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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37
씬1. 동, 홀 안
(음악소리와 함께 무대 막이 쫙 펼쳐진다. 그 안에서 무희들과 나오는 여자.. 미주다.
미주, 잠시 눈이 부신 조명에 얼떨떨 놀란 표정... 객석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불안한 듯 보는 매니저... 경옥, 걱정스럽게.. 한명석이 호기심 있게 보는데..
박자를 놓치는 미주, 당황하고... 손님들 술렁이며... 야유를 소리가 커지고... 당황하는 경옥..
명석,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일행들과 담소를 한다)
매니저 : (웨이터에게) 안 되겠다. 야, 쟤, 끌어내리게 불 꺼..!
(웨이터 불을 끄자, 음악이 꺼지고... 손님들, 술렁이는데...
매니저가 무대로 올라가려는 그 순간 어둠속에서 미주의 노래가 시작된다. 일순, 조용해지는 좌중...)
매니저 : (웨이터에게) 불 키고, 음악 붙여..!
(조명이 켜지며 음악이 터진다.
뒤돌아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미주.. 음악이 빨라지자 미주, 돌아서서 무희들과 춤을 추기 시작한다.
미주에게 빠져드는 손님들... 경옥과 한명석이 그런 미주를 유심히 보는데...
미주의 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는 무용수들... 화려한 무대.... 그렇게 노래가 흐르고... 마침내 끝나는 미주의 첫무대... 일순 정적...
미주, 살짝 눈물이 고인 채 객석을 보다가 급히 무대 뒤로 퇴장한다.
한명석이 박수를 치자 뒤이어 쏟아지는 우레와 같은 박수들.. 휘파람 소리와 함께 앙코르가 쏟아지고..!!
경옥, 안도하며..)
씬2. 동, 분장실 안
(급히 들어서는 미주.. 가발을 확 벗어버리며 한쪽에 있는 옷가방을 집어든다. 왠지 실패했다는 속상한 마음..
눈물이 고인 채 밖으로 나가 버리는데..)
씬3. 동, 홀 안
(여전히 이어지는 박수와 환호...)
매니저 : (웨이터에게) 야, 뭐해? 빨리 가서, 쟤 다시 나오라고 해.
웨이터 : 예, 매니저님..! (뛰어가는데)
명석 : .. (박수치며 호기심 있게)
씬4. 동, 극장 밖 (밤)
(미주가 무대 복 그대로 서성이다가 택시를 잡는다. 택시를 타고 그 자리를 빠져나가는데..
뒤이어 뛰어나오는 웨이터..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고)
씬5. 동, 분장실 안
(경옥이 와 있다. 매니저가 있고...)
경옥 : 없어졌다고?
매니저 : 예, 금방 사라졌습니다.
경옥 : 그 아이 이름이 뭐야?
매니저 : 저희들도 급하게 소개를 받아서 미처...
경옥 : 연락처 알아봐서 그 아이 찾아 내.
매니저 : 알겠습니다, 사장님.
경옥 : .. (생각하는데)
씬6. 달리는 택시 안
(뒷자리의 미주... 속이 상해서 눈물 살짝 비친 채...)
미주 : (혼잣말) 어떻게 잡은 기횐데.. 어휴, 좀 더 잘할 걸.. 바보 같이..
기사 : 어디로 모실까요?
미주 : 네? 한남동으로 가주세요. (이내, 속상한 표정으로)
씬7. 아파트 (밤)
(민우... 소파에 몸을 기대앉아서 팔미리 영상 화면이 돌아가고 있다. 미주의 모습...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다.
민우, 양주를 병 채 마시며 미주를 보는데... 눈물 고이며...)
씬8. 시청 회의실 안 (낮, 몽타주)
(정면에 ‘수서지구 택지 조성 사업 설명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도시국 과장이 앞에 나와서 열심히 차트를 넘기며 설명중이고...
그 뒷자리에 한명석이 앉아 있고... 조민우와 천, 백, 조, 박회장, 중소 사장들 여러 명과 강모가 앉아 있다.
민우, 팔짱을 낀 채 여유 있게 듣다가 강모를 본다. 강모,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받아 적다가 민우와 시선 마주치고..
민우, 비웃듯이 웃어 보이면, 굳어지는 강모.. 사라진 미주에 대한 감정..
강모, 외면하며 열심히 경청하는데. 민우, 그런 강모를 차갑게 보는 눈빛에서..)
- (시간경과)
과장 : 이상으로 수서지구 택지 조성 사업에 관한 설명회를 마치겠습니다. 잠시 부시장님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명석 : (단상 앞에 나선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여기 계신 여러 건설사 중에서 극히 일부만이 사업자에 선정 될 겁니다.
강모 : .. (보는데)
명석 : 우리도 엄정한 심사를 거쳐서 선정하는 만큼, 결과에 대한 깨끗한 승복을 바라는 바입니다. 이상입니다. (나간다)
(여기저기 웅성거리는 불만들... 민우와 건대협 회장들이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이며 나가는데...
이를 보는 강모의 눈빛에서...)
씬9. 동, 밖 복도
(강모가 시덕과 함께 걸어 나온다. 이때, 민우가 문성중과 함께 다가오고)
민우 : 어이, 이강모. (다가온다)
강모 : .. (보는데)
- 인써트
(배를 부여안고 우는 미주의 모습 짧게)
- 다시 현실
(강모,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떤다. 시덕, 이를 눈치 채고 강모의 팔을 잡아 진정시키고..)
민우 : 미리 김칫국부터 마실까봐 얘기해 두는 건데.. 너희 같은 피라미들, 이번 수서지구에선 발도 못 붙일 거다.
강모 : (표정 풀고, 씩 웃어 보인다) 같은 경쟁자끼리, 니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민우 : 경쟁자? (풋, 웃는데) 너, 아직도 그렇게 생각 하냐?
강모 : 왜? 이번에도 로비로 밀어 붙이려고?
민우 : 로비도 사업이야. 그걸 모르는 놈은 애송인거고.
강모 : 로비에만 의존하는 놈이야 말로 사업가가 아니라 브로커지.
민우 : 어쨌든, 이 바닥은 약육강식이다. 니들은 강한 놈 먹이 밖에 못 돼.
강모 : 그럴까? (노려본다) 근데... 난 식성이 좀 유별나. 센 척 하는 놈만 보면 먹어치우고 싶거든.
(이때, 한쪽이 소란하다. 맹사장과 사장 1이 멱살을 잡고 싸우고 있고 다른 중소 사장들이 말리며...)
사장 1 : 당신 말 다했어?
맹사장 : 내가 틀린 말 했어?
사장 1 : 근데, 이 사람이..! (달려든다)
(다른 사장들이 만류하며 시끌시끌한데.. 이를 보는 강모와 민우...)
민우 : 봤냐? 강자들 앞에선 꼬랑지 내리면서 지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 거.. 저게 니들, 약자들 모습이야.
강모 : ...
민우 : 멱살을 잡으려면, 우릴 잡아야지. 밥그릇 빼앗은 거, 우리니까.
강모 : 강자, 약자, 함부로 입에 담지 마라. 승부는 그걸로 판가름 나는 거 아니니까.
민우 : 과연 세상이 네 말처럼 그렇게 낭만적일까?
(민우, 조소하듯 보면서 간다. 강모, 안타깝게 맹사장들을 보는데...)
