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
천성산 2
/김상호
현실이 힘들고 머리 아픈 일이 많아서 평생 산을 찾았던 것인데 지금도 잠시나마 산을 떠올리며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곱씹어보려 이 글을 쓴다.
조심성없이 생각나는 대로 주절대다가 친구에게 호되게 뒷통수를 얻어맞고도 기분이 좋아 계속 차는 산내면과 언양을 거쳐 남북으로 뻗은 4차선 국도를 타고 양산통도사 방향으로 달렸다.
네비가 없던 시절 나의 이정표는 산이었다. 가지산 터널을 지나 언양으로 가서 우측으로 보면 가지산과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취산이 차례롤 나타난다.
그 영취산이 끝나는 산자락이 통도사가 있는 곳이고 통도사 맞은편의 산이 원효산 즉 천성산이고 그곳에서 조금 북쪽의 산이 천성산 2봉, 그보다 더 윗쪽의 산이 정족산이며 그 세 개의 산은 모두 다 등산로로 연결되어 있고 걷기를 좋아하는 준족이라면 세 개의 산을 합쳐 코스를 어디로 정하든 좋다. 정족산북서면엔 골프장이 있다.
일단은 영취산이 우측으로 보이면 이정표를 잘 보고 좌측으로 고속도로를 넘어가는 길을 따라 올라서면 바로 왼편으로 정족산에서 뻗어온 능선이 끝나는 부분이 나온다.
이곳 길 우측에 주차하고 이 능선을 타고 오르면 정족산이 나오고, 차를 조금 더 진행시키면 매표소가 나오는데 그곳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주차하고왼편 골로 들어가면 정족산 아래 대성암 방면이고 오른편으로 차를 타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내원사가 나온다. 이 계곡은 관광객이 넘쳐나도록 몹시 아름답다
천성산 2봉을 목표로 하면 이곳 내원사 근처에 주차하고 오르면 되지만 이날 목표는 천성산 1봉이므로 이곳으로 오면 안되고 통도사 앞에서 조금 더 남으로 내려가서 대석리 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그곳 대석리에서 작전도로를 타고 원효산 정상에 있는 원효암까지 차를 타고 올라가서 원효암에 주차하고 바로 정상을 올랐다 화엄벌과 고산습지를 보고 되돌아와도 되지만 등산이 주 목적이면
대석리로 들어가 홍룡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홍룡사 정문 우측의 오솔길을 타고 오르면 머지 않아 원효암에 다다른다.
영취산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편으로 대석리로 들어가는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서 홍룡사를 찾아 올라갔다.
홍룡사 입구에 주차장이 있지만 이곳에 주차하면 한참을 차가 오르내리는 시멘트 포장 차도를 걸어야 하므로 홍룡사 정문 왼편 아래 주차장까지 게속올라갔고
그곳에 차를 주차하고 채비를 하여 절의 정문 일주문 우측에 있는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다.
그렇게 올라가며 오른편으로는 깊은 계곡이 있고 왼편으로도 넓은 계곡과 건너편의 화엄벌을 멀리서 바라보며 올랐는데
날씨는 화창하고 고등학교 동창이자 평생 계모임을 하는 친구들 다섯이서 김밥 두 줄과 약간의 음식에 라면까지 챙겨 넣은 배낭에는 오늘 누님이 주신 중국에서 바다건너 온 귀한 대통술도 들어있어 흥은 더오르고 신이 났다.
한 삼십 분 정도 오르다가 바위가 나와 그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올랐고 마침내 원효암에 도착했다.
이곳 원효함은 암자에 들리는 모든 사람에게 무상으로 점심을 공양하는데 메뉴는 산나물비빔밥 한 가지다.
이것이 알려져 많은 산꾼들이 점심시간을 맞춰 들이닥치니 나중에는 공으로 주던 비빔밥이 시주함을 두고 먼저 시주를 하라고 하여 공짜가 아니었는데 이날은 김밥을 준비하였기로 절에서는 절친과 몇몇 친구는 법당에 들어가서 합장 삼배하고 나머지는 물병을 채우고 길을 나섰다.
어느 산이든 암자와 샘물의 존재는 물을 보급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날에는 산 속에서 물을 보급받지 못하거나 떨어졌을 경우 낭패를 당하기 쉽다. 이런 더운 날은 하루 2리터는 있어야 종일 버틸 수 있다.
참고로 주변의 산에서 물을 얻을 수 있는 샘물 정보로 먼저 운문산과 가지산의 가운데 있는 아랫재가 샘물이 있고, 가지산 정상과 상운암 귀바위와 가지산 중턱의 매점 세 곳에서 물을 살 수 있고
능동산 서편에 샘물이 있으며 계속 서진하여 케이블카 상단에 매점과 근처 샘물산장이 있으며, 천황산 사자봉과 수미봉 사이와 수미봉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는 골짜기 어귀에 매점과 샘물이 있다.
