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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익선 통통익선
장장익선長長益善. 통통익선峯峯益善
길수록 좋고 통통할수록 좋다.
도대체 도암이 말하는 짧은 거란 얼마만한 길이며 길다고 한 것은 또 얼마만한 길이일까? 여자들이 좋아하는 굵기란 어느 정도일까? 그것이 문제로 남았다.
곧 죽어야 할 아내에게는 길이나 굵기가 문제될 수 없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산자만을 위해 맞춰져 있다. 생각하는 것도, 입는 것도 먹고 싸는 것도 모두 살아 있는 자에게 필요한 것이지 죽은 자에겐 아무 소용이 없다.
도치씨는 도암의 말에 우아영과 혜림을 비교했다.
살랑살랑한 혜림과 팔딱팔딱한 우아영은 분명히 서로 선호하는 사이즈가 있을 것 같았다.
도치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도치씨가 도암에게 물었다.
“도사님 여자들마다 한 가지 사이즈만 선호합니까? 그러니까.”
차마 정면으로 묻지 못하는 도치씨의 눈치를 곁눈으로 핥고 말했다.
“왜? 궁금한가?”
도치씨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도암이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여자들마다 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긴 하지.”
“좀 더 리얼하게 말해 주세요.”
이렇게 묻고 싶었지만 도치씨는 입에서 맴맴 돌아버리는 궁금증을 목구멍으로 꿀꺽 삼켜버렸다.
도암이 계속 말했다.
“허나, 여자들이란 남자들하고 구조가 틀려.”
“그건 생물학적으로 저도 아는 건데요.”
“이 사람아! 알긴 뭘 알아?”
“수업으로 배웠거든요.”
“참 답답한 사람이군. 지식으로 학습한 거하고 경험으로 체습體習한 거하고 어떻게 같을 수가 있나? 학습보다는 체습에 절묘한 진리가 더 많아. 학습이 껍데기라면 체습은 내장이야. 오장육부. 순대국이 왜 영양 좋고 맛있는 줄 아나? 내장이거든. 내장엔 과학이나 지식이 풀지 못하는 오묘한 식감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 말씀이야.”
“아 네. 그렇군요. 순댓국처럼.”
“하물며 내장의 오묘함을 내장으로 접속하다보면 요상한 진실을 깨닫지? 세치도 안 되는 깊이에 아무리 깊게 찔러봐도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이 말이여.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겄능가?”
도치씨는 머리를 흔들었다. 진짜 말의 내용과 뜻을 알 수 없었다. 내장의 오묘함이란 얼른 납득이 됐는데, 내장으로 접속한다는 말은 아무리 따지고 벗겨 봐도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얼핏 남자의 그것을 비유해서 말하는 것 같긴 한데.
“내장에 접속한다는 내장이란 게.”
“이 사람! 참 큰일이네?”
“네에?”
“하나만 알고 두 개는 모른다니. 원 저렇게 하드hard하노? 수컷이 이 세상에 나올 때 껍질이 벗겨져 나오나? 도치씨도 뒤집어쓰고 나왔잖아? 그러니까 내장 맞잖아?”
도치씨는 무릎을 탁칠 뻔했다.
도암도사는 어쩌면 저렇게 이 세상, 아니 우주만물의 이치를 모르는 게 없을까? 모든 것은 옥황상제 때문이라 생각했다.
도치씨가 감탄에 빠져 있었지만 도암은 자신의 말을 계속했다.
“장장 길수록 좋지. 통통 굵을수록 좋지. 길면 길수록 남자가 편하지, 허지만 너무 굵으면 남자가 힘들어.”
도치씨는 도암의 말에 실시간 실제상황을 상상했다.
도암은 역시 최고수도사다.
그렇지! 길면 길수록 남자는 편하겠네? 편안하게 누워도 되고, 엎어져도 되고, 서도 되고, ‘서도되고’ ‘서도되고’ ‘서도되고’ 도치씨는 서도되고를 혼자서 중얼거렸다.
언젠가 아내와 전날 본 동영상 흉내를 내려다 아내가 깔고 앉는 바람에 아내의 중량에 짓눌려 압사할 뻔 했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도암의 말처럼 길이만 길었어도 그토록 죽을 고비는 안 넘겼을 것 같았던 것이다. 길이가 길면 안전거리를 확보한 자세에서 얼마든지 모든 행위를 손쉽게 해치웠을 것은 자명했다.
