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독점]
2004년 5월에 있었던 일이다. 와세다 대학과의 친선경기를 앞둔 고려대 럭비부 선수들을 취재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멀리서 축구화를 들고 뛰어내려오던 선수 한 명이 보였다.
물론 축구부 훈련 시간은 아니었다. 누군가 개인훈련을 하기 위해 오는 중이었다.
그 연습벌레가 누군지 궁금한 마음에 가던 걸음을 멈췄다.
그 선수는 다름 아닌 박주영이었다.
입학 후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지만 그 모습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넓은 운동장에서 혼자 연습하고 있는 축구 선수라. 모르는 척 내려갈 수 없었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고 있을 때 박주영이 말했다.
“사진 안 찍고 가면 안돼요? 제가 하루 중 유일하게 집중하는 시간이에요. 연습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다쳐서 팀 훈련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시간이거든요.”
‘그 모습을 담고 싶다’는 생각만 한 것이 미안했다. "방해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 뒤 운동장을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는 부상 중이었다. 연습경기 중 팀 선배가 발을 밟았고, 선수들 표현에 의하면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으로 한동안 훈련에 참여할 수 없었다.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의 고민과 고통을 혼자 삭이면서 그렇게 그는 남들이 쉬는 시간에도 몸을 만들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축구천재’ 라고 부른다. 그러나 타고난 자질보다 지독한 근성, ‘연습벌레’ 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한결같은 그 꾸준함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저녁 시간. 남들이 다 텔레비전 앞에 모여 웃고 떠들 때도, 박주영은 구석에서 복근운동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주말에도 그는 쉬지 않았다.
사실 숙소생활을 하는 선수들에게 주말은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 아니던가. 오전훈련이 끝나면 그때부터 대부분의 선수들은 외출 준비에 바쁘다.
“이 옷 좀 빌려줘!"
"오늘따라 머리가 왜 이렇지?"
"이거 어울리냐? 폼 좀 나?”
그렇게 다들 때 빼고 광내는 그 시간에도 박주영은 유니폼을 입은 채 앉아 있다.
“야, 너 유니폼 안 벗어? 땀 났는데 얼른 벗지?” 머리에 왁스를 바르며 한 선배가 묻자, 당시 박주영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좀 있다 또 나가서 운동할건데요.”
새벽마다 제일 먼저 운동장에 나가 개인운동을 할 때도, 동료 선수들은 ‘저러다가 말겠지…’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그 생각은 ‘무서운 녀석 같으니라고. 또 나가?!’ 라고 바꿨단다.
동료선수들 뿐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박주영은 ‘무서운 녀석’ 이다.
멀리 기자들이 보이기라도 하면, 그는 늘 고개 숙인 채 모른 척 걸어간다.
그러다 붙잡혀 질문공세를 받을 때도 언제나 간단한 대답 뿐이다. “예” “아니요” 그렇게 단답형으로 끝나니 그와의 인터뷰가 어려울 수밖에. 때문에 그는 기자들에게 무섭고도 어려운 선수다.
그렇지만 대학시절부터 지켜 본 박주영은 결코 과묵한 남자가 아니다. 오히려 수다쟁이 스타일이라고 할까. 개그프로에 나오는 유행어 흉내도 곧잘 냈으며, 친구들과 노래방 가는 것도 좋아했다. 그런 그가 유독 기자들 앞에서는 얼굴이 굳어지는 이유가 뭘까.
“축구선수니까 경기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축구선수는 말보다 ‘경기’ 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박주영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 얼마 전까지 골침묵에 대한 비난으로 마음고생을 하며 FC서울 이장수 감독과 특별면담까지 했을 정도다.
월드컵을 앞두고 언론과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상태라 그에 따른 부담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경기에서 박주영은 보란 듯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그런 박주영을 보고 있자니 2년 전,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서 홀로 연습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얼마 전까지 온갖 비난과 의혹의 눈초리 속에서도 연습만 하던 그의 심정은 아마도 당시와 비슷했으리라.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된 뒤, 전국대학선수권에서 10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탔던 그 날처럼 월드컵에서 상대 편이 가장 경계해야만 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땀 흘릴 박주영이므로.
[야후!독점=권민정 명예기자]
기사 펌...저는 박주영이 천재이면서 동시에 노력파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 큰 기대가 드는것임
첫댓글 솔직히 축구선수들은 다 천재라고 생각.,,
박주영이 당연히 천재 아니죠 천재는 루니
꼭 이런 사람들 있어 진짜! 기사는 읽고 댓글 다시는건가요?
박주영 아자 화이팅~~~!!!
본인은 천재라고 안하는데 꼭 남들이~ ㅋㅋㅋ
루니야 빨리 나아라
천제라하면 루니형 아니에요?
이 세상에 천재가 루니밖에 없나?
죠낸 박주영글에 왠루니 ㅋㅋ
노력의 천재!
언론은 박주영을 천재와 스타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본인은 그냥 축구 잘하는 선수가 되는게 꿈이라고 말하죠. 아무튼 언론이 뭐라 떠들던 박주영의 천부적인 재능과 성실성을 의심하지는 말기를
박주영 멋지다!! 얼른 해외로 나가서 날개를 펼쳐라!
박주영 화이팅~
뫼비우스 마테...쟤 왜 저래 쟤 땜에 루니까지 싫어지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