더 남쪽으로 간월재에 매점과 샘물과 대피소인 산장도 있고, 신불산 너머 신불재에도 샘물이 있으며, 신불평원 한가운데와 평원 서편 하산길 입구에도
샘물이 있고, 영취산 정상에서 통도사로 내려가는 머지 않은 곳에 샘물이 있고 조금 더 내려가면 매점에서도 물을 판다.
우리는 원효암을 지나 정상을 한바퀴 감고 있는 철조망을 따라 북쪽으로 갔다가 2봉 갈림길에서 길을 서편으로 잡아 화엄벌로 나섰다. 때는 가을이라 억새가 만발한 화엄벌은 수만 평의 넓이로 우릴 압도했다.
지금은 정상의 군부대가 없어졌지만 예전엔 군부대와 지뢰지대가 있어서 정상은 못 오르고 철조망을 따라 한바퀴 돌아서 화엄벌로 가거나 2봉에 갔다가 되돌아와서 화엄벌로 가서 홍룡사로 하산했다.
그 엣날 신라적에 원효대사께서 당나라에서 온 천 명의 스님들을 설법으로 모두 깨우쳐 성인으로 만들었다는 그 화엄벌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다.
하늘은 푸르고 나무 한 그루 없는 억새평원은 그 넓이가 신불평원에 버금갈 정도로 넓고 아름답다.
그곳 어디에서 우린 자리를 잡고 화엄벌을 내려다보면서 김밥을 내어 먹고 누님이 주신 대통술을 또 갈라 마셨다. 멀리 산 아래엔 고속도로와 국도가 나란히 남북으로 뻗어있고 그 너머에 양산통도사가 영축산 아래 자리하고 아름다운 통도사를 감싸고 있는 병풍같은 바위절벽과 소나무숲은 바다처럼 넓고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점심공양을 끝내고 우리는 원효대사님께 작별을 고하고 그곳에서 서편으로 한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억새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일렬로 서서 걸어 그 끝에 있는 고산습지에 도착하여 안내판을 보고 지킴이며 습지의 도룡뇽과 어울리다가 남쪽으로 난 비탈길을 따라 내려갔다.
습지 근처에는 야생의 억새 사이로 하얀 구절초가 누가 갖다 심은 것도 아닌데 야생으로 여기저기 피어있어 아름다움을 더했다.
습지가 훼손된다고 고속도로 터널공사를 그토록 가로막고 단식투쟁을 하였지만 고산습지의 늪에 물은 빠지지 않았고 도룡뇽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나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도 처음부터 습지의 물이 빠지지 않으리라고 예측을 하였는데 이유는 습지의 물이 괴는 원리가 유리어항같은 바닥이 아니고 억새잎이 썩어서 그 섬유질이 진흙으로 변해 물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비록 수백 미터 아래에 터널발파를 하더라도 진흙바닥이 깨어져 물이 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하산길이 끝나고 만난 곳은 홍룡사 뒷편인데 등산로는 바로 홍룡사 경내로 연결되어 우리는 또 법당에 가서 삼배 올리고 일부는 물마시고 물레방아 구경하고 다시 그곳에서 오른편의 계곡을 따라 잠시 계단을 올라가서 그 유명한 폭포를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 천성산의 볼거리는 화엄벌과 고산습지와 홍룡폭포라고 할 수 있는데 더 자세히 보려면 산 정상에서 2봉까지 갔다가 돌아와서 화엄벌을 보고 홍룡사로 내려가도 되고 내원사 주차하고 2봉 보고 1봉 보고 화엄벌 구경하고 내원사로 내려가도 되는데
내원사 경내로 못 오게 수많은 나무를 잘라 길을 막아놓았기로 가능하면 경내로 들어가지 말길,
실제로 1봉에서 내원사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지도에 없으므로
또 다른 볼거리는 내원사계곡 입구 매표소에 주차하고 가운데 공룡능선을 타고 집북재로 가서 내원사로 하산하거나
반대편의 노전암쪽 계곡으로 하산해도되는데 노전암쪽 게곡이 인적이 하나도 없고 거의 동막골처럼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드니 노전암쪽 계곡을 강추하고
기력이 남으면 집북재를 지나 2봉까지 갔다가 하산해도 됨.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내원사 매표소 가기 전 고속도로 윗길 넘어서자마자 우측의 화장실 있는 길 옆 주차장에 주차하고 바로 왼편의 능선을 따라 오르면 정족산까지 멋진 능선길을 탈 수 있고 정족산을 둘러 대성암을 거쳐 노전암으로 오는 길이 위에서 언급한 딴세상 같은 느낌의 계곡을 맛볼 수 있음
아무튼 이날도 친구들과 즐거운 산행 무사히 잘 갔다가 왔는데 노중에 온천에 들렀던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첫댓글 천성산 2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머실 작기님의 안내에 따라 천성산을 들렸네요...감미로운 문학의 향기에 도취되는 거 같습니다.. 날로 날로 건필하시는 모습에 존경과 찬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건강하시고 즐거운 휴일 되세요 ~^^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