씬10. 선술집 안
(맹사장과 사장 1, 강모가 앉아 있다. 강모, 맹사장한테 소주를 따라주는데..)
맹사장 : 이사장은, 이번 수서지구 개발 공사가, 우리한테까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강모 : 글쎄요. 기회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 아닙니까?
맹사장 : 만드는 게 아니라.. 높으신 분들한테 간택을 받는 거죠.
강모 : .. (본다)
맹사장 : 우리가 지금 여기서 싸구려 소주를 마시는 동안, 건대협에선 벌써 로비가 들어가고 있을 거예요.
사장 1 : 승부는 벌써 끝난 겁니다. 그게 빌어먹을 현실이지. (술 마신다)
씬11. 로열클럽, 밀실 안
(민우와 건대협 회장들이 모여 있고... 성중이 자료를 나눠주고 있고.. 건대협 회장들이 자료를 보는데...)
민우 : 수서지구 저습지는 우리 만보건설이 맡게 될 겁니다. 회장님들의 구역은 거기 명시된 바와 같고요.
천회장 : 그럼, 수서지구에 남은 구역은 비(B)구역 밖에는 없는 것 아니오?
백회장 : B구역이면 돌산 일대가 아닙니까?
민우 : 맞습니다. 돌산 지역을 두고 남은 업체들끼리 알아서들 나눠가질 겁니다.
조회장 : 고생길이 훤할 텐데, 누가 그걸 맡아서 하겠소?
민우 : 그건, 그 사람들 사정이구요. 우린, 우리 앞가림만 확실하게 하면 됩니다.
박회장 : 근데, 이 계획서대로 결과가 나오긴 하는 거요?
민우 : (자신감) 제가 건대협 의장을 맡은 이후로, 이런 일로 회장님들 실망시켜 드린 적,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씬12. 동, 밖 복도
(정연이 들어서는데 때마침 룸 안에서 나오는 민우... 정연과 딱 마주치고..
정연, 곱지 않은 눈빛으로 지나쳐가려는데..)
민우 : 오랜만에 봤으면 아는 척 좀 하자?
정연 : ..! (멈춘다)
민우 : (옷차림을 훑어보고) 내가 뭐 도와줄 건 없냐?
정연 : .. (본다, 애써 미소) 부탁 하나 해도 되니?
민우 : 뭐든지.
정연 : 만보건설, 똑바로 잘 지키고 있어. 너한테 다시 빼앗아 올 날, 그리 멀지 않을 거야.
민우 : ... 터무니없긴 하지만.. 여전히 가시 돋친 건 맘에 든다.
정연 : 내 말, 우습게 듣지 마. 크게 후회할 일 생길 테니까.
(정연, 매몰차게 돌아서서 간다. 민우, 그런 정연을 차갑게 보는데..)
씬13. 동, 사장실
(정연이 와 있다. 장부를 꺼내놓고)
정연 : 이번 달 수금 내역이에요. 돈은 벌써 입금했구요.
경옥 : .. (장부를 펼쳐보며) 내일 시간 어때요? 어르신께서 정연씨를 보고 싶어 하시는데.
정연 : 저를 무슨 일로..?
경옥 : ... (의심심장하게 보다가) 와보면 알거에요.
씬14. 한옥집 전경 (낮)
씬15. 동, 방안
(정연이 앉아 있다. 백파와 경옥이 있고... 경옥, 차를 따르며...)
백파 : (차 한 모금 마시고) 산 사람이 죽은 사람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꿈을 꾼다는거야.
살아있어도 꿈이 없으면 그건 죽은 목숨이나 같아.
정연 : ...
백파 : 자네 꿈은 뭔가?
정연 : 세상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갖고 싶어요.
백파 : 그 돈으로 뭘 하려고?
정연 : 못다 이룬 제 꿈을 사려고요.
백파 : (웃는다) 그 동안 일수놀이를 하면서, 시간만 허비한 건 아니구만. (경옥을 본다)
경옥 : ... (통장을 꺼내 놓는다)
백파 : 이 통장 안에 삼억이 들었네.
정연 : ..? (본다)
백파 : 이 돈을 불려서 자네 꿈을 한번 사 봐.
정연 : ..!! (놀란다) 어르신..!
백파 : 원금 상환 기간이나 이자율은 따로 정하지 않겠네. 그 대신.. 만약 그 돈을 다 잃게 된다면..
자넨, 이 바닥에서 영영 떠나야만 할 거야. 다신 꿈조차 꿀 기회가 없어질 거란 말이네.
정연 : 예, 어르신.. 꼭 이 돈으로 성공해보이겠습니다.
백파 : 그만 가 보게.
(정연, 통장을 들고 인사하며 나간다)
경옥 : 고맙습니다, 어르신.
백파 : 이 바닥, 쉽지 않을 거다. 버텨준다면 대성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해 질수도 있어.
경옥 : ... (내심 불안하고)
씬16. 동 밖 마루
(나오는 정연, 잠시 멈추더니 통장을 보더니 꼭 움켜쥐고는...)
정연 : 해 낼 거야... 꼭 성공해서.. 내손으로 만보건설, 반드시 빼앗아 오고 말거야. (다부진 눈빛에서)
씬17. 금융사무실 건물 입구 (다른날, 낮)
(허름한 건물의 입구... 지나가 의자를 놓고 간판을 달고 있다. ‘해피 금융’ 간판... 정연이 밑에서 보고 있고..)
정연 : 기울어졌어. 오른쪽으로 쪼끔만 더..
지나 : ... 됐어요?
정연 : 너무 갔잖아. 왼쪽으로 약간만... 오케이..!
지나 : (내려온다, 팔이 아픈 듯) 어휴, 이래서 남자가 필요하다니까?
정연 : .. (기분 좋아서 보며)
지나 : 우리끼리 고사라도 지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정연 : 전단지두 돌려야 되고 할 일이 산더미야. 따라 와. (간다)
지나 : .. (입 쑥 내밀고 따라가고)
씬18. 호텔 앞 / 그 일각
(정연과 지나가 호텔건물 한쪽 벽에 벽보를 붙이고 있다. ‘신속하고 정식한 대출, 해피 금융.. 지금 곧 문의 하세요’ 등의 문구...
이때, 호텔 정문에서 양복차림에 선그라스를 낀 강모가 시덕과 함께 거래처 사내와 나온다.
정연, 강모를 보더니 놀라서 건물 저편으로 몸을 숨기고..)
지나 : 언니? 왜 그래요?
정연 : (잡아끌며) 일루 와, 얼른.
(정연, 고개를 내밀고 보는데 강모, 거래처 사내와 악수를 하며 뭔가 이야기 중이다. 멋진 사업가의 모습..
정연, 자신의 옷차림을 보더니 휴, 한숨 내쉬는데... 경비원이 앞에 서서)
경비원 : 지금 뭐해요?
정연 : 네?
경비원 : (전단지 가리키며) 이거 당장 못 떼요? 얼른 떼요..!!
정연 : 죄송합니다..
지나 : 금방 뗄 게요.
(호텔 앞,.. 강모가 승용차에 타려다가 일각을 본다.
정연의 모습은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고.. 손가락질 하며 화를 내는 경비원의 모습만...
강모, 승용차에 올라타면 출발하고.. 그 일각... 고개 내밀고 보는 정연의 모습에서..)
