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요즈음 보는 제목이 "손해보기 싫어서"라는 TV. 드라마가 있다. 뭐 주인공이 좀 깍쟁이 인듯은 하지만 결코 남을 해하거나 남의 것을그냥 탐하는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저 내 것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다. 실은 그런 사람들이 여러면에서 대부분 넉넉치가 못해 한 번이라도 손해를 보면 사는 게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그래 늘 노심초사인 거고.. 뭔지 모르게 주인공이 내 처지와 비슷한 것만 같아 재미있게 보고 있다.
1030. 기부금
난 정말 돈 단위가 몇 백 원 하는 시골 동네 조그만 의원에 원장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노인 환자를 한 분 보면 진찰비로 1500원을 받는다. 하루종일 이 삼 십명을 보면 그 1500원도 뭐 요즈음은 다 카드라서 집에 쥐어가는 돈이 아예 없기도 하다. 일 년이 지나봐야 의료 수가 랍시고 진찰료가 겨우 백 여 원 오르기나 하고.. 아무튼 내가 생활하는 점방의 돈 단위가 겨우 몇 백 원이다.
그러니 요즈음 시금치 한 단이 만 원이고 배추가 이 만원 씩이나 한다니 내가 산다는 게 그저 웃음만 나온다. 아무리 돈을 잘 못 번다고 설명을 해도 개업을 한 의원이라면 그저 돈이나 많이 버는 줄 알고들 있으니.. 무슨 동네 동창 모임에라도 가면 꼭 "너는 더 내라! 아니 네가 다 내라!" 는 소리들만 들린다. 그러지 못하는 내 형편은 헤아려주지를 않고서 심지어는 내 면전에서 "명색이 의사라는 사람이 .." 하면서 까지.. 후후!
그렇지 않아도 다음 주에 연고전이 내가 사는 고양시 일산 운동장에서 있다는데 후배들 뒷 풀이?를 위한 찬조금을 내라고 동네 대학 동창회에서 연락이 왔다. 마음 속으로야 "동창회 유지를 위한 비용이 아니고 후배들 술 마시는 돈까지 내라니?!" 라고 목맨 소리를 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그래 얼마나?!" 라고 묻다가 뒤로 넘어져 자빠질 뻔 했다. 그 액수에 놀라서.. 지난 해에 고려대학 대학 동창회 회장단들은 일 억 가까이 썼다고 하면서.. 난 겨우 백 원 단위 인생인데 말이다. 하하! 내 수준을 몰라도 정말 한참을 모르는 가 보다.
찬조금이 무슨 50,60 년대나 나오는 조폭 단결 문화 를 위한 부어라 마셔라에 쓰는 것 말고 하다못해 사는 지역 동네를 위한 공공의 이익 같은 것에 쓰이는 찬조금이면 어떨까?! 그리고 제발 나같은 하루에 겨우 몇 백 원 집으로 벌어 가는 벌이가 형편 없는 동네 의원 일명 점방 원장에게는 찬조금 좀 내지 말라면 안 될까?! 난 벌어 논 돈도 없고 더구나 앞으로도 퇴직금조차도 한 푼 없을 텐데.. 말이다. 정말 손해보기 싫은 깍쟁이 엄살이 아니다. 창피한 내 현실이다. 내 현실!.. 하하!
글. 고 사리
첫댓글 ㅎㅎ 돈돈돈돈~
돈 쓸 능력 없어 아예 이곳에선 사회생활 접었어요. 저는 ㅎㅎ
첨엔 좀 외롭더니 지금은 아주 자유로와 좋아요~
옛 친구들이야 문자로 안부 전하면 되고
ㅋㅋ.. 그러게요. 누가 진정으로 행복한 건지 아무도 모른 다니까요.. 이 가을도 댁내에 행복이 충만 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