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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여행 이야기
당초 사업계획보다 1주일 늦게 가게되어 참가를 못하게 된 재돌, 재욱 등 몇몇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먼저 전한다.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예정된 시각에 차량 2대로 나누어 서울 탈출 시작.
금요일 오후의 한산한 서해안 고속도로는 탁 트인 시야로 쾌적함을 안겨주고,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초록의 너울에 나이에 걸맞지 않는 설레임을 느끼고, 차안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고속도로의 길처럼 끊임없이 이어지고 --
서해대교를 지나 새로 개통된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의 신양IC 를 빠져나와 저녁 6시 30분쯤 청양의 산꽃마을에 도착.
산꽃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정한 녹색체험마을이면서 산림청 지정 생태마을로 농민들이 건축, 관리, 운영하는 곳이다
도착하자마자 시키지도 않았건만 모두들 스스로 일을 나누어 먹거리 준비를 하는데,
형수, 용국, 성환이는 마을 텃밭에서 상추를 따서 씻고, 철수는 바베큐에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용태, 광선이는 야외 탁자에 창차리기를 하고, 숙소안에서 윤태와 재호는 야채를 정리하는데 학창시절 땡땡이 칠 때와는 완연히 딴 모습이라 혹은 집에서 마나님 사랑하는 애처가인가, 몸종인 공처가인가 ?
먼길의 허기짐과 칠갑산의 정기에 취하려 삼결살 한접시가 익자마자 건배 한잔 - 철수가 친구들을 위해 가져 온 양주로 브라보, 카 ~, 구욷 ...
소주와 맥주를 1박스씩 주문해 놓았건만, 시골에선 역시 막걸리라고 이구동성으로 부르짖어 이장에게 부탁, 막걸리 1말을 통채로 실어왔는데 그 맛이 끝내주는 조껍데기 막걸리라 ! 시원 칼칼하여 잔이 잘도 돌아간다.
밀폐된 도시의 공간에서 탈출한 시골에서의 위장은 2~3배 정도 술이 들어간다지만, 걱정스럽다 ~
밤이 익는 냄새가 진했을까 ? 아니면 고기굽는 냄샌가, 남자 내음인가 ? 숯불의 불꽃이 점점 벌게지면서 활활 타오를 즈음 마을에 놀러 온 아줌마 서넛이 술한잔 하자며 자리를 함께하고 합석했는데 얼마되지 않아 재수와 석호가 마나님과 함께오자 슬그머니 사라졌다. 같이 있어도 되는데 ~~
9시 30분쯤 재수 일행이 간고등어, 라면, 음료수, 바나나, 담배 등등 먹거리를 잔뜩 챙겨서 도착,
친구들의 가세로 다시금 일순배가 오가는데 성환이의 주문품인 간고등어 구이의 살살 녹는 맛은 천하의 제일이더군 조껍데기 막걸리 통이 점점 가벼워 진다. 무지하게 마시는데도, 취하거나 비틀거리는 친구 하나없다.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시간, 라면을 끓여서 김치와 먹으니 뱃속이 시원, 따땃해진다.
배를 비워야지, 건강을 위해, 마을 강당에 있는 노래방기계와 마이크 앞으로 - 무대까지 있는데, 분위기가 최고이지 않겠는가... 참석자 모두 한곡씩은 해야지 ...
폼잡고 몇곡 불러제끼는 즈음에 마지막 참석자인 대산에 있는 상칠이가 아이스 박스에 싱싱한 우럭회와 함께 도착, 사무실 급한 일로 밤 11시가 너머 달려와 준 친구, 졸업하고 처음 만나는 친구에게 감동 또 감동... 고등학교 동창들에게만 있을법한 일이지 않을까 !!!
마이크 잡은 성환이 드디어 필받아 한명씩 불러내어 노랠 시키는데,
칠갑산 아낙네와 청양산골의 조용한 정막을 깨고 칠갑산 계곡을 굽이굽이 돌아 메아리를 울리면서 한밤중을 어름어름 넘어가고 있었다.
마무리 즈음 바베큐 자리에 왔던 아줌마들과 마을 이장님이 캔맥주와 수박을 가져오면서 함께 놀잔단다.
그래, 노래하고 춤추자는데 아니 될 일이 무엇이랴 놀자 놀아... 한 20여명쯤 어울려 놀다보니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이제, 재수와 석호가 떠나야 할 시각 헤어지기가 너무 아쉽지만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면서 이별의 악수를 나누고 석호와 재수가 찬조금을 건네주는데, 너무 고맙더군 올 때에 먹을꺼를 잔뜩 사왔는데~ 멀리 지방에서 고생하고 있으면서... 친구들 잘먹고 잘놀다 스트레스 좌악좌악 풀라고 ---
눈물이 앞을 가린다. 완존 감격이다 ~~ 다시한번 친구들아 고맙다.
