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해에 휩싸인
금정산 장군봉
우수 다음날인 2월 20일. 봄을 재촉하는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씨에 장군봉 능선을 운해가 감싸면서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했다. 금정산은 남쪽으론 쇠미산과 백양산까지 뻗었지만 북쪽으론 다른 산과 연결되지 않고 바로 양산시 다방동에서 끝난다. 근래 다방동 인근엔 사송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산밑으론 전철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근년 들어 부산시민들이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양산 쪽에서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인데 국립공원이 되면 도시개발에 제한을 받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80년대 중반, '금정산보존회'가 발족되었고 회원들은 매년 두세 차례 금정산성 북문 늪지광장에 모여 산을 지키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난 90년대말 금정산 동쪽 자락인 온천동 주택과 산 너머 화명동쪽 산자락 아파트에 10년 넘게 살면서 산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부산의 진산'이란 말이 실감날 만큼 금정산은 매력을 지닌 산이다. 그동안 몇 차례 부분적으로 산불이 났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을 정도로 복원되었고 곳곳에 옹달샘이 있을 만큼 수원도 풍부하여 식물들이 잘 자란다. 금정산 정상 고당봉은 부산과 양산을 가르는 경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