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통도사 사하촌 신평마을에 봄비가 내립니다. 세찬 비와 가는 비가 바람에 휩쓸리며
오락가락합니다. 영축산 아래 평산마을 입구 카페 정원에 진분홍 빛깔의 해당화가
비에 촉촉이 젖은채로 지그시 피어 있구요. 빗소리를 들으며 기울이는 한 잔의 커피에
지난 한 주의 시름과 피곤함이 봄볕에 잔설이 녹듯이 사라집니다.
시비와 판단,비교와 기대심등 또한 오간데없이 그 자리가 텅 비어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대로 편안하고 자유롭습니다.
즐겁고 고마운 마음이 한 움큼 밀려오니 참 좋구요.
빗속에서 시작하는 5월의 새로운 한 주, 힘차게 맞으시길 마음 모읍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 4월이 맞바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지고 오래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 5월이 벼락같이 찾아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신록예찬이 절로 나오는 계절의
여왕 덕분에 내 마음도 한뼘은 너끈히 자랄 것 같은 느낌이 밀려오구요.
분별과 선입견, 고정관념 대신 텅빈 마음으로 새로운 5월, 새로운 한 주를 만끽하시길
안부로 여쭙니다.
지난 주 화요일과 수요일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하는, 특별한 울림이 있었던
나래코리아 연주회에 함께 하고 전주의 거리를 걸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의 숲에서 좋은 인연들과 오붓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구요.
문화예술의 힘, 헌신적인 삶의 위대함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수고하신 이 시대의 작은 영웅들께 고마운 박수를 보냅니다.
목요일엔 서초동 전북특별자치도 서울장학숙 개관 32주년 기념행사에 함께 했습니다.
사람의 소중함, 인재양성의 길에 물심양면으로 헌신한 삶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졌구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성찰해 본 뜻깊고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주말엔 134번째 행발모로 좋은 인연들과 북한강길을 걸었습니다. 가평역에서 시작하여 자라섬 이화원,
백양리역까지 뚜벅뚜벅 걸으며 봄날 한강의 정취를 맘껏 누렸구요.
소양강 처녀를 만나고, 김유정역에 들려 문화의 향기에 취한 것, 강촌역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로 삶을 즐긴
것은 특별한 보너스였습니다. 행발모는 행복을 발견하는 모임임이 틀림없음을 확인했구요.
비내리는 휴일은 여름의 길목인 입하이자 어린이날이었지요.
저출생의 안타까움에 어른들의 폭력과 탐욕등으로 아이들의 삶이 갈수록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이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미래인 이 땅의 아이들이 진정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대전환의 새로운 물꼬가 트이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축소판이나 탐욕의 희생자가 아니라 존재 그대로의 인격체이자 소중한 사람임을
깊게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휴일 오전엔 얼마전 출간한 책 추천사를 써준 강원국 친구와 차담을 하고,
오후 어버이날에 앞서 홀로 계신 양산 어머님을 뵈러 왔습니다.
잠시 짬을 내어 가족들과 평산마을 입구의 비내리는 정원 카페, 페이퍼 가든에서 모처럼 망중한을 즐겼구요.
지금 바로 여기에 행복이 온전히 깃들었습니다. 즐겁고 고마운 삶입니다.
나의 작은 꿈에 깨어있는 삶,
보다 너그럽고 크고 열린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내 마음속에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 하인리히 하이네 (독일 시인)
2024. 5. 6
양산 통도사 마을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