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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상용 VAN으로는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르노마스터, 그 등장과 함께 주목받은 분야가 마스터를 베이스 카로 한 캠핑카 제작이다. 마스터가 정식 출시되고 본격적인 계약이 이루어지면서 이를 베이스로 VAN LIFE를 꿈꾸던 많은 사람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아직 출시 초기이다 보니 잘못된 정보도 있고 어떻게 하면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행복한 VAN LIFE를 실현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오늘은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이길 바라며 마스터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정리해 본다.
르노마스터 베이스 캠핑카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첫 번째, 르노마스터 캠핑카는 르노삼성에서 만들지 않는다
마스터의 계약과 출고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마스터로 만든 캠핑카를 구입하기 위해 르노마스터 판매 거점(르노삼성은 상용차인 마스터 판매를 위해 지역별 판매처를 지정해서 운영)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르노삼성에서는 마스터 캠핑카를 판매하지 않는다.
마스터로 만든 캠핑카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캠핑카 제작사를 찾아가서 계약해야 한다. 만일 르노삼성 지점에서 개인 소비자가 차를 사서 등록 후 캠핑카 제작사로 가지고 가게 되면 캠핑카 제작사에서 제작 후 형식승인을 받는 이동업무차가 될 수 없다. 이는 현행법상 등록된 화물자동차(중고차)를 이용한 캠핑카 구조변경 승인을 받을 수 없다. 개정이 진행 중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현행법상 중고차를 이용한 구조변경 신청은 “승합자동차”만 가능하다. 3인승 화물자동차인 마스터는 구조변경 승인 대상이 되지 못한다. 또한 법이 개정되어 가능하다고 해도 중고차 구조변경은 캠핑카 제작사들의 신규형식승인보다 제작에 제한이 되는 사항이 많고 등록과 구조변경신청을 중복해야 하므로 이중의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캠핑카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르노삼성 지점이 아닌 캠핑카업체와 상담 후 차량을 계약해야 하는 이유이다.
+ 두 번째, 내년에도 자동변속기 모델은 출시되지 않을 것이다
신차 발표회 이후, 내년에는 르노마스터의 자동변속기가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이 간간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수동변속기뿐이라는 아쉬움에 내년이라도 나와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는 신차 발표회에서 르노삼성의 관계자가 “시장의 추이를 보고 도입을 검토하겠다”라는 답변에 따른 반응들로 해석되는데, 이 답변은 원론적인 답변일 뿐이다. 유럽 현지에서는 르노마스터의 수동판매 비율이 90% 이상이다. 전체 생산량의 10%도 되지 않는 자동변속기 역시 완전한 것이 아닌 푸조, 시트로엥의 MCP와 같은 수동기반 자동변속기 개념이다. 생산량도 미미한 수동기반 자동변속기를 국내에 들여오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 세 번째, 마스터보다 이베코가 캠핑카로 더 적합한가?
런칭 소식이 마스터만큼 큰 눈길을 끌지는 못했지만, 이베코의 뉴데일리도 국내에 출시ㄴ됐다. 어떤 이는 당당하게 8단 자동변속기까지 탑재한 이베코의 뉴데일리가 캠핑카 제작에 더 적합하다는 이야기하기도 한다. 자동변속기에 최신 스타일의 디자인과 넉넉하고 튼튼한 차체사이즈를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5천만 원에서 6천만 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의 벽은 캠핑카 베이스로 쓰기에는 무리이다. 이런 가격에 최신스타일과 자동변속기까지 갖춘 차는 이미 우리 곁에 몇 해 전부터 있어왔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쏠라티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쏠라티를 베이스로 캠핑카를 만드는 회사는 없다.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이베코 뉴데일리의 또 하나의 단점은 이번에 출시된 전 차량이 3.5톤 이상 화물차량으로 인증받아 90km 속도제한 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해 전 국내 캠핑카 업체에서 3.5톤 이상 인증을 받은 베이스 카로 캠핑카를 제작했다가 판매를 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본적이 있다. 캠핑카 시장에서 수동변속기보다 더 높은 허들은 속도제한 장치일 수도 있다. 힘든 건 참아도 답답한 건 못 참는 걸까?
+ 네 번째, 마스터L(Long)이 가장 긴 차가 아니다
유럽에서 마스터는 L1, L2, L3, L4까지 길이에 따라 네 종류로 나뉜다. 국내에 판매되는 S와 L모델은 L1, L2 모델이다. 높이 역시 H1, H2, H3 세 종류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L1H1, L2H2 모델이다. 아직 길이가 더 긴 차량이 2종이나 있는 셈이다. L4 모델은 후륜구동에 복륜의 바퀴가 장착된 중형 트럭의 모습이다. 자동변속기 도입은 요원하지만 좀 더 큰 체급의 다양한 모델을 들여올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 다섯 번째, 르노삼성과 소규모 캠핑카 업체의 상생과 협력!
르노삼성에서 이번 마스터 출시와 함께 소규모 제작자인 캠핑카 제조사에 몇 가지 지원이 있었다. 영업지점이 아닌 본사 법인팀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캠핑카 개발용 차량 공급을 위한 본사차원의 신속하고 빠른 지원도 뒤따랐다. 내부적으로 기존 판매 조직의 작은 반발도 있었지만,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캠핑카 판매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오해였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완성차 생산량과 비교한다면 캠핑카 시장은 아직 작은 틈새시장이지만, 최근에는 그 인기에 힘입어 연간 천여 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냉대와 무시를 받아온 캠핑카 업계 입장에서 이런 협력관계가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지를 표방하는 본지에서도 모처럼의 완성차 업체와의 상생과 협력 분위기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