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신앙(가지리교회) 24-3, 명절 인사
대목 앞에는 택배 일로 바빠 평일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마침 토요일은 택배가 쉬니 다소 여유가 있다.
농원 사모님과 일정을 조율하여 토요일 오전에 가지리교회를 방문했다.
목사님에게 미리 전화해 약속을 잡았다.
아저씨는 조금 일찍 나서서 단골 미용실에 들렀다.
“오랜만에 오셨네요. 이리로 앉으시겠어요? 깔끔하게 커트해 드리면 되지요?”
“단정하게 잘라줘요.”
이발을 마친 아저씨의 얼굴이 십 년은 젊어진 것 같다.
“아저씨, 건강하게 명절 잘 보내시고 다음에 또 오세요. 조심해서 가세요.”
“고마워요. 명절 잘 보내요.”
교회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목사님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
한참을 둘러보던 아저씨는 건강음료 선물 코너에 눈길이 머물렀다.
“고객님, 이거 보시겠어요? 홍삼 즙인데 가격이 괜찮아서 고객분들이 많이 사가세요.”
“홍삼이 건강에 좋지요. 저걸로 계산해줘요.”
교회에 도착해 예배실로 들어갔다.
어디에도 목사님이 뵈지 않아 전화하니 바로 오셨다.
“제가 일찍 와서 기다려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목사님은 장판에 불을 올리고 따끈한 둥글레차를 내오셨다.
“목사님, 오다가 샀어요. 설이라꼬요. 건강에 좋은 홍삼이라요.”
“매번 명절마다 춘덕 씨와 종호 씨한테 선물을 받네요. 고맙게 잘 먹겠습니다. 그런데 백춘덕 씨는 명절 쇠러 어디로 가십니까?”
“북상에 가고 고제도 가고, 잠은 종호 씨 집에서 자기로 했어요.”
“그렇구나. 배종호 씨하고 같이 지내면 두 분이 덜 심심하고 좋지요. 지난번에 전화한 집은 가봤어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아, 집 계약했어요.”
목사님의 소개로 찾아간 집의 구조와 가격이 어느 정도였는지 이야기 나누었다.
관심 가져주신 덕분에 좋은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고 인사드렸다.
앞으로 어떤 삶을 어떻게 꾸려가실지 기대 반 걱정 반이라 했더니, 아무 걱정 말라고 당부한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면 주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신다고 했다.
직장 문제도 의논했다.
농원과 떨어진 읍내에 살면 직장은 출퇴근해야 하는데, 그것을 매일 돕는 일이 만만치 않음을 설명했다.
그 또한 목사님의 대답은 명쾌했다.
“농사는 늘 바쁜 게 아니라 특히 바쁜 철이 있잖아요. 그럴 때는 일손 하나가 얼마나 귀한지 몰라요. 오고 가는 것도 닥치면 그 방법을 주님께서 예비해 주실 겁니다. 닥치지 않은 일을 미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은 교회 못 와요. 대목 앞에 택배가 많아서 바빠요. 사모님이 내일은 교회 가지 마라 카더라꼬요.”
“그럼, 내일 예배는 배종호 씨만 참석하시겠네요.”
“그렇지요. 내일은 종호 씨만 집에 데려다주면 되겠네. 나는 대목 지나서 나오지요.”
그간 전화로 못다한 이야기가 한참 더 오갔다.
때론 누군가 툭 던진 한마디에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인 것 같다.
아저씨도, 나도.
2024년 2월 3일 토요일, 김향
백춘덕 아저씨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이 많습니다. 앞으로의 일도 목사님 말씀처럼 되겠지요. 명절 인사 거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명절 앞두고 인사 다니시니 감사합니다. 가지리교회 윤영부 목사님, 새해에 건강하시고 은혜롭게 사역하시기 빕니다. 월평
백춘덕, 신앙(가지리교회) 24-1, 새해 인사
백춘덕, 신앙(가지리교회) 24-2, 신년 계획 의논
첫댓글 단골 미용실 사장님과 새해 인사 나누니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면 주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주신다고 했다.’ ‘농사는 늘 바쁜 게 아니라 특히 바쁜 철이 있잖아요. 그럴 때는 일손 하나가 얼마나 귀한지 몰라요. 오고 가는 것도 닥치면 그 방법을 주님께서 예비해 주실 겁니다. 닥치지 않은 일을 미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목사님의 말씀이 아저씨에게 위로가 되었겠어요.
닥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는 것... 걱정을 사서 하는 편인 저에게도 큰 위로가 되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