굵으면 굵을수록 남자가 힘들다는 말은 도치씨를 그렇게 자극하지 않았으나, 아내와의 그 일로 인해 길이란 말은 도치씨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서도되고’를 대신 중얼거린 것이다.
도암이 짓궂게 말했다.
“왜? 내가 길이하고 굵기 좀 조절해 줄까?”
도치씨는 깜짝 또 놀랬다. 놀란 정도가 아니다. 이게 생시인가? 아니면 꿈을 꾸는 건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성형외과의사가 쌍까풀 수술 권하듯 대수롭잖게 말하는 도암의 말에 도치씨는 홀까닥 했다.
도암의 말이 조금도 농담 섞인 말이 아니란 것은 알았다. 쓰고 있는 안경테 너머로 도치씨를 바라보며 묻는 그의 표정에서 도치씨는 진정성을 느꼈다. 진실을 느꼈다.
언젠가 낚시대회 갔을 때, 안총무가 계척 하는 붕어의 길이를 조작하는 현장을 목격했던 그때를 연상했다. 너무 깜쪽 같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지만 도치씨만은 유일하게 안총무의 그 손놀림을 목격했는데, 안총무의 그 손놀림 때문에 대어상을 획득했던 도치씨는 평생 그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
안총무의 붕어길이 늘리는 그 기술처럼 도암도 인체부속을, 아니 내장을 늘리는 것은 기술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믿었다. 도암이라면 천번만번 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도치씨는 또 한편 가슴이 철렁했다.
돈 때문이다.
아내를 죽이기 위해 오천만원은 내일 대출 받는다지만 길이와 굵기를 조절하는 기술료는 얼마일지? 걱정이 덜컹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 걱정은 도치씨의 지나친 기우였다.
도암이 도치씨의 기우를 잠재우는 말을 했다.
“돈 걱정되지? 걱정말더라고. 마누라 죽이는 거야 옥황상제님의 손을 거쳐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만 사이즈 조절하는 건 내 소관이니 무료야. 우리 좋은 인연을 위해 내가 무상으로 해 준다 이 말이야!”
도치씨는 하마터면 아내도 못 죽이고 뇌출혈로 쓰러질 뻔했다.
첫댓글 도암의 마술같은 소리에 점점 빠저들어가는 도치
과연 옳은 일일까 걱정 되네요..
할수만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되는데요?...ㅋㅋㅋ
멋진 한주일 시작하세요. 건강한 주일도 되시구요
장장익선 통통익선. 좋은 말입니다.
장난 끼가 발동 하였네요.~~
ㅎㅎㅎ
날이 참 곱습니다.
주일 첫날. 신나는 한주일로 열어가세요
도치가 남자는 남자로군요..
오천만원 차용증 써주고도
장장 익선 통통 익선 찾으며
혜림과 우아영을 생각해 보는것이~ㅎㅎㅎ
도치씨 뿐만 아니겠지요?
ㅋㅋㅋㅋ
이제 완연한 봄이네요.
어제 너무 화사하게 핀 벗꽃 바라보니 불현듯 소년으로 돌아가 잘못된 지난 생을 위해 다시한번 수정해서 살고 싶어지더군요. 신은 참 야박하다 싶습디다. 요즘은 어디를가도 1+1 인데......ㅋㅋㅋㅋ
장장익선 통통익선 사자성어 잘배워 갑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시간 되세요.
고운 밤 편히 쉬세요
대신 너무 사자성어에 골몰하지 마시구요...ㅋㅋㅋ
길면 길수록 좋고 통통하면 그것또한 좋다.
혜림이보고 물어 봐야 도치와의 관계를 알수있겠슴니다.ㅎㅎ
ㅋㅋㅋㅋㅋ
짓궂으셔......ㅋㅋㅋㅋㅋ
도암 선생이 관상도 보고
장장 익선 통통익선도 만드는 군요~~ㅎㅎㅎ
요즘은 무당도 세일하러 다닙니다
그래야 먹고 산다네요...ㅋㅋㅋㅋ
고운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