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충남 공주대에서 명예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민족의 운명과 우리교육'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일 공주대학교 초청 특강(주제: 민족의 운명과 우리 교육)에서 21세기 지식경제시대의 특징을 지적하며 “우리의 적응방식에 따라 민족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특강에 앞서 김재현 공주대학교 총장은 김 전 대통령에게 명예교육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장소가 교육대이고, 교육학 박사 학위 수여를 의식해서인지, 북한 핵실험 사태에 앞서 21세기 지식기반 경제시대의 특징과 그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비전을 제시해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었다.
남북관계 개선과 민주화를 이뤄내는 등 다양한 업적과 한국인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이 높이 평가돼 학위를 받은 김 전 대통령은 정치, 경제, 문학 등 국내에서 받은 명예박사 학위만 6개로 전직 대통령 중 제일 많으며 교육학 분야는 처음이다.
공주대 관계자는 특강 하루 전날 도착하는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을 배려해 대전의 모 관광호텔을 예약했으나 "차디찬 감옥에서도 잠을 잤는데, 학교 기숙사면 어떠냐?"라며 기숙사에서 묵을 것을 간청해 교내 기숙사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도착하던 14일 저녁부터 다음날 점심까지 기숙사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환영하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답례를 하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이자 학생들은 “대통령까지 지내신 분인데 동네 할아버지처럼 푸근하게 느껴져 좋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건강해 보이는 김 전 대통령은 특강에서도 위트가 넘치는 구수한 입담으로 강연장 분위기를 이끌며 21세기 지식경제시대의 특징을 지적하고 “우리가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민족의 운명도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전 대통령이 지적한 21세기 지식경제시대의 특징 다섯 가지를 요약한 것이다.
첫째,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나, ‘한류’와 같은 새로운 문화 콘텐츠처럼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창의력이나 활력 등이 경제발전의 요소로서 중요시되고, 육체노동자보다 지식노동자가 경제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정보기술(IT), 나노산업(NT), 생명공학(BT), 문화산업(CT), 환경산업(ET), 우주산업(ST)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경제를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셋째,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는 아시아가 처음으로 하나의 단위가 되어 EU, NAFTA와 같이 세계 속에서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이다. 특히 유구한 지적 전통과 광범위한 교육 기반이 있는 중국, 한국, 일본이 중심이 될 것이다.
넷째,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시대와 더불어 세계가 하나의 실시간 단위의 공동체를 이루고 지역주의와 세계자본주의 틀 속에서 무한경쟁과 협력을 하는 가운데 병행 발전해나갈 것이다.
다섯째, 한국은 지식정보화, 세계화시대의 한가운데 서있어 세계의 좋고 나쁜 모든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건전한 수용력을 가지고 세계를 받아들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조선, 철강, 자동차, 섬유, 반도체, 한류 등을 한국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어, 가장 우수한 제품과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공급하는 동시에, 가장 우수한 제품과 문화 콘텐츠를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우리 민족의 성공은 이러한 경쟁과 협력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지적 전통과 높은 교육수준, 그리고 국민적인 활력이 양분이 되어 21세기 세계화시대는 유라시아로 뻗어가는 우리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며 지식경제의 원천인 교육의 발전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첫째, 이제 우리는 다양한 사람의 문화와 제품을 주고받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도 민족교육으로부터 세계화교육으로 발전해야 하며, 단일문화교육으로부터 다문화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의 특징은 ‘급격한 변화’라서 어제 유용했던 지식이 오늘은 의미 없는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시대에 뒤쳐지고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교육, 사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생교육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시대에 앞서가는 고급 인재 양성과 고등사고의 수준 높은 대중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고, 자기 개발에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율적, 자생적으로 배워가는 동기를 부여하고 자기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길러야 한다.
다섯째, 1300년간 통일의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이 타의에 의해 분단이 되었으니 마땅히 하나가 될 권리가 있고 또 되어야만 민족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가 열릴 것이니 통일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지식경제시대의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통일교육을 강조하며, 통일은 10년이고 20년이고 우리가 서로 안심할 수 있을 때 남북한이 공동 승리하는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번 공주대학교 특강은 분명 내일의 희망인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유신과 서울의 봄 때 군부독재에 분노, 분신자살 하려는 대학생들에게 생명은 고귀한 것이라며 애원하던 모습이 시나브로 떠올라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첫댓글 대통령님의 공주대 특강에서 북한 핵실험 사태와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한 내용은 빼고, 21세기 정보화 지식기반 경제사대의 특징에 대한 대통령님의 지적과 비전을 듣기 위해 꾸며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