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확인장치’ 발명한 고교생, 대통령상 수상
‘발명품경진대회’ 국지성군 수상
한도하군 ‘방향 지시 들것’ 총리상
김효인 기자
조선일보 2023.09.06. 05:11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수상자 발표'에서 대통령상에 선정된 국지성(전남 송강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급발진 추정 사고 시 운전자가 실제 조작한 페달을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인 '급발진 확인 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2023.9.5./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은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로 국지성(전남송강고 2)군을, 국무총리상 수상자로 한도하(서울대치초 4)군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국지성군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밟는 운전자의 동작과 압력의 정도를 측정해 발광다이오드(LED)로 표시하고, 이를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함으로써 블랙박스에 녹화되도록 만든 ‘급발진 확인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작품은 참신한 아이디어에 향후 응용 가능성까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군은 “급발진 추정 사건으로 손자는 사망하고, 운전을 한 할머니는 교통사고특례법으로 구속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는 뉴스를 봤다”며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것이 발명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한도하군은 들것의 손잡이에 스위치를 달아 진동, LED 불빛, 경보음 발생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방향 지시가 가능하고 발밑이 보이는 구조용 들것’을 개발했다. 이 작품은 다른 발명품에 비해 완성도와 실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군은 “올해 2월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 관련 뉴스를 보는데 몰려든 인파와 바닥의 위험물 때문에 부상자를 들것에 싣고 이동하는 구조대원들이 위험해 보였다”며 “대원들이 효과적인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발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1979년부터 학생들의 발명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열렸다. 올해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9896명이 참가했다. 이 중 지역대회를 통해 선발된 300명이 본선에 진출했고, 심사위원 49명이 창의성과 탐구성, 실용성, 노력도, 경제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외에도 최우수상(부처 장관상) 10점, 특상 50점, 우수상 100점, 장려상 138점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26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 홀에서 열린다.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수상자는 해외 과학문화 탐방 기회가 제공된다.
브레이크·타이어 분진, 도로 먼지 정화 집진 장치 발명한 김형우군 ‘대통령賞’
제36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
김효인 기자
조선일보 2023.08.03. 09:25
“2025년 적용되는 강화된 배출 가스 기준인 ‘유로7′부터는 브레이크와 타이어 분진도 규제 대상이 된다는 기사를 읽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김형우 황윤찬 윤하진
‘제36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최고상(대통령상)을 받은 김형우(거창대성고3)군은 보행자의 호흡기로 유입될 수 있는 도로 위의 재비산 먼지도 모을 수 있는 집진 장치를 만들었다. 김군이 만든 집진 장치는 기다란 튜브의 양쪽 끝에 크기가 다른 깔대기가 달려있는 형태로, 기체가 직경이 작은 부분을 통과하며 속도가 더 빨라지는 ‘벤투리 효과’를 이용해 자동차 주행 시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다. 이렇게 빨려 들어온 공기가 집진 장치 가운데 있는 필터를 거치며 정화되는 구조다. 필터 앞에는 자석을 설치해 자성이 있는 타이어 분진을 먼저 걸러낸다. 현재 자동차에 설치된 일반적인 집진 장치와 비교하면 별도의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타이어 분진 등 더 다양한 환경오염 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무총리상은 황윤찬(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제주 9)군과 윤하진(가람초 6)양이 받았다. 황군이 발명한 ‘엘리베이터 알리미(엘림)’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정보 알림 장치다. 엘리베이터 버튼과 컴퓨터를 연결해 숫자를 인식한 후 층수를 읽어주는 기기로 시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윤양이 발명한 ‘휴대가 간편한 만능 서예 붓 뚜껑’은 원통 모양의 서예 붓용 뚜껑으로 거꾸로 보관하기 어려웠던 서예 붓을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조선일보사장상을 받은 장은서(기성초 6)양은 원터치 전동 실험용 스탠드를 개발했다. 오세진(광주중앙고1)군은 반지하 침수 예방 경보기를 개발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상을 받았다. 함께 진행된 전국교원발명품경진대회에서는 촉석초 하우영 교사가 물감을 자동으로 섞어 채도를 조절하는 ‘똑똑한 팔레트’를 개발해 최고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학교 밖에선 자동으로 이름 가려주는 전자명찰 발명한 형진성군 ‘대통령賞’
제34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
국무총리賞엔 최서연·한지희양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 2021.11.11. 04:51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해진 요즘 학교 밖에서는 이름이 자동으로 보이지 않는 전자명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34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최고상(대통령상)을 받은 형진성(충주대원고2)군은 “등하교 시 명찰을 떼었다 붙였다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번거로워 좀 더 편한 방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형군이 만든 발명품은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자동 전자명찰’이다. 학교 내 장소별로 위치 신호를 전송하는 기기를 설치해두면 명찰은 그에 반응해 장소에 따라 각각 다른 이름을 표시한다. 영어 교실에서는 영어 이름이, 학교 밖에서는 빈칸으로 나오는 식이다.
제34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 수상자/형진성, 최서연, 한지희.
국무총리상은 최서연(통영여중2)양과 한지희(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2)양이 받았다. 최양은 정수기 폐필터를 활용한 자동 정화 물감물통을 만들었다. 물 정수기에서 수명을 다하고 교체된 폐필터를 이용해 물감물에 함유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걸러주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물통의 물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는 장치다. 한양은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터치스크린을 구동할 수 있는 펜 모양 장치를 개발했다. 장치는 접촉 없이도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어 코로나 같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선일보사장상을 받은 권채아(웅상여중2)양은 지하차도 침수 시 불이 들어오는 알림 장치를 개발했다. 정동혁(하노이한국국제학교10)군은 몸무게를 암호화해 자신만 알 수 있도록 한 체중계를 발명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