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 글을 적게 될 줄이야!!!
저는 강아지를 처음 키워봐서 방문 교육을 주 2회씩 4주간 총 8회를 받았습니다.
그때 전문가에게 배운 배변 훈련을 중심으로 적어 드릴께요.
우선, 견종에 맞는 철장이나 울타리 등을 준비하고 강아지만의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사료와 물그릇도 함께 넣어준다.
(( 배변 훈련 기간 중에는 가급적 공간을 구분해 주는 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좁을 수록 좋은 데, 그 이유는,,,한정된 전용 공간을 패드로 도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투명 테이프로 빈틈없고 촘촘하게 공사(?) 하셔야 합니다.
패드를 이중으로 도배하고 나서...쉬야 한 패드만 계속 갈아 끼는 거~였죠.
이렇게 일단 강아지에게 패드 위에서 배변하는 거라는 걸 각인 시킨다.
패드 위 배변 성공하면 그때마다 폭풍 칭찬 한다. 훈련 기간 중에는 절때로 배변 실수에 대해서 혼을 내서는 안된다.
지켜보면 일정한 곳에서만 배변을 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 곳을 거점으로 패드 수를 줄여나간다...것이 처음 전략이었습니다.
당시 지누는, 분리불안증이 있어...저만 나갔다 하면 깔아놓은 패드는 물론이고 배변판에 끼워진 패드까지 끄집어 내서 갈갈이 찢어버리는 바람에 처참한 실패를 맛 보았습니다. 패드 한통이 오줌 한번 제대로 못 묻혀보고 공기 중에 산화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강사님과 두번째 작전을 짰어요.
크레이트에서 재우는 습관을 들이면 새벽에 배변을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정하게 급식을 하게 되면...견주가 배변을 콘트롤 할 수 있게 된다...
그 다음 배변 훈련은 식은 죽 먹기다~~~는 게 강사님이 논리.
그래서, 크레이트 적응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서
크레이트 문을 열고 지누를 화장실 배변판으로 데려가서 배변유도를 했는데...
첫날 바로 배변판에서 쉬야~에 성공하였습니다...그때 세상을 다 얻은 것 처럼 기뻤죠.
패드 한통 어이없이 날린 뒤...다음에 구매한 패드는 배변유도제가 뿌려져 있는 거였습니다.
혼자 화장실에서 전술의 승리라며 기쁨의 세레모니를 만끽했습니다.
이튿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배변판에 지누를 앉히고 기다리는데...
지누는 한 시간이 넘도록 눈만 말똥말똥~졸기도 하고~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음...어쩌다 얻어 걸린 건데 제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따 버린 거 였다는 걸 알았습니다.
배변 유도제 함유 패드 따위~~~흑흑흑~~~
며칠 더 씨름하면서...저도 사연 주신 분 어머니처럼 지누를 배변판 위에 묶어두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지누랑 어색해지는 것 같아서 깨끗하게 포기 하고...방목(?) 했습니다.
[ 참고로, 지누는 식탐이 별로 없어서 훈련하시는 분도 많이 힘들어 하셨어요.
그러던 지누가 치즈라면 환장하는 걸 알게 되었지만...비만이 두려워 급여를 중단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꼭두새벽부터 방황하던 지누에게 비몽사몽간에 화장실 문을 열어줬는데...
나중에 정신차리고 보니깐...지누가 큰 거 작은 거를 다 보고 제 눈치를 슬슬 보고 있더라구요.
이때다 싶어서 냉장고까지 날아가서 숨겨왔던 "치즈"를 급여하면서 폭풍 칭찬을 했드랬죠.
너무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꿈같은 순간이라...몇번에 걸쳐 다른 조건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불을 켜놓거나 문을 열어 놓거나 제가 함께 있으면 볼 일을 못(안) 보고...
불 끄고 문 닫아 주고 혼자 두면...본인이 볼 일을 다보면 알아서 열어달라고 문을 긁더라구요.
이후로는 새벽이라도 크레이트에서 지누가 신호를 보내면 바로 문 열어주고 화장실~하면 귀신같이 볼일을 봅니다.
이게 어느 정도 훈련이 되니깐...꼭 크레이트에서 재우지 않더라도...먹히더라구요.
초반에만 황홀한 경험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자 치즈를 급여하다 끊고 요즘은 간식통 들고 지누의 발길질을 기다립니다.
12월부터는 간식 대신 한 두번씩은 칭찬으로 떼우려고 발동 거는 중인데...그때마다 지누가 무진장 어이없어 합니다.
그래서~~~100% 성공하고 있냐고요? 그럴리가요~~~
지누가 분리불안 증세가 호전되어 점점 의젓해지고 있긴 하지만...
짖음이 줄어든 대신 하울링 증세는 여전하고...제가 집에 오면 아직 성수를 칠렐레팔렐레 흘려주십니다.
뭐...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큰거는 화장실 아니면 산책하러 나가서 처리해 주신다는 점에 무한 감사하고 있습니다.
산책하다 4번씩 앉아서 싸는 게 뭐 대수겠어요. 이걸 쪽팔려 하면 배신이죠...배신! ㅋㅋㅋ
방금도 팔랑거려서 가보니...화장실에 발 디딜 구석없이...큰거를...음...폭풍 칭찬하고 나서 혼자 치우다가 질식할 뻔 했네요!
생각해보면...평생 지금처럼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그리고 자주 한 기억이 없습니다. ㅎㅎㅎ
한 가지...이게 부작용인지...업보인지 모르겠사오나...지누 녀석이 의도적으로 물을 많이...아주 많이 퍼마시고
오줌을 쥐젖만큼 싸고는 돌아서서 간식달라고 팔랑거리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거...음...이 자식을 그냥!
전 지누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미천한 경험을 어떻게든 만회시켜 보겠다며...
책도 다섯권이나 사서 단숨에 읽었고...틈만 나면 인터넷 뒤지고 카페도 가입하고...
말씀드린대로 방문 교육도 받았고 주변에 있는 애견가들의 조언도 많이 들었어요.
느낀 점은...이 길은 정답도 오답도 지름길도 없는 것 같아요. "나름의 최선"만이 가치가 있을 뿐.....
내가 기르는 강쥐가 어떤 성향을 가진 견종인지...어떤 환경에서 태어나서 이제까지 어떤 경험을 하며 자랐는지
그래서 지금 어떤 상태이냐에 대한 이해 없이는...백발백중의 훈련법도...그림의 떡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다보니....내용도 결론도 재미도 감동도 없이 길만 길어졌네요.
이상...귀동냥한 배변 훈련 방법 한 가지와 선무당 사람 잡는 소리...였습니다.
첫댓글 그어떤분의 경험보다 더. 와닿는것 같습니다 지누랑.잘 지내신다니 너무 좋네요~ 개도 사람도 서로에게 완벽한 상대일순 없겠지요 마음을 열고 기ㅣ다려주는것이 필요한 것같애요
영양가있는 정보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김사합니다! ^^ 지누야 너는 강쥐니 오줌을 쥐젖만큼 싸지는 마~ ㅎㅎ
장문의 조언 감사드려요 ㅠㅠ 저도 배변훈련은 처음이라 많이 서투네요... 일단 배변공포 없애고, 회원님들이 가르쳐주신 방법을 써보고 그래도 안되면 훈련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그때 다시 훈련에 대해 조언 부탁드릴지도 몰라요 ㅎㅎ 잘 부탁드립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