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2월 28일 보건복지부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거점병원 모집을 공고 하면서 거점병원내에 행동증진센터를 설치할 의도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문제행동을 나타내는 발달장애인이 이러한 병원을 찾으면 문제행동 해결에 관한 소위 전문가들이 장애인에 대한 치료를 시작하게 될것이다.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폭행, 자해, 등)을 병원 의료진이 중심이 되어서 “고치겠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은 그들이 일생을 거쳐 처해 졌던 사회적 환경, 경험, 고립, 자극, 그리고 생리적, 심리적 특이성의 복합 산물이다(Engel 1979 ) .
한국의 지적, 발달장애 지원체제는 대체로 이러한 문제행동을 나타내는 장애인은 서비스 자격조건에 해당이 안되고, 서비스를 받는다고 해도 턱없이 모자라는 정도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 실정이다.
지적, 발달장애인이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하는 예는 일반인의 2-3배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적발달장애인을 우리는 이중성 진단, 즉 발달장애와 정신장애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 때문에 정신장애만을 “고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는 발달장애인이 거점병원을 찾으면 틀림없이 우선 물리적으로 억압해서 행동을 제어하고, 약물로 행동을 컨트롤 하는 “치료”를 받게 될것이다. 그 장애인은 결국 십중팔구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대신에 격리된 시설로 보내질 것이다.
사회가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을 초래하는 원인을 제공했음으로, 사회가 그 문제를 해결할 의무가 있다. 지금 한국에서 전국적으로 시도하려는 거점병원을 겸한 행동증진센터는 문제행동의 본질 자체를 잘못 이해하는 오류에서 시작된 것이며, 그러한 행동증진센터의 효과성을 검증하려는 시도도 없이 전국적으로 그러한 센터를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서 미국의 START (Systemic, Therapeutic, Assessment, Resources, Treatment) 센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START 서비스는 30년 전에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을 해결하기위한 방안으로 뉴햄프셔 주립대학에서 고안해 낸 방식이며, 그동안 여러 연구와 실천에서 효과가 입증되었고 비용면에서도 병원이나 시설에서 실시하는 방식보다 월등하게 유리하다는 것이 판명되어 왔다. 이 센터는 현재 미국의 10개 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START 센터의 주요 사업은 문제행동에 관해서 가정과 지역사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발달장애인이 관여된 지역사회 서비스 시스템 자체를 포괄적으로 분석, 판정하고, 문제행동의 예방과 개입에 중점을 둔다.
START 센터는 12개월의 훈련을 거쳐 코디네이터를 양성하며, 자격증을 소유한 코디네이터는 문제행동을 해결하려는 시도의 중심 인물이 되어서, 그 해결에 필요한 사회적 자원을 동원해서 문제행동으로 인한 위기를 면하고, 정신병원 입소를 피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심리적 왤빙을 높이려는 노력을 한다. 행동에 문제가 있는 발달장애인을 대할 때 가능하면 그가 익숙한 환경에서 함으로써 그에게 필요 이상의 심리적 불안감을 피하도록 노력하며, 부모와 그를 대하는 복지사에게 문제행동 장애인을 위한 교육과 훈련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START 는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을 정신질환과 같은 의료적인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당사자 위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한다.
거점병원과 행동증진센터를 중심으로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에 임하려는 한국의 국가 시책에 재고가 있기를 바란다.
전현일
국제발달장우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