씬19. 금융 사무실 건물 앞
(강모가 개업식 화환을 들고 다가온다. ‘개업을 축하합니다’ 만 적혀있는 화환이다.
강모, 주변을 살피며 화환을 건물 입구에 세워두고는 옷을 털며 기분 좋게 보는데...
이때, 승용차가 다가와 서며 클락션을 누른다. 시덕이다)
시덕 : 큰일 났어, 강모야.
강모 : ..?
시덕 : 방금 수서지구 사업자 선정발표가 났는데, 죄다 건대협들만 선정됐어.
(강모, 놀라서 급히 차에 올라타면 출발해버리고..
뒤이어 잔뜩 지친 모습으로 다가오는 정연과 지나... 화환을 발견하고는 놀라며...)
지나 : 이걸 누가 갖다 놓은 거죠?
정연 : 그럴 사람이 없는데? 로열클럽 사장님이신가?
지나 : 잘됐네. 이거라도 있으니까 개업 분위기 나는데요?
정연 : ...? (혹시나 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씬20. 시청, 회의실 안
(중소업체 사장들이 몰려와 있다. 한명석과 도시과장이 앞에 나와 있고..)
명석 : 수서지구에 남은 지역은 B구역뿐입니다.
맹사장 : 거긴, 일대가 다 암반지형이 아닙니까?
사장 1 : 우리더러 돌산을 맡아서 하란 말씀이십니까?
명석 : 이번 주까지 신청서를 받겠습니다.
맹사장 : 너무 하십니다. 노른자위는 대기업들한테 다 떼 주고, 우리한텐 폭탄이나 안고 떨어져라 그겁니까?
명석 : 여러분들이 뭐라고 하시든, 결과는 번복되지 않습니다. 그만 돌아가십시오. (돌아서는데)
강모 : (E) 대체 선정 기준이 뭡니까..!!
(명석이 보면, 강모가 뒷문으로 들어선다. 시덕이 따라 들어서고..)
강모 : (단호한 눈빛) 이 자리에서, 사업자 선정에 관한 명확한 심사 기준을 말씀해 주십시오.
안 그러면... 저를 비롯해서 여기 계신 모든 분들, 그냥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좌중 : .. (동조하며 웅성거리는데)
명석 : ... 말씀드리죠. 수서지구, 지역 주민들이 주택조합을 결성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업체들, 그 조합에서 요청한 업체들입니다.
강모 : ..! (놀란다)
명석 : 더 할 말 있습니까?
(좌중, 망연한 분위기로... 명석과 과장이 나간다. 강모, 할 말을 잃고..)
씬21. 동 밖 복도
(사람들이 기가 죽어서 나오고 있다. 강모와 시덕, 풀이 죽어서 걸어 나오는데..
성모가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강모를 본다)
씬22. 다방 안
(강모와 성모, 시덕이 앉아 있고...)
성모 : 만보건설에선 벌써 몇 년 전부터 수서지구 땅을 사들였어. 그런 다음에, 회사 직원들을 그쪽으로 전입시켰지.
강모 : ..! (차를 마시다가) 그럼, 그 주택조합이라는 것이..?
성모 : 만보건설 직원들이 만든 거다. 다른 건대협도 마찬가지고.
시덕 : 그럼, 그게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거네요?
성모 : 로비를 통해서 수서지구가 개발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간파한 결과야.
강모 : 공사에 참여하려면 돌산지역을 신청하는 거외엔 방법이 없다는 거네?
성모 : 지금으로선...
강모 : .. (한숨, 고민스럽다)
필연 : (E) 돌산이라...! (하하, 웃음소리)
씬23. 조필연 사무실 안
(국회의원 조필연의 명패.. 조필연과 고재춘이 와 있다. 민우가 앉아 있고..)
필연 : 이강모가, 수서지구 개발 공사에 참여하려면 돌산을 선택해야 한다, 그거냐?
민우 : 남은 게 그 곳 밖엔 없으니까요.
재춘 : 적자가 불 보듯 뻔한데, 설마 달려들겠습니까?
필연 : 이번 수서지구 공사실적으로, 다음 번 신도시 개발 사업자를 선정할 거다.
이강모가 기를 쓰고라도 이번 공사에 참여하려 들 거야.
민우 : 이강모가 돌산을 때려 부셔서 아파트를 짓든 말든, 신도시 개발은 제가 하게 될 겁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요.
필연 : 상대를 너무 얕보면 이길 싸움도 질 수 있어.
민우 : 그만 가볼게요. (일어선다)
필연 : ... (그런 민우 보는데서)
씬24. 한강건설 전경
영출 : (E) 돌산은 무조건 안 돼.
씬25. 동, 사무실 안
(강모와 시덕, 영출, 소태가 있다. 한쪽에서 경자가 업무 중이고... 탁자 위에 지형도가 놓여 있다)
영출 : 잘 봐.. (깃발 하나를 지형도 위에 턱 놓고) 이 일대 땅속이 다 돌덩어리여.
아파트 기초공사 하려면 우선 돌부터 치워야 하는데, 그거 뭔 비용으로 깨부술 건데?
강모 : ..
영출 : 그래, 죽을 똥 싸서 깨 부쉈다고 치자구. 그 큰 바윗덩어리를 다 어뜩 할 건데?
운반해서 치우는 비용만 해두 아파트 몇 채는 올라 가.
소태 : 한마디로, 수지 타산이 안 맞는다, 그거잖아요.
시덕 : 아무래도 수서지구 공사는 포기하는 게 낫겠다.
강모 : 이거 포기하면, 앞으로 신도시 개발 사업에서도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거다.
시덕 : 그렇다고 적자 뻔히 알면서 망하러 들어갈 수는 없잖아.
강모 : ... (생각) 뭔가 방법이 보일 것도 같은데...
영출 : 그래? 방법이 보여?
소태 : 난, 강모가 뭐 보인다구 그러면 심장부터 벌렁거려 죽겠어.
강모 : ... 경자야, 이번에 탈락된 업체 명단 좀 가져와.
경자 : 네, 사장님.
(경자, 업체 명단들이 적힌 자료를 가져다준다.
강모, 펜을 들고 업체들 중에서 서너 군데에 밑줄을 치며 뭔가 생각하는데..)
맹사장 : (E) 공동 건설단을 만들잔 말입니까?
씬26. 일식집 방안
(맹사장과 다른 중소업체 사장 세 명이 앉아 있다. 강모가 와 있고...)
강모 : 한명석 부시장한테 구두약속을 받았습니다. 공동 건설단만 만들면 정부 지원금을 내준다고..
맹사장 : 지원금은 공짜돈 인줄 알아요? 그것두 다 갚아야 되는 돈이에요.
사장 1 : 자신 있으면 이사장이나 해요. 우린 못하니까.
강모 : (화가 나고) 대체 언제까지 신세한탄만 하고 있을 겁니까? 저들보다 약하면 힘을 합쳐서라도 싸워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맹사장 : 누군 싸우기 싫어서 이러는 줄 압니까? 그런 공사 한번 잘못하면 아예 회사 망하는 수가 있어요.
(맹사장, 자리에서 일어서서 나간다. 다른 사장들도 따라 나가고...)
강모 : (일어서며) 잠깐 제 말 좀 더 들어보세요..!
