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죽나무[2019년 5월 17일 봉담 와우리에서]


2019년 5월 18일 정남면 보통리에서


2019년 5월 20일 동탄 반송동에서






만약 나뭇잎이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처럼 똑같이 생겼다면 자연은 얼마나 단조롭고 심심할까.
다행히 하느님은 세상을 그렇게 재미없게 만들지는 않았다.
나무마다 천차만별의 모양이 있기에 나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런 차이를 찾아 종류를 알아내게 된다.
때죽나무는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잎 모양을 가지고 있다.
뚜렷한 잎의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갸름한 잎에 잎맥이 있고, 잎자루가 적당한 길이로 달려 있는 흔하디흔한 보통의 잎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 나무를 공부할 때 가장 애먹는 나무가 바로 때죽나무다.
대체로 어린이날을 지나면서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처럼 5월의 화창한 날, 때죽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다.
그것도 띄엄띄엄 감질나게 하나씩 피는 게 아니라 2~5송이씩 모여 소곤소곤 재잘대는 아이들을 보듯, 나무 전체를 뒤덮을 만큼 많이 핀다.
동전 크기만 한 다섯 개의 꽃잎을 살포시 펼치면서 가운데는 하나의 암술과 노란 수술 10여 개가 이를 둘러싼다.
수술은 꽃이 활짝 피면 연한 갈색으로 변하는데, 흰 꽃의 심심함을 보완해주는 포인트다.
꽃들은 모두 한결같이 다소곳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피는 모습이 부끄럼을 타는 사춘기 소녀처럼 정겹다.
열흘 남짓한 비교적 짧은 꽃 세상이 끝나면 이어서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다.
수많은 열매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여 조롱조롱 귀엽게 매달려 있다.
열매는 새끼손가락 첫 마디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타원형이나 때로는 머리가 뾰족하기도 하며, 익으면 은회색이 된다.
안에는 딱딱한 씨앗이 하나씩 들어 있다.
겨울을 넘기면서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씨앗이 그대로 드러난다.
때죽이라는 이름은 나무껍질이 때가 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열매를 물에 불려 빨래를 하면 때가 죽 빠진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 열매를 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떼로 죽는다는 데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다.
나무 진, 열매에는 강한 살충 성분이 있어 나뭇가지나 열매를 물에 오래 담가 진액을 만들어 살충제로 이용하였다. 특히 재래식 화장실에 뿌려서 파리 번식을 막는 용도로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