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최종금리 5% 초과"..월가 곳곳서 암울한 경고등(종합)
김정남입력 2022.09.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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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내년 초 금리 5% 초과 인상 가능성"
4%대→5%대 월가 기류 급변..시장 혼란 불가피
2년 국채금리 4% 곧 넘을듯..'킹달러' 지속할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5%를 넘을 수 있다는 공식 전망이 나왔다. 월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4%를 두고 논쟁을 벌였는데, 이제는 5%로 옮겨가는 기류다. 이는 시장금리 폭등, 달러화 초강세 등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대혼란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출처=도이체방크)
도이체 “내년 초 연준 금리 5% 초과”
15일(현지시간) 배런스 등에 따르면 매튜 루체티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이날 메모를 통해 “내년 초 연준 금리는 4.5% 이상일 것”이라며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4.5% 이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종 금리는 이보다 높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체티가 최종 금리를 상향 조정한 것은 근원물가 상승률보다는 높아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빡빡한 노동시장 여건이 이어질 경우 5%를 초과하는 금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리스크가 매파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루체티는 “물가가 더 빠르게 하락할 경우 연준 최종 금리가 4% 정도일 수 있다”고도 했지만, 그 방점은 5%에 찍혔다.
루체티의 진단은 월가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배런스가 최근 집계한 내년 1분기 연준 금리 전망치는 4.4%를 기록했다.
5%대 금리가 마냥 현실성 없는 얘기는 아니다. 그간 월가 일각에서 이런 의견들이 종종 나왔다. 억만장자 헤드펀드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고착화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내년 금리를 5%로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명 투자자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아는 그동안 “연준이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았던 적이 없다”고 말해 왔다.
심상치 않은 2년물 국채금리 폭등세
실제 시장의 전망치는 점차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3월 연준 금리가 4.50~4.75%일 확률은 33.5%로 가장 높았다. 4.25~4.50%(32.5%)를 넘어섰다. 시장이 서서히 4% 중후반대 최종 금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연일 폭등하는 것은 이같은 분위기 급변 때문이다. 이날 2년물 금리는 장중 3.879%까지 치솟았다.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2년물 국채금리가 너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가 만연해 있다”며 “단기적으로 2년물은 4%까지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년물 국채금리가 4%대로 오른다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달러화의 나홀로 초강세 역시 마찬가지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최근 110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110 이상에서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있다. 110대 달러인덱스는 20년 전인 2002년 이후 볼 수 없었던 레벨이다.
연준 금리가 5%를 향해 다가갈 경우 금융시장 대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월가의 거물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는 “금리가 4.5%로 오르면 주가에 20%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여타 신흥국들의 충격파는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