씬27. 구멍가게 (밤)
(맹사장이 허름한 구멍가게에서 소주와 오징어를 산 봉투를 들고 나온다. 쓸쓸하게 가는데..
맞은편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강모.. 뒤쫓아간다)
씬28. 여관 앞
(오래된 여관 입구... 맹사장이 막 들어서려는데..)
강모 : (E) 사장님..! (다가온다)
맹사장 : ..? (돌아서 보고 놀라서) 이사장, 여기까지 날 따라 온 거요?
강모 : ... (여관을 올려다본다)
맹사장 : .. (부끄럽다)
씬29. 동 여관 방 안
(허름한 방안.. 소주병이 널브러져 있고.. 맹사장, 조금 취한 상태...)
강모 : 내일까지가 마감이에요.
맹사장 : .. (소주 마시고)
강모 : 부탁드립니다. 사장님께서, 다른 분들 좀 설득해 주세요.
맹사장 : 나도 젊었을 땐 이사장 같이 물불 안 가렸어. 근데 지금은 말이지.. 나 겁장이야.
매달 직원들 월급날이 돌아오는 게 무서운 겁장이...
강모 : ... (본다)
맹사장 : 적자? 날수도 있지.... 근데... 지금 우리 회산... 그러면 안돼... 수백 명 목숨들이 내 주머니만 보고 있는데...
강모 : 혹시, 집도 그것 때문에 파신 겁니까?
맹사장 : 나 때문에 가족들만 뿔뿔이 흩어져서 생고생이지..
강모 : ..
맹사장 : 내가 술김에 쓸데없는 얘길 했구만... 그만 가봐요.
강모 : 선배님, 용감하신 분이에요.
맹사장 : (본다)
강모 : 선배님이 진짜 겁쟁이라면... 직원들을 위해서 집까지 내다 팔지 못했을 겁니다.
맹사장 : ... (눈물 고인다)
강모 : 저 혼자라도 이번 공사 참여할 겁니다. 저만 바라보고 있는 회사 사람들 위해서라도 저, 이번 일 포기 못해요.
맹사장 : ..
강모 : 고맙습니다. 선배님께서 저한테 진정한 용기를 가르쳐주셨어요.
(강모, 인사하고 나간다. 맹사장,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씬30. 시청, 로비 (다음날 낮)
(강모와 시덕이 초조한 듯 서 있다. 강모, 시계를 보면..)
시덕 : 신청 마감까지 십분 남았어.
강모 : ... (체념하고) 그 사람들 안 올 거 같다.
시덕 : 공동 건설단 아니면, 정부 지원금 못 받는 거야?
강모 : 지원금 내준다는 조건이 그거였어. 한강건설 단독으로라도 해야겠다.
시덕 : (한숨) 이번 공사 망할 지도 모른다며...
강모 : 끝까지 최선을 다해 보긴 해야지. (들어가려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맹사장과 사장, 1, 2, 3... “이사장”을 부르며 달려오고, 강모, 놀라서 보는데..
사장들, 강모 앞에 다가와 서고...)
맹사장 : 늦어서 미안해요. 이 사람들 설득하느라...
강모 : 사장님들... 다들.. 참여하시는 겁니까?
사장들 : .. (웃어 보이고)
맹사장 : 나도 이사장한테 용기가 뭔지 배웠어요.
사장 1 : 우리 다 같이 힘을 합쳐봅시다.
강모 : .. (미소 번지는데)
시덕 : 이럴 시간 없어요. 뛰어요, 얼른..!
(강모와 맹사장 일행들이 급히 뛰어가는데...)
씬31. 어느 룸 밀실 안
(중견 기업인 한명이 돈 가방을 올려놓는다. 성모가 앉아 있고..)
기업인 : 이번 달, 각하 계좌에 들어갈 돈입니다.
성모 : (가방을 테이블 밑으로 내려놓는다)
기업인 :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밀어 넣고) 소문에 정부차원에서 기업 합병이 있을 거라고 하던데... 아시는 게 있으면...
성모 : (받지 않고 밀어내며) 전 개인적인 돈은 받지 않습니다.
기업인 : 저희 부성그룹이 위험하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성모 : 저번 각하께서 주도하신 만찬장에서 부성그룹 회장님께서 실수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기업인 : (굳어지며) 역시.. 그것 때문입니까?
성모 : 실수가 있었다면 만회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기업인 : 제발 도와주십시오.
성모 : 차후에 연락드리죠. 나가 보세요.
(기업인, 목례를 하고 나간다. 성모, 생각하는 눈빛에서...)
씬32. 조필연 사무실
(성모와 조필연이 차를 마시고 있다)
성모 : 이번 달 비자금, 모두 입금 됐습니다. 확인해 보시죠.
필연 : 이미 확인 했어. 수고했다.
성모 : .. (차 한 모금 마시고)
필연 : 위에서 아주 흡족하게 생각하고 있어. 내가 성모 널 선택하길 아주 잘 한 것 같다.
성모 :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필연, 흡족하게 웃는데.. 이때, 민우와 고재춘이 들어선다.)
필연 : 어서 와라, 민우야. 오랜만에 넷이서 술이나 한잔 하려고 불렀다.
(민우와 성모, 시선이 마주친다. 두 사람 서로를 외면하고...)
민우 : 저 회사일 바빠요. 술은 세분이서 드셔야겠네요.
필연 : 민우, 너.. 아직도 성모한테 화가 난 거냐?
성모 : 술은, 저도 다음기회로 미뤘으면 합니다. 할일이 좀 남아서요.
(성모, 인사를 하고 나간다. 민우, 보다가 따라 나가고..)
씬33. 동, 복도
(성모, 가는데... 민우가 뒤따라와서...)
민우 : 잠깐 나랑 얘기 좀 해, 형.
성모 : (돌아본다)
민우 : 미주... 정말 어딨는 줄 몰라?
성모 : 그 얘긴 나한테 하지 말라고 했지.
민우 : 사년이야. 사년동안 행방조차 찾을 수 없다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설명 안돼, 형..
성모 : .. (보다가) 그 여자 찾지 마. 너나 그 여자, 다 불행해 질뿐이야.
민우 : (노려본다) 아니.. 이제 나 아버지한테 미주 지킬 만큼 강해졌어. 형이 안 도와줘도 돼. 내손으로 꼭 찾을 거니까. (간다)
성모 : ... (그런 민우 보는데서)
씬34. 구두매장 안
(구두들이 진열 돼 있는 고급스런 매장 안... 미주가 신발 포장지에서 꺼낸 어린 남자 아이 구두를 보고 있다)
미주 : 진짜 귀엽다. (의미심장하게 씩 웃는데)
(이때, 경옥과 매니저가 들어서면.. 미주, 어서 오세요.. 하다가 매니저를 보고 놀란다. 얼른 신발을 포장지 안에 담고..
경옥, 미주를 유심히 보는데)
매니저 : 야, 너 그날, 그냥 가면 어떡하냐.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알아?
미주 : 죄송해요.. 저 땜에.. 손해 많이 보셨으면...
경옥 : 이름이 뭐야?
미주 : 네? ...이미주요.
경옥 : 여긴 니 가게야?
미주 : 아뇨... 주인은 따로 계시고, 전 그냥 월급 받아요.
경옥 : 어디, 다른 무대에 선 적은 없고?
미주 : 네..
