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학생쯤 되면 Time지를 들고 다니는 것을 멋으로 알던 때가 있었다.
나도 몇번 사 보기도 하고 들고 다닌 적도 있었다. 한 권씩 낱권으로 사면 값이 제법 비쌌다. 일년치를 사면 책값이 거의 1/3 정도로 싸기 때문에 일년치를 한꺼번에 지불하고 구독하기로 하였다. 매주에 한 권식 새책이 쏟아져 나왔는데 지난 번에 산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새 책이 나왔다. 그 책만 읽는데도 한 주가 족히 걸렸는 데 영어책만 읽고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리하여 얼마 못가 손을 놓게 되었다.
'Pringles'이라면 영어를 좀 한다는 친구도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principal' 은 주요한, 주된, (영)학장, 총장으로 번역하면 될 터인데 비슷한데 그것도 아니고
'principle'이라면 원칙,원리,주의,신조로 알고 있는 데 그것과도 달랐다.
도대체 이 놈이 어디서 나왔단 말인가? 애매 하였다.
'Pringles'를 처음 만난 것은 학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어 사전도 아니었다.
그를 만난 곳은 배를 탈 때였는 데 춤추는 클럽도 아니었고 술집도 아닌 슈퍼마켙이었다.
배가 미국의 어느 항구에 입항하게 되면 선원들이 상륙해서 가는 곳은 술집 아니면 극장과 수퍼마켙이었다.
수퍼 마켙에 가면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쟁여져 있었고 년가가 가가워지면 집에 가져갈 선물을 사야하고 또 항해중에 술 안주도 사야 하기 때문이었다.
부원들도 개별적으로 물건을 둘러보고 필요한 물건들을 사오곤 했는 데 영어도 잘 못하는 데 넓은 진열대 옆에는 점원도 없으므로 물어보려고 해도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 대개 물건만 보고 사야 했는 데 'pet'코너에 가서 개나 고양이 먹거리를 술 안주용으로 사오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개중에는 지키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물건을 훔쳐 나오다가 카운터에서 발각되어 망신을 당하는 선원들도 가끔 있었다. CCTV가 설치되기 이전에는 각 모퉁이 마다 반사 거울을 달아서 카운터에서 집중 감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 기관실에서 작업을 하고 침실로 올라오게 되면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이 난다. 이 때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
팹스트 불루 리본(Pabster Blue Ribbon'을 한 캔 꺼내 마시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안주로 테니스 공통같이 길죽하게 생긴 'Pringles'라는 감자칩통에서 감자칩을 한개씩 꺼내 먹는다. 'Pringles'라는 단어를 알아서 산 게 아니고 슈퍼마켙 과자와 스낵 진열코너에서 통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안주가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산 것이었다. 그렇게 사서 배에 들어와 확인해 보니 틀림없었던 것이다.
며칠전 코스트코에 가서 옛날 생각이 나서 'Pringles'가 눈에 띄여 한 박스를 샀다. 도매점이라고 한 두개로 파는 게 아니고 박스채로 팔았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배에서 맥주 안주로 먹었는 데 요새는 낮에 혼자 집에 틀어 박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자니 입이 심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심심풀이 땅콩 대신에 샀던 것이다. 옆에 감자칩 상자를 놓고 보니 새우깡 CF처럼 '손이 가요 손이 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예전에는 테니스 공 통처럼 길쭉했는 데 지금은 작은 통으로 바뀌었다 칩 열개씩 들어 있는 데 뚜껑을 찢으면 바삭바삭한 노란 감자칩이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소금기가 있어 약간 짠 맛이 있긴 하지만 심심풀이로 먹기에 적당한 것 같다. 친구가 하나 더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