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보다
Jason
나뿐 놈들을
잘 먹이고 잘 살다
자연사시키는 게
거룩한 신의 뜻이라면
신을 안 믿기 너무 잘했다
대게 파렴치한 놈들이
더 잘 되는 게 우리나라의 질서니까
지금은 반세기가 지나가
젊은 애들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 반란을 잘 모르고 있으니
이 나라가
이지경이 돼 가고 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반성하지 않는 역사
기억하지 않는 국민은
늘 나뿐 놈들에게 지배당하고
눈이 먼 늙고 지친 것들은
시들어가는 육신을 꺼뜨리며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라고
헛소리를 한다
참 개소리도 가지가지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군사반란이냐
검새반란이냐
군바리냐
검새냐의 차이니
세상에 정의는 없고
정의가 늘 이기는 것은
영화에나 나오는 진리다
세상엔 나뿐 놈들이
더 잘 처먹고 더 오래 산다
서울에는 봄이 아주 오래전부터
오지 않는다
그리고 오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은 민초들이 자초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
노숙자나 노예는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면
그리 사는 게 오히려 편하다
모이만 제 때 주면
새장 속이 제일 따듯한 낙원이다
이런 나라는 물이 새는 배처럼
서서히 그러나 빨리 망한다
발 밑이 젖어오는지도 모르고
시들어 가는 풀들이
흔들리기만 하기 때문이다
23(11)27
https://m.youtube.com/watch?v=ATty9A8txd8&pp=ygUHRXBpdGFwaA%3D%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