경옥 : (아이 신발을 슬쩍 보고는) 너.. 사귀는 남잔 없지?
미주 : 네?
매니저 : 지금 우리 사장님께서, 너랑 계약 맺으려고 이러시는 거야. 전속계약.
미주 : ..!! (놀라서) 저, 정말요?
경옥 : 나하고 일하려면 사생활이 깨끗해야 돼. 그것만 약속해줄 수 있겠니?
미주 : 네.
경옥 :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계약하고 싶은데...
매니저 : (계약서를 내놓고) 이거 계약서니까 잘 읽어보고 도장 찍어.
(미주,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계약서를 본다. 미주를 유심히 보는 경옥의 시선에서..)
씬35. 안기부, 성모 방 (밤)
(성모가 스탠드 불을 켜놓고 비밀장부에 뭔가를 적고 있다. 조필연과 대통령 비자금에 관한 일지다.
성모, 잠시 생각에 잠기는데.. 그 위로...)
필연 : (E) 절대 흔적을 남겨서는 안되는 일이다.
- 인써트 (과거, 어느 밀실)
필연 : 우리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 너나 나나 다 죽어. 알겠냐?
- 다시, 현실
성모 : (혼잣말) 그래.. 너 죽는 날이.. 나도 죽는 날이다, 조필연..
씬36. 수서지구, 공사 현장 (낮)
(‘수서지구 만보건설 공사 현장’ 푯말이 보인다.
민우가 조필연을 대동하고 현장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다. 문성중과 고재춘, 현장 소장들이 수행하고 있고...
민우, 손짓을 하며 공사에 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필연, 흡족한 표정으로 민우의 이야기를 들으며...)
씬37. 동, 현장 사무실 안
(조필연과 고재춘, 민우가 있다. 민우, 현황판을 보며...)
민우 : 이쪽에 대규모 제방만 쌓으면, 우리가 확보한 저습지가 수서지구에서 가장 비싼 땅이 될 겁니다.
필연 : (웃는다) 좋구나... 니 사업 방식이 날로 화려해지고 있어.
민우 : ... (차가운 표정)
필연 : 근데, 들리는 소식으론, 돌산지역을 이강모가 선택했다고 하던데?
민우 : 원하던 바였는데, 이강모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필연 : 쉽지 않은 지역이긴 하지만, 그 놈, 무서운 놈이야. 대책 없이 무턱대고 선택하진 않았을 거다.
민우 : 이미 돌산에 관한 계산은 다 끝났어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필연, 웃는데... 이때, 문성중이 급히 들어선다)
성중 : 회장님..! 어서 나와 보십시오.
민우 : 무슨 일인데요?
성중 : 지금... B구역으로 가는 공사행렬이 우리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민우 : B구역이면? 이강모?
씬38. 공사현장 도로
(길게 줄을 선 굴삭기와 트럭 행렬..
각 장비들에 ‘수서 B지구, 아파트 건설단’ 이라는 깃발이 펄럭거리고 있고... 한눈에 보아도 위용이 대단하다.
맨 선두에 선 굴삭기의 버켓 안에 앉아 있는 강모...
영출과 소태, 시덕, 경자들이 장비, 혹은 트럭 위에 타고 마치 카퍼레이드를 벌이듯이 좋아하며...
만보건설 현장 인부들이 놀라서 그 행진을 보고 있다.
조필연과 민우, 고재춘과 성중이 급히 와서 보더니 입이 딱 벌어지고...
강모, 조필연들을 보더니 손짓해서 멈춘다. 버켓을 내리면 강모가 나와서 마주하고...)
강모 : 안녕하셨습니까, 조의원님.
필연 : 과용이 지나치구만.
강모 : 돌산을 깨부수려면, 이 정돈 되야죠.
민우 : 무리하는 거 아니냐? 내 눈엔 아파트를 짓기도 전에 나가떨어질 것 같은데.
강모 : 나 혼자라면 당연히 그렇겠지. 근데.. (‘공동 건설단’ 깃발 가리키며) 저거 보이냐?
필연 : ..! 연합이라도 했다는 건가?
강모 : 힘 좀 세다고 뻐기는 놈들이 눈꼴사나워서, 약자들끼리 힘을 좀 모아봤습니다.
민우 : ..! (노려본다)
강모 : 잘 봐둬라. 티끌들이 모여서, 태산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강모, 버켓에 올라탄다. 출발, 외치면 다시 행렬이 이어지는데.. 소태와 영출, 경자, 시덕들이 손을 흔들어 보이며...
이를 보는 조필연과 조민우의 날카로운 눈빛...)
필연 : 아무 문제없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
민우 : 중소 업체들과 연합을 할 줄은 미처 생각을 못했어요.
필연 : 무조건 막아.! 이번 공사 성공하면 이강모 그놈, 신도시 개발에도 뛰어들게 될 거야.
한강건설이 더 이상 크지 못하게 하란 말이다.
민우 : ... (노려보는데)
씬39. 금융 사무실 안
(허름한 사무실 안... 책장 안에 빽빽하게 들어서인 법률서적들...
정연이 60대 쯤의 노부부에게 법률 상담을 해주고 있다. 지나가 옆에 있고)
정연 : (딱 부러지는 어조) 악덕 사채업자한테 걸리셨네요.
노인남 : (울먹이며) 그놈들, 돈을 갚으려는데 일부러 연락도 안 받지 뭐요.
정연 : 아주 흔한 수법 중에 하나에요.
노인남 : 집 뺏기면... (아내 손을 잡으며) 이 사람도 병들었는데... 우리 두 식구, 꼼짝없이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수...
노인여 : (훌쩍이며 우는데)
정연 : (책상 쾅 치며) 정신 똑바로 차리시고, 빨리 법원에 공탁금 걸어놓으세요. 그럼 빚은 갚은 것으로 인정 될 거예요.
노인남 : 그런 방법이 다 있었수?
정연 : (휙, 본다) 근데 갚으실 돈은 있으신 거예요?
노인남 : 원금은 없고 이자만...
정연 : 우리가 융통해 드릴 테니까, 우선 그 놈들 원금부터 갚으세요.
노인남 : ..! (놀라서) 정말 그럴게 해줄 수 있어요?
정연 : 더 이상 악덕 사채업자들 손에 놀아나지 마시라고 해드리는 거예요.
노인남 : 고마워요, 색시.
정연 : 이자는 이자제한법에 따라서 적용 될 거예요. 이자 날짜 어기시지 말구요. 연체 될 경우, 법적 대응 할 겁니다.
노인남 : 꼭 갚을 거요.
정연 : 나머지 사항은 우리 직원이 안내해 드릴 거예요.
지나 : 이쪽으로 오세요.
- 시간경과
(30대의 허름한 양복 차림의 사내가 앞에 앉아 있다. 정연, 서류를 보면서..)
정연 : 그 놈들이 돈 백 만원에, 신체 포기 각서 쓰게 했네요?
사내 : 예.. 제 장기를 떼서 팔아먹겠다고 협박을 해대는 통에...
정연 : 똑똑히 알아두세요. 신체 포기 각서, 법적 효력 없습니다.
백파 : (E, 호쾌한 웃음소리)
씬40. 한옥 집 방안
(백파와 경옥이 앉아 있다)
백파 : 사채업자가 법률상담이라? (웃는데)
경옥 : (걱정스럽고)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백파 : 정연이 그 아이... 법률 상담을 해주면서 악덕업자들한테 갈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다른 대부업자들한테선 볼 수 없던 영업방식이야.
