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hJ2m80EkhTk
이맘때쯤 여주 삼합리 남한강변은 눈부시게 펼쳐지는 노란 금계국 군락으로 장관을 이룹니다. 작년 6월 중순, 두번씩이나 머물면서 우쿨렐레 연주도 하였던 곳입니다.
그런데 삼합리는 작년 방문 이후 차박.캠핑이 금지 되어 인근에 있는 여주 장안리 금계국 군락으로 빨간 애마 종봄이를 몰고 차박을 하기 위해 달려갑니다.
장안리는 바로 강변에 인접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남한강이 조망되고 금계국 군락이 삼합리 보다 더 넓게 펼쳐져 있는 곳입니다. 최근 점점 알려지기 시작면서 차박러들이나 캠퍼들이 아름아름 찾는 곳입니다.
도착해 보니 개화기가 지난 데다 평일이고 하여 차박.캠핑을 하는 팀들이 3~4팀 밖에 없습니다. 남한강이 잘 보이는 적당한 곳에 차 위에 달려 있는 팝업텐트를 올리고 자리를 잡아봅니다.
산책도 하고 남한강을 바라보며 소위 ‘물멍’도 때려봅니다. 오랜만에 감바스도 요리해 보고, 오래전 보았던 영화 ‘비긴어게인’도 다시 봅니다. 실패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그런 영화입니다.
새벽녘 문뜩 잠에서 깨어 차박텐트 창문을 올려다봅니다. 사각 프레임에 반짝이는 별들이 가득입니다. 그동안 산정상에서, 들길 한복판에서 수없이 보았던 그 별들이 여기 네모 상자속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그 바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고통은 소유하지 않을 때 사라진다는 성인들의 말씀도, 갈등은 외면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나의 신념도 잡기 힘든 바람 같은 그런 것일까요?
내가 나라고 믿는 나의 모든 모습들을 의심하고 싶은 그런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