펑퍼짐한 바지를 입은 아내가 없다면,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가 없다면, 양푼에 밥을 비벼먹는 아내가 없다면, 술 좀 그만 마시라고 잔소리해주는 아내가 없다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아내는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 말도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ᆢ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은, 갑자기 찾아온 부모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살가워하지도 않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부에 관해, 건강에 관해, 수없이 해온 말들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에 짜증이 가득한데도, 아내는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만 있다.
난 더 이상 그 얼굴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여보, 집에 내려가기 전에... 어디 코스모스 많이 펴 있는 데 들렀다 갈까?"
"코스모스?"
"그냥... 그러고 싶네. 꽃 많이 펴 있는 데 가서, 꽃도 보고, 당신이랑 걷기도 하고..."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런 걸 해보고 싶었나 보다. 비싼 걸 먹고, 비싼 걸 입어보는 대신, 그냥 아이들 얼굴을 보고, 꽃이 피어 있는 길을 나와 함께 걷고...
"당신, 바쁘면 그냥 가고..."
"아니야. 가자."
코스모스가 들판 가득 피어있는 곳으로 왔다. 아내에게 조금 두꺼운 스웨터를 입히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 있어."
"뭔데?"
"우리 적금, 올 말에 타는 거 말고, 또 있어. 3년전에 부은 거야. 통장, 싱크대 두 번째 서랍 안에 있어.
그리구... 나 생명보험도 들었거든. 재작년에 친구가 하도 들라고 해서 들었는데, 잘했지 뭐.
그거 꼭 확인해 보고..."
"당신 정말... 왜 그래?"
"그리고 부탁 하나만 할게. 올해 적금 타면, 우리 엄마 한 2백만원만 드려. 엄마 이가 안 좋으신데, 틀니 하셔야 되거든.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오빠가 능력이 안 되잖아. 부탁해."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아내가 당황스러워하는 걸 알면서도, 소리 내어... 엉엉.....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다.
이런 아내를 떠나보내고... 어떻게 살아갈까....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내가 내 손을 잡는다.
요즘 들어 아내는 내 손을 잡는 걸 좋아한다.
"여보, 30년 전에 당신이 프러포즈하면서 했던 말 생각나?"
"내가 뭐라 그랬는데..."
"사랑한다 어쩐다 그런 말, 닭살 맞아서 질색이라 그랬잖아?"
"그랬나?"
"그 전에도 그 후로도, 당신이 나보고 사랑한다 그런 적 한 번도 없는데, 그거 알지?
어쩔 땐 그런 소리 듣고 싶기도 하더라."
아내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도 깜박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커튼이 뜯어진 창문으로,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 오늘 장모님 뵈러 갈까?"
"장모님 틀니... 연말까지 미룰 거 없이, 오늘 가서 해드리자."
"................"
"여보... 장모님이 나 가면, 좋아하실 텐데... 여보, 안 일어나면, 안 간다! 여보?!..... 여보!?....."
좋아하며 일어나야 할 아내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아내를 흔들었다.
이제 아내는 웃지도, 기뻐하지도, 잔소리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아내 위로 무너지며 속삭였다. 사랑한다고...
어젯밤... 이 얘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가정을 통해 천국의 기쁨을 맛보게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 두 사람을 부부로 맺어주시고 지금까지 주님이 주시는 사랑으로 하나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한 몸으로 만드신 뜻을 깨닫게 하시고, 그 동안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며 사랑으로 섬겼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주께 하듯 남편에게 순종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인간적인 생각과 판단에 사로잡혀 남과 비교하고 존경하지
못하고 순종의 모범을 따르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부족함을 지적하고 사랑 받기만을 원했던 저를 용서하시고 서로의 마음에 귀기울이며 영혼의 대화로
소통하게 하시고,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기쁨을 나누는 우리 부부가 되게 하소서.
더 많이 사랑하고 섬기며 참된 사랑을 증거하고 그리스도의 빛을 세상에 비추는 믿음의 가정으로
든든히 세워지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