경옥 : 하지만, 그렇게 사업하다간..
백파 : 두고 봐라. 틀림없이 자금 회수율도 뛰어날 거야.
경옥 : 어르신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조금 안심이 되네요.
백파 : 이제 그 아이한테 시험을 줄 때가 된 것 같다.
경옥 : ...!!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백파 : 걱정이 되는 게냐?
경옥 : ... (당혹)
백파 : 부철이, 그 녀석을 보냈으면 하는데...
경옥 : ...! (놀라서, 본다)
백파 : 만약 정연이가 부철이 그 놈을 이긴다면.. 좀 더 큰일을 맡겨도 괜찮을 거야.
경옥 : 그렇긴 하지만.. 아직 정연이한테는..
백파 : (OL) 어떤 시험도 현실보다 혹독하진 않아.
경옥 : ...
백파 : 니가 진정으로 정연일 위한다면... (기침이 난다. 가슴에 통증..!)
경옥 : 어르신? 괜찮으세요?
백파 : .. 괜찮다. 반야심경이나 틀어놓고 나가.
(경옥, 걱정스럽게 보다가 카세트를 누른다. 반야심경이 나오고..
백파, 안정을 취하듯이 눈을 감고 정자세로... 경옥, 밖으로 나가는데..)
씬41. 동, 밖 거실
경옥 : (나온다, 걱정스럽게) 하필이면, 그 지독한 사채사냥꾼을...
씬42. 헬스클럽 안 (몽타주)
(정연과 지나가 땀을 흘리며 열심히 런닝머쉰 위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그들 옆에서 또래의 한 남자가 달리기를 하고 있고... 부철이다.
작은 아령 등을 들며 열심히 체력을 다지는 정연...
부철이 그 옆에서 기합소리까지 내며 역기를 들고 있고.. 정연, 그런 부철을 힐끔 보는데..
지나가 다리를 잡아주면 정연이 땀을 뻘뻘 흐리며 힘겹게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정연의 몸동작에 맞춰서 들리는 부철의 목소리..)
부철 : (E) 스물 둘.. 스물 셋.. 스물 넷...
(마지막 안간힘을 쓰다가 철썩 뒤로 눕는 정연.. 짜증이 나서 획, 옆을 돌아보면, 부철이 윗몸 일으키기를 하다가 정연을 보며...)
부철 : (정연에게) 여기서 운동 오래하셨나 봐요. 난 여자가 근육 있는 거 재미없던데...
(정연, 일어서서 대꾸 없이 가버리고... 부철, 그런 정연을 날카롭게 보는 눈빛에서..)
씬43. 돌산 공사장 (몽타주)
- 폭발음과 함께 솟구치는 흙덩이들... 화강암들을 실어 나르는 화물차들...
- 강모가 오병탁과 한명석, 지역구 의원인 민홍기와 조필연을 대동하고 공사 현장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영출과 소태, 시덕들이 뒤를 따르며...
강모의 설명에 흡족한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오병탁과 민홍기..
한명석, 역시 내심 놀라는 눈치... 필연, 시종 굳어진 채...
강모가 설명을 끝내자 흡족하게 박수치는 오병탁과 민홍기, 한명석...
강모, 조필연과 시선 마주치면, 필연, 차갑게 웃으면서 마지못해 박수 치는데..
강모, 필연에게 냉소를 보내는데서..
씬44. 로열 클럽 복도
(오병탁과 명석, 홍기, 민우가 들어서는데... 경옥과 지배인이 맞이하고...)
경옥 : 어서 오세요, 위원장님.
민우 : 건대협 회장님들 계신 곳으로 안내 부탁드립니다.
지배인 : 이쪽으로 오십시오.
(일행들, 지배인의 안내에 따라 가면서... 명석, 경옥에게..)
명석 : 저번에 봤던 그 신인 여가수는 여기 무대엔 안섭니까?
경옥 : (미소) 왜요? 부시장님, 관심 있으세요?
민우 : .. (힐끔 보는데)
명석 : 그날 무대가 참 인상 깊어서요.
경옥 : 걔, 찾는 사람 많아요. 곧 데려 와야죠.
민우 : .. (대수롭지 않게, 들어가고)
씬45. 로열클럽 밀실 안
(웃음소리... 오병탁과 한명석, 민홍기, 조민우와 천, 백, 조 박, 회장들과 경옥이 모여 있다.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강모가 들어선다)
강모 : 늦어서 죄송합니다.
민우 : ...?!! (보는데)
병탁 : (반갑게) 어, 이사장, 어서와. (옆자리 내주며) 여기 앉아.
강모 : .. (앉는다, 민우를 보면)
민우 : .. (노려보고)
병탁 : 한잔 해. (술 따라주며) 나, 돌산 공사현장을 보고 아주 감동 먹었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정신..! 그게 바로 이 나라를 살리는 정신이 아니고 뭐겠어?
강모 : 과찬의 말씀, 부끄럽습니다.
병탁 : 만약에 말야. 이번에 돌산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 멋지게 지어내면,
다음 신도시 개발 사업권, 내가 책임지고 자네한테 밀어주겠네.
좌중 : ..! (불편한 기색들)
민우 : ..! (굳어진 채)
명석 : 저, 위원장님.. 그 문젠 아직 이런 자리에서 말씀하시긴..
병탁 : 뭐, 어때서? 나,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 사람이야.
홍기 : 솔직히, 남들 다 꺼리는 공사를 성공시킨다면, 그걸로 충분히 능력은 입증 된 거 아닙니까?
병탁 : 그럼, 그럼...
경옥 : 이쯤에서, 건배 제안 한번 하시죠, 위원장님.
병탁 : 어, 그럴까? 자, 잔들 들어요.
좌중 : (잔을 들면)
병탁 : 수서지구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하여..!
좌중 : ..! 위하여..! (술을 마신다)
(강모를 노려보는 민우의 눈빛... 강모, 자신만만하게 응수하고..
강모를 보는 경옥의 시선이 내심 우호적이다)
씬46. 금융 사무실 안
(중년 남자와 직원 두 명이 기계를 가지고 와 있다. 착암기를 정연 앞에 턱, 놓는 중년.. 지나가 옆에 있고..)
고사장 : 내 자존심이요. 담보로 얼마 주시겠소?
정연 : 네?
고사장 : 이거, 이래뵈두, 국내 기술로 만든 첫 작품이요.
정연 : (본다) 손님... 뭔가 잘못 알고 찾아오신 거 같은데요...
고사장 : 우리 공장 좀 살려 주쇼. 이놈이 말이죠. 미제, 일제에 못지않아요. 집채만 한 바위도 금방 자갈로 만든다니까요.
(정연, 한숨 내쉬며 기계를 보는데 경자가 들어온다)
경자 : 언니, 나 왔어.
지나 : 오늘도 이자만 갚은 거니?
경자 : 이자 갚기두 힘들어 죽겠어. 어휴, 괜히 아파트 분양권을 신청해갖구.
고사장 : 해줄 거요, 말거요.
정연 : .. (난감하게)
씬47. 빠 안
(강모가 술을 마시고 있다, 시덕이 있고..)
