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애니(Annie)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일시: 2006. 11. 26(일) 6시
인원: 엄마, 짱아(8세 여아)
별 생각 없이, 아니 큰 기대 없이 뮤지컬 <애니>를 보기 위해 세종을 찾는다.
가족뮤지컬이란 간판답게 정말 많은 성인들로 로비가 즐비했는데
팜플렛을 받아들고 들어 선 세종은 언제나 늘 편안함을 가져다 주며
울 짱아가 물어 보던 그 검붉은 막의 장벽은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생각케 했다.
남루한 정신병동의 간이 침대처럼 일렬로 쭉 늘어선 셋트에 앉아 있는 아이들....
울 짱아에게 별 설명없이 온 터라 더 상징적인 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누덕누덕한 분위기의 셋트 연출이 더욱 그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해주는데
이때 나타난 그 목소리 초롱초롱 맑은 아이 애니(전예지)의 등장은
벌써부터 이 극의 짜임에 궁금증을 배가시키며 온신경을 몰입케 한다.
약간은 범상치 않은 원장 미스 해니건(전수경)은 비틀거리며 들어서는 순간부터
뭔가 약간은 뒤틀어진 나쁜 이미지를 주는데...헉~
그 보이시하면서, 약간은 허스키한 매력의 전수경님이었다...ㅋ
님들은 아마도 맘마미아~라고 해야 그 분을 기억하실 듯^^
이런 빵빵한 배역에 힘 입어 이 극은 정말 단단히 세종대극장에 틀을 단단히 고정시킨 뒤
이야기를 줄줄 풀어갔다. 회색빛 눅눅한 셋트에 은빛, 금빛 도색을 해가며~~!
몇 번이나 탈옥을 결심하는 죄수처럼, 이 감방같은 곳을 빠져 나간 애니는
우여곡절 끝에 억만장자 워벅스의 대변인이자 비서인 그레이스(이연경)의 눈에 띄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 정말 멋진 크리스마스를 맞게 되는데~~
세종의 무대 설치는 정말이지 매번 근사함으로 날 실망시키지 않음에
간결한 셋트에 그 색채 또한 딱 들어 맞아 군더더기 하나 없이 극을 받쳐 주고 있었다.
이때 등장한 워벅스(김영호)~ 오랜만에 브라운관이 아닌 극에서 보는 그는
생각보다 더 멋진 보이스로 배우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믿음을 주는데
뻘쭘하던 그와 마치 연인같이 다가온 빨강머리 애니는 어느새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워벅스(김영호)와 애니(전예지)가 사랑스런 부녀지간의 따뜻함을 표현했다면
그 극에 꼭 필요한 양념이자 조연인 미스 해니건(전수경)과 동생으로 나온 루스터(이경준)은
카리스마 넘치는 감칠 연기로 내 시선을 사로잡음에 마치 이 극의 엑기스로 와 닿는다.
요즘 세태를 비유하듯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갈림은
이 극의 설정인 뉴욕의 화려한 빌딩 숲에 가리워진 회색빛 스케치를 절묘하게 대비시키는데
왠지 씁쓸해지는 크리스마스의 감동이 이 극을 보는 아이들의 눈에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것을 우리들 마음 속에 남겨 준
애니(전예지)의 노래처럼 정말 행복한 내일이 왔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투마로우~ 투마로우~ 난 너를 사랑해~!! 내일 너를 볼 수 있어~~♩♪♬~~!!"
애니의 친부모를 찾는 사례금 5만 달러에 눈이 멀어 찾아 든 가짜 친부, 친모의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도 그 분위기로 극을 잘 느낄만큼 풀어주고 있음에
그 앙증맞던 고아 소녀 몰리(김미랑)가 고아원 원장 미스 해니건(전수경) 뒤통수에 대고 외치던
"당신,, 각오하고 있어~!!"라고 힘차게 내지르며 손가락질하던 명장면이 잊혀지질 않는다...ㅋ
정말 감칠 맛에 귀연 맛을 더해주는 연기 짱 잘하는 소녀라 앞으로 주목해도 좋을 듯~^^
미국 백악관의 루즈벨트(윤영환) 대통령도 만나 보았던 정말 독특했던 배경 설정~
그 시대답게 미국 대공황의 배경으로 등장시킨 뉴욕의 모습은
루즈벨트를 비롯한 극 중에 나왔던 배우들과 애니가 불렀던 희망 찬 노래 'Tommorrow'로
객석의 우리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렇게 첨엔 단지 남들에게 보일 선행으로 시작한 고아 소녀 <애니>의 초대가
억만장자 워벅스(김영호)의 맘을 감동시켜 피폐한 그의 마음에 사랑이라는 혼을 불어 넣는데
그 모습이 눈에 보일만큼 감동적임에 울 짱아 집으로 와 일기로 고스란히 남겼다~
내 좋아하는 곽은태 아저씨도 나왔다는데 부스 앞에서 본 터에 커다란 스케치를 잡느라
오성림님을 비롯한 권명현님 또한 놓쳐 많이 아쉬웠다...
내 스승이 함께 하는 작품인만큼 더욱 애착이 가는 뮤지컬 <애니>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 정말 딱 들어 맞았던 캐스팅, 회색빛 무대 설치에서
크리스마스를 잘 표현해 주던 애니의 빨간 의상과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의 연출은
쌀쌀한 이 계절에 꼬옥 맞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작품은 빼놓지 않고 관람을 하는데
이번 작품 <애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가족이라는 설정과 함께
긍정적인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전체적인 시나리오,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이라는 주제를 따라부르기 쉬운 노래 'Tommorrow'와
곁에 있는 듯, 없는 듯~ 잠시 숨을 고를 즈음 다시 터져 나오던 기막힌 오케스트라 선율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극에 맞는 완벽에 가까웠던 캐스팅과 함께~★
(깜짝 이벤트로 극에 출연했던 애견(샌디)도 한 몫 했었다~)
뮤지컬 <애니> 앞으로도 꾸준한 사랑이 함께 하길 바라며 화이팅~~★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글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