성환인 또 배가 고프단다. 몸짱은 많이 먹어서 되나 ? 신기한 친구라고 해야하나, 암튼, 요주의 관찰대상이다 ...ㅎㅎㅎ 라면을 또 끓인다.
강당에선, 그 아줌마들과 이장이 아직도 노랠 부르고... 잠을 자야하는데 아줌마들이 또 와서 같이 놀잔다. 특히 몸짱아저씨보고... 러브콜인가 ?
그 소리에 뜨거운 라면 국물을 후루룩 입안에 붓더니 성환이가 강당으로, 몇몇 친구들도 아쉬운듯 동행을 하고...
난, 피곤해서 들어가 쿠울쿠울 그래서 그 다음 이야긴 잘 모르겠는데 ~~
다음날 아침에 야밤 산책, 꽃마차와 이장아저씨, 마을 정자 등 등 여러가지 야사들에 박장대소 하며 아침을 맞이했는데 참말이지 매일 아침을 이렇게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더군, 크게 오버한 것도 없는데, 우리끼리 모이니까 그냥 그냥 좋고 숨김없이 떠들고 웃어제끼고, 암튼 천진난만한 아이들 같더군 --
아침에 형수가 제일 먼저 일어나더군 - 역시, 회장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야 상칠이와 재호도 일찍 일어나 밖에 있던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참, 방 2개에 여기저기 누워 자는 모습이 장관이더군 담배 끊은 용국이는 아침에 보니 높은 텐트를 치고 있는데 역쉬 발기부전엔 담배가 문제야, 딴 친구들은 푸욱 꺼져있는데 볼품도 하나 없고, 불쌍해 ~~ 쯧쯧...
윤태와 몇명은 이불을 전부 개서 차곡차곡 쌓아 놓더라, 착한 애들...
마을 식당에서 아침은 연잎에 싼 밥과 아욱국으로 자알 먹고,
가자, 이젠 칠갑산을 올라야지 어제밤의 숙취도 있건만 관절이 안좋은 광선과 보호자 역할을 한 철수만 빼고 모두들 산행 시작...
서울은 비가 쏟아붇고 있다는데, 아직 칠갑산은 구름만 끼고 말짱 ~ 산으로 오르는 길은 양쪽으로 울창한 나무가 뻗어있어 시원한 그늘과 우산 역할을 해주더군
정상 밑 나무계단 깔딱길을 허억허억대며 칠갑산 정상에 오르니,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내린다. 사진 한컷 찍고 정상주 한잔하고 바나나 하나씩 까먹고(재수와 석호의 세심한 배려)
자, 이제 내려가야지 어서 가서 주린 배를 다시 채워야지,
등산 덕택에 소화기능이 회복된 것인가 ? 하산 후 몇몇이는 화장실로 가서 쾌변을 보고, 출발 ~~
당초 남당리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 당진 도비도로 부릉 부릉 부르릉~~
서해안 고속도로엔 비가 쏟아 붇는다, 차가 많지 않으니 차창밖 구경이 제법이다. 형수, 철수, 상칠이는 더 조심해서 운전을 하고, 다른 친구들은 아마 끄덕 끄덕 했으리라
도비도 해수탕 풍덩, 땀내나는 몸과 알코홀 기운을 깨끗이 씻어내고, 노천탕에서 벌거벋고 바닷가 구경도 하고, 보슬비 내리는 바닷가의 2층 횟집으로 이동,
귀경을 앞 둔 마지막 회포를 풀어보리라.
가을에도 한번 더 수학여행 가자고, 회장 멋있다고 그러니까 유임하라고, 다음엔 성환이가 총무하면 좋겠다고, 학교 다닐 땐 방학이 좋았는데 지금은 방학이 싫다고,
그러다 다른 친구들 이야기 하며 깔깔 학교 다닐 때 기억을 살리며 깔깔 어제밤 이장과 아줌마들 이야기 하며 깔깔....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종겠다.
아쉽다. 벌써 4시가 넘었다. 돌아가야지 -
상칠이가 찬조금 건네준다. 어젯밤에도 회를 사왔는데... 고맙다 친구야, 몇십년만에 만나서 더욱 더 반가웠다... 그런 친구와도 금방 다가 설 수 있는게 우리의 인연인가부다 --
도비도 기념탑앞에서 마지막으로 단체사진 하나 찍고... 상칠이와 각기 다른 차와 이별을 나누면서, 서울로 서울로~~~
@@@ 밤 11시에 청양으로 내려오겠다고 전화한 성호와 태백산으로 산행을 하면서 전화를 준 재돌이와 재욱이 바쁜일이 있어 참석 못한 찬숙이에게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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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친구들 고마웠다. 덕분에 간만에 즐거운 시간 보냈다. 은수 총무 고생이 많았다...
상칠아 고맙다, 바쁜 일중에 자정이 다되어 와주고, 게다가 회에다 찬조금까지... 암튼 그곳에서 자리잡고 잘지내는 너를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다음에 다시 보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