시덕 : 경자 말이, 평판도 아주 좋고, 제법 돈도 잘 벌고 그런가 봐.
강모 : .. (술 한 모금 마시고)
시덕 : 강모야.. 너, 다시 정연이하고 옛날로 돌아가면 안 되는 거냐?
강모 : ...
시덕 : 황회장님도 너한테 용서를 빌었잖아. 너두 그 용서, 받아 준거구..
강모 : 그런다고, 황회장님이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사실이 바뀌지 않아.
시덕 : (한숨) 미안하다. 강모야... 너 많이 괴로울 텐데...
강모 : 정연이가 잘 살고 있으면 됐어. (술 마신다)
씬48. 조필연 사무실 안 (낮)
(민우가 와 있다. 필연과 재춘이 있고...)
필연 : 이강모를 오병탁과 민홍기가 지지해주고 있어서 보조금 중단은 사실상 힘들어.
민우 : 그래요? 그럼 좀 귀찮더라도, 다른 방법을 써야겠네요.
필연 : 생각해 둔 방법이 있었던거냐?
민우 : 세상에서, 질그릇보다도 깨지기 쉬운 게 동업입니다.
필연 : ..!! (본다) 공동 건설단을 깨겠다는 거냐?
민우 : 공동건설 조건으로 받아낸 지원금이니까, 보조금도 중단이 될 거예요.
필연 : 이강모가 히든카드로 내세운 건설 연합을.. 그 놈의 아킬레스건으로 만들겠다... 아주 좋은 계획이구나... (웃는데)
민우 : 문이사님.
성중 : 네, 회장님.
민우 : 이강모와 동업중인 업체들에 관해서 조사하세요. 회사 재무 상태부터, 집안 사정까지 몽땅 다요.
성중 : 알겠습니다, 회장님.
민우 : .. (입가에 차가운 미소)
씬49. 현장 사무소 안
(강모와 맹사장, 사장, 1,2,3들이 자료들을 보며 모여 있고..)
맹사장 : 아직 공사 초긴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거 아니에요?
강모 : 다음 달에 지원금이 나올 겁니다.
사장 1 : 아무리 그래도, 공사비가 이정도 초과하면 곤란한데...
강모 : 조금만 더 힘들 내십시오. 이 공사에 우리 모두의 운명이 달렸습니다.
맹사장 : .. (어두운 표정에서)
성중 : (E) 맹국현... 오감건설 사장입니다.
씬50. 만보건설 회장실
(민우가 맹사장의 사진을 보고 있다)
성중 : 현재, 다른 업체들보다도 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습니다. 자택도 벌써 은행 담보로 들어가 있는 상태고요.
이강모를 제외한 다른 동업사장들의 실질적인 리더격입니다.
민우 : 연락해서, 약속 잡으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회장님. (나간다)
민우 : 건설 연합? (차갑게 웃으며) 원래, 약자들이 모래알처럼 잘 부서지지.
씬51. 어느 룸 안
(맹사장이 초조하게 앉아 있다. 자리에 앉는 민우와 성중..)
민우 : 이미 전화로 말씀드렸다시피..
맹사장 :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번 동업을 깨뜨릴 수가 없습니다.
민우 : .. (본다)
맹사장 : 물론, 저도 조회장님 제안이 탐나는 건 사실이지만.. 이강모 사장, 저희들을 위해서 많은 일을 했습니다.
민우 : (성중에게) 우리쪽 제안을 뭐라고 말씀드렸습니까?
성중 : 은행 빚을 무이자로 갚아주겠다고 했습니다.
민우 : 거기다가, 지금까지 들어간 공사비용까지 해결해 주죠.
맹사장 : ..!! (놀란다)
민우 : 이강모를 제외한 나머지 세분도 마찬가집니다. 설득이 가능하시겠습니까?
맹사장 : .. (크게 흔들리는데)
씬52. 어느 밀실 안
(정식과 재벌 2세 친구 네명 칩을 쌓아놓고 포커를 하고 있다. 정식, 이를 악물며 패를 쪼이면 스트레이트다.
일각 꽁지돈을 대주고 있는 부철이가 정식이를 유심히 보는데...)
친구 1 : 자신 없으면 죽지 그래?
정식 : (오기, 남은 칩들을 밀어 넣으며) 콜이다. (패 놓으며) 스트레이트.
친구 1 : (패를 내보이며) 아, 이럴 때 하필 하우스가 뜨고 그래, 미안하게... (칩을 가져온다)
친구 2 : 야, 요즘 정식이 너무 잃는 거 아냐?
친구 3 : 개평 좀 줘. 불쌍한데..
부철 : 돈 필요 하시면 더 빌려 드릴까요?
정식 : ..!! (탁자를 치고 일어서며) 됐어..! 니들, 집에 가지 말고 기다려. 한 놈이라도 없어지면, 죽을지 알아, 알았어?
(뛰쳐나간다)
친구 1 : 저 놈, 아직도 지가 만보건설 후계잔줄 아나부지?
좌중 : (비웃듯이 낄낄 거리고)
부철 : .. (뭔가 음모가 있는 눈초리)
씬53. 남숙집 거실
(들어서는 정식.. 남숙이 전화중이고.. 정식, 몰래 안방으로 들어가는데..)
남숙 : 내일 네시 비행기가 틀림없는 거죠? 알았어요. 수고비는 통장으로 입금 될 거예요.
(끊고 생각) 황태섭, 그 인간이 들어온단 말이지?
씬54. 동, 안방
(마구 장롱 안을 뒤지는 정식... 통장을 찾아내는데... 남숙이 들어와서...)
남숙 : 정식아?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정식 : .. 엄마..! (얼른 낚아채며) 도장 어딨어? (다시 장롱 안을 뒤지는데)
남숙 : 너, 이놈으 자식..! 허구헌날 도박질이더니... 이젠 도둑질까지해?
정식 : 엄마... 이번이 마지막이야... 마지막...
남숙 : 너 저번에도 마지막이라고 했어? 안했어?
정식 : (도장을 찾았다)
남숙 : (빼앗으려는데) 황정식 너 정말 정신 안차릴꺼야?
정식 : (냅다 밀치고 도망치며) 미안해. 엄마. 이번엔 진짜 진짜 마지막이야.
남숙 : 정식아...! 정식아...!! (털썩 침대에 주저앉고) 저 놈을 저걸 어째? 다 내 탓이야. 내가 잘못한 거야.. (우는데)
씬55. 김포공항 전경 (다음날 낮)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고..)
씬56. 동, 입국장 안
(황태섭과 주영국이 카트를 밀며 나온다.
일각에서 보던, 남숙이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경옥이 보인다. 남숙, 얼어붙듯... 보고 있다.
경옥, 건재한 황태섭의 모습이 감개가 무량한 듯.. 다가오는 태섭과 영국... 태섭, 잠시 경옥을 보다가...)
태섭 : 잘.. 있었냐?
(경옥, 애써 감정 참는데... 태섭, 조심스럽게 경옥의 손을 잡는다)
태섭 : 봐.. 이제 다 나았어... 아주 멀쩡하다, 경옥아.
경옥 : ... (눈물 고이고)
태섭 : 정연이한텐 일부러 연락 안했어... 나중에.. 천천히 보면 되지, 뭐.
경옥 : ... (태섭의 마음을 안다)
(남숙, 부들 부들 떠는...)
