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치고 돌아온 날 저녁에 아내 보고 ‘언니’라고 부른다?’
올 한해 필드를 강타했던 또다른 얘기는 바로 ‘골프(장) 치매’에 관한 보고서다.
정확한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골프 관련 포털사이트의 한 골프동호회 모임방 게시판에 이 글이 올려지면서 골퍼들의 배꼽을 뺐다.
초기증세와 중기증세. 그리고 말기증세 등으로 나뉘어 모두 26가지 증상이 적시돼 있는데 그 내용이 간결할 뿐만 아니라 골퍼라면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상황들이어서 공감하는 바가 대단히 컸고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말기증세’ 가운데 ‘골프 치고 돌아온 날 저녁에 아내 보고 ‘언니(캐디를 일컫는 말)’라고 부른다’는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당시 이 글을 올린 분은 “골프(장) 치매에 관해 심각하게 연구하게 됐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럴 만한 사안이 제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게 남의 일이 아닙니다.
초기 증상이 왔을 때 조기 치료를 하셔야지 증상이 악화되면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흔히 건망증은 내가 숟가락을 어디에 놨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고. 치매는 숟가락을 쳐다보면서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초기증세>
⊙그늘집에 모자를 놓고 다닌다.
⊙화장실을 남녀 구분 못하고 들어간다.
⊙라커룸 번호를 까먹는다.
⊙타순을 까먹는다.
⊙몇 타 쳤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퍼팅 수도 기억하지 못한다.
⊙“왼쪽 맞지?”하면서 오른쪽으로 퍼팅한다.
⊙짧은 파3 홀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든다.
⊙엉뚱한 깃대를 향해 온 그린을 시도한다.
⊙세컨드 샷을 다른 사람 공으로 한다.
⊙다른 사람 채를 꺼내든다.
<중기증세>
⊙회원인데 비회원란에다 이름을 쓴다.
⊙그늘집에서 오리알을 달걀이라고 우긴다.
⊙주중에 운동하면서 “주말 날씨 참 좋다”고 말한다.
⊙레이크힐스CC에 와서 레이크사이드CC냐고 묻는다.
⊙‘두발용’이라고 써 있는 것을 두 발에다 바른다.
⊙헤어크림을 얼굴에 바른다.
⊙욕실에서 다른 사람 팬티를 입고 나온다.
⊙분실물 보관함에 있는 것을 얼마냐고 묻는다.
<말기증세>
⊙깃대를 들고 다음 홀로 이동한다.
⊙캐디 보고 ‘여보’라고 부른다.
⊙골프치고 돌아온 날 저녁에 아내 보고 ‘언니’라고 부른다.
⊙손에 공을 들고서 캐디에게 내 공 달라고 한다.
⊙카트 타고 라디오 틀어 달라고 한다.
⊙벙커 샷 후에 채 대신 고무래를 들고 나온다.
⊙탕 안에서 그날 동반자 보고 오랜만이라고 인사한다.
⊙다른 단체팀 행사장에 앉아서 박수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