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1호선 종점인 다대포 해수욕장 가려고 전철에 올랐다. 종점에 내려 해물칼국수로 일단
요기 했다. 종점의 명승지라는 몰운대 또 비교적 정돈되고 쾌적한 다대포 해변을 걸었다.
돌아 올 때, 큰 배가 보고 싶어져 다음 역인 “다대포항”역에 애써 내렸다.
비는 젖달라 칭얼대는 아기마냥 종일 보챈다. 항구가 어느 쪽이냐 물으며 편의점 앞을
돌 때였다. 천막이 쳐져 있었다. 속을 들여다보니 60대 초중반 아줌마가 엷은 졸음에 겨워
고개가 길게 쳐져서 모딜리아니 그림 같아 보인다. 하늘의 비는 더 굵어져 흩뿌린다.
아줌마요!
다대포 항구 가서 큰배도 보고 광어도 먹으려는데 *우째 가만 되니껴? 그 아줌마는 잠도
깨워, 언짢아하는 기색도 없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항구로 들어 가니 뱃고등도 요란한데 원수같은 *알콜기가 급히 당겨온다.
여자의 매력은 loving (사랑하고픈 마음) attraction (사람을 끌어 들이는 흡인력)이라는데,
다대포항은 *대포도 그립게 만들고 이슬이도 빨고 싶게 하는 마력(?)이 있다.
과히 *빠아--아션적이고 *마력적이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한 법, 말벗이라도 해줄 여행 동행 여인이 아쉬워진다.
아무것도 안 팔아주고 추하게 거쳐 나와 역으로 가는 중이다. 투명하게 어리는 천막 속
아줌마는 여적 초장 개시도 못한 듯, 눈알맹이가 푸-욱 쳐져있다.
뭐 파느냐? 물으니 계란 넣은 토스트는 2500원 커피는 1000원, 그리고 냉커피는 1500원
이라한다. 마땅히 피할 곳도 없어서, 그 아줌마와 둘이서 세상사 논하면서, 토스트에 냉커피
마셨다. 4000원 우선 드렸다.
해물 칼국수 먹어 배는 뽕그랗게 올챙이꼴인데, 연거푸 냉커피 3잔 더 마셨다.
비오는 다대포 항구 전경
아줌마가 그 시나곱재기 냉커피 더 판 것 때문에 표정이 환해져 있었다. 냉커피 3잔 값 4500원
이면 되는데, 6000원 드렸다. 이래 받아도 되나요? 미안해했다. 다음에 부산 오시면 꼭 또 오셔요
하며 내게 신신당부 한다.
9일간의 여행하는 동안, 친구나 그곳에서 알게 된 청년들에게도 5천원 -6천원 짜리 퍽퍽 내질
렀다. 실화다, 통영 욕지도 진주 등등에서 보게 된 분들께도---
그런데 여독도 안 풀렸는데, 천막집 아줌마한테 2-3만원 커피 값 못 던진 게 죄진 기분이다.
미련이 남는다. 이 세상이 하도 고약하여 행여 엮일까 봐서다.
-
-아줌마 내 11월 정도 내려가면 아침 점심 굶고 토스트 3개에 냉커피 팔아 드릴 께요?
기다려 봐요. 돈은 없어도 써야 맛이고 ,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님은 품어야 맛이라는데,
-
--이몸은 개념도 없이 삽니다. 문학에는 재탕도 없다는데, 재탕 삼탕 전문입니다.
무엇보다 돈도 안됩니다. 전신만신에 휘말이도 없습니다--요^^^
(끝)
아름다운 통영해변에서 4시간 동안 전동 바이크 타고 청년들과 해변을 달리다
첫댓글 거서리님.....
잠은 오지 않아 컴을여니 ......
멋드러진 노래가 흘러나오군요 .한때 '그냥저냥 태백산맥'의 글처럼
확 눈에 들어오네요 .어느때쯤 판소리에 그냥저냥 태백산의 이야기가 흘러나올까요?
여행을 자주다니시면서 느끼는 삶의 현장을 여유있게 그려가시는 '거서리'님은
진정 이시대의 낭만인이요 .현대판 지식인입니다.
글의 제목에서 "다대포항의 아줌마" 에서 서민들의 삶을 아주 리얼하게 그려가시는면에서
멋드러진 인간사의 한편을 보게 됩니다. 좋은글에 감사함을 ......
저도 열렬한 팬입니다
운주사를 거쳐 가려는데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밤늦게 고속버스 타고 왔습니다. 아내가 나가면 살빼
온다는데 살만 띠룩 띠룩 쪘다고 합니다.
정성드려 주신 꼬리글 고맙습니다.
하여간 팔자는 거서리님의 팔자가 최고입니다.
어딜가든지 건강하고,즐겁게 다녀오길바람니다.
네, 늘 덕분에 건강합니다.
고맙습니다.
잼나네요 부산 사투리 씀시로 ~~동행 한분 모셔가지 그러셨어요
없어요,
바닷가에서 머리도 정리하고요,
그저 고독한 청춘(?)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벌초하러 가시는 중이라--
조심하여 다녀 오세요,
술 못 먹는 남녀는 감정의 도가니도
석남석녀로 압니다. 크크크크
고맙습니다.
보기좋네요~
재탕 삼탕도 괜찮아요.
'전신만신에 휘말이도 없다'는 건 무슨 뜻?
어려운 말에는 주석
좀 달아주세요~ ㅎ
다리 팔 비롯하여 말초신경까지 근력도 떨어졌다는 말입니다.
통영 박경리님 문학 기념관에 가니 문학에는 재탕은 없다 합니다.
그때 저는 인생에는 분명코 재탕은 없으니 미련 없이 즐겨라,
무엇보다 자기 추구하는 대로 즐겨라 입니다. 고맙습니다.
오랜 여행 끝내시고
서울 잘 도착 하셨군요
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는
거서리님은 진정 멋진 삶을 사십니다
마누라 전화가 와서
갑자기 아내가 그립고
아들도 걱정되어 올라왔습니다
고맙습니다.
@거서리 여기서
이런 말을 하시면 안됩니다
아내가 그립다니 마니
쉿
@지적성숙 펙트 맞습니다.
아니면 1달 정도 버티다가
돌아 올려고 했습니다요---
간만에 사진같은 사진보네요ᆞᆢ보고싶다
안한 노랑머리 가스나검정 머슴아들
사진올리더만ᆢ 이제 거서리 선배님 같다
안동에서 재출발 할때부터
네델란드 남녀, 그리고
그외 다수 노랑머리와 함께 어울렸습니다.
곧 나갈 겁니다요---
진정 자유로운 영혼 이십니다
단, 어부인 한테서만 자유롭지 못하신듯`
그모습도 좋아 보이십니다
건강이 허락 하셔서 자주 가출 하시길요~
네, 마누라에게 충성하고,
가출도 일삼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엣지님의 코멘트가 훨씬 "마력적(?)입니다
노래가 구성지네요
나 홀로의 여행기 재미있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계속 성원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