씬57. 동, 게이트 밖
(경옥의 승용차가 출발해 버린다. 뒤이어서 급히 나오는 남숙... 택시를 잡는데... 잘 안 잡히고...)
남숙 : (속이 끓고) 도대체 저것들 뭐야? 대체 뭔데 저 년이 여까지 나와서..
(질투어린) 아무리 이혼 했어도, 정식이 아빠야. 애들 문제는 상의할 권리 있어.
씬58. 설렁탕 집
(태섭과 영국이 허겁지겁 국밥을 먹고 있다. 경옥이 그런 태섭을 물끄러미 보고 있고...
태섭, 사래가 들린 듯이 콜록거리면 경옥이 물 잔을 앞에 놓는다. 태섭, 그제야 경옥을 의식하고는...)
태섭 : (괜히 영국에게) 거, 소리 좀 내지 말구 먹어.
영국 : 어? 알겠네.
경옥 : 오늘 어디로 가실 거예요?
태섭 : 급하게 오느라, 호텔 예약을 못했어.
경옥 : 당분간 제 아파트에 계세요, 호텔보단 나을 거예요.
태섭 : 그럴까? 그러지, 뭐. (먹으려는데)
경옥 : 앞으로 뭘 하실 건데요?
태섭 : .. (보다가, 서류 가방을 보이며) 이 안에.. 사업계획서로 꽉 차있어. 미국에 있는 동안, 이미 투자자들도 다 확보해 놨고.
경옥 : ...
태섭 : 걱정 마라, 경옥아.. 나, 곧 재기 할 거야. 그깟 만보건설 따위는 비교도 안될 만큼... 엄청난 사업 시작 할 거다. (먹는다)
경옥 : .. (본다, 왠지 애처로운 시선)
씬59. 아파트 안
(서류 가방을 든 태섭과 영국, 경옥이 들어선다)
경옥 : 오전에 청소해놨어요. 그만 가볼게요.
태섭 : 그럴래? 이봐, 주이사.. 우리도 짐 챙겨야지?
(태섭, 돌아서는데 서류가방 문이 툭 열리며 낡은 양말과 속옷들이 쏟아진다. 태섭, 굳어진 채 망연하게...)
경옥 : .. 쉬세요. 내일 다시 올게요. (나간다)
태섭 : .. (한숨, 침울하게) 사업 계획은 개뿔...
영국 : 통장의 잔고도 다 바닥났네.
태섭 : 조필연이, 이 개자식... 내, 그놈 못 죽이면 성을 갈고 만다..!
씬60. 금융 사무실 안
(정연 앞에 앉는 남자.. 부철이다. 정연, 서류를 훑어보는데... )
부철 : (물끄러미 정연을 보다가) 여기서 또 보네요?
정연 : ..? (본다)
부철 : 저 모르시겠어요?
지나 : 아, 맞다. 일전에 헬스클럽에서..
정연 : ..! (그제야 알아보고)
부철 : 여기 사장님이세요?
정연 : (무시하듯, 서류 보며) 해외에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얼마나 대출 해드릴까요?
부철 : 얼마까지 가능한데요?
정연 : 여긴 소액 대출만 해드립니다.
부철 : 한 오억쯤 빌리고 싶은데...
지나 : ..!! (놀라서)
정연 : (서류를 덮으며) 다른 곳을 소개 해 드리죠.
부철 : (씩 웃으며) 일억 빌려 주세요.
정연 : ..
지나 : 우린, 일억두 큰데..
부철 : 그럼, 오천... 그건 되겠죠?
정연 : (보다가) 내일 오세요. 서류 검토한 후에 빌려 드리겠습니다.
부철 : 확인해보세요. 틀림없는 거니까... (여유롭게 나가고)
정연 : .. (보는데)
지나 : 서류상으론, 부동산이 꽤 많던데...
정연 : 꼼꼼히 체크해봐. 뭔가 기분 나쁜 사람이니까...
씬61. 동 건물 밖
(승용차가 대기해 있고 덩치들 두어 명이 앉아 있다. 건물에서 나오는 부철.. 승용차 뒷자리에 타고..)
부철 : (선그라스를 끼며) 딱 보니까, 지금 수중에 잘해야 이삼 억이야.
사내들 : ...
부철 : (씩 웃으며) 판이 작아서 실망이긴 하지만.. 황정연이란 애는 재밌어.
씬62. 조필연 사무실 안
(성모와 재춘이 있고.. 필연이 전화중이다)
필연 : (수화기 들고, 크게 웃으며) 잘했다, 아주 잘했어.. 그래, 그 놈한텐 무모하다는 게 어떤 건지 알려줄 필요가 있어.
(수화기 놓는다)
성모 : 뭐, 좋은 소식 있습니까?
필연 : 이강모, 곧 망하게 될 거야.
성모 : ..!!
재춘 : 그럼, 민우가 건설 연합을 깨뜨리는데 성공 했단 말입니까?
필연 : 그래... 동업이 깨졌으니, 지원금도 안 나올 거고.. 지가 무슨 수로 돌산에다 아파트를 짓겠냐?
성모 : ..
필연 : 무모한 건 죄악이야. 벌을 받아야지.
(필연, 하하 웃는데.. 성모, 걱정스럽게...)
씬63. 한강건설, 사무실 안
(맹사장과 사장, 1, 2, 3이 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 경자가 눈치를 살피며 차를 내오고..
이때. 급하게 들어서는 강모와 소태, 영출, 시덕...)
강모 : 현장에 왜, 우리 직원들만 있는 겁니까?
맹사장 : 우린, 그만.. 이번 공사에서 발을 빼기로 했어요.
강모 : ..!! 뭐라구요?
사장 1 : 더 이상의 적자를 감당 할 수가 없어요.
소태 :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제 와서 발을 빼다니?
영출 : 이 사람들, 안되겠구만? 그럼, 우리더러 저 돌산을 다 치우라구?
맹사장 : 대신, 그 동안 들어간 공사비용은 우리가 다 감당하겠네.
시덕 : 그걸 지금 말이라구 하세요?
맹사장 : 미안해요. 이사장... (나가려는데)
강모 : (잡는다) 곧 건설부 지원금이 나옵니다.
맹사장 : .. (안타깝게 보다가) 이사장...
강모 : 조그만.. 조그만 더 참아줄 수는 없는 겁니까?
(맹사장, 고개를 가로젓더니 조용히 강모의 손을 내리고는 나간다. 다른 사장들이 따라 나가고..)
시덕 : 강모야.. 저 사람들 그냥, 저렇게 보낼 거냐?
강모 : ..!! (정신이 번쩍 나는 듯이, 뛰쳐나간다)
씬64. 동 밖, 복도
(사장들을 잡으러 뛰어나오는 강모... 이때, 문 밖에 있던 성모가 강모를 잡는다)
성모 : 따라 가봤자, 소용없다.
강모 : ..?
성모 : 저 사람들, 매수당했어.. 조민우한테.
강모 : 뭐?
성모 : 모든 게.. 조민우의 농간이라고.
강모 : ..!! (크게 놀라며) 조민우?
씬65. 만보건설, 복도
(강모가 들어선다. 살기등등한 눈초리.. 성모가 급히 뒤 따라 들어서며)
성모 : (강모를 잡는다) 강모야..
강모 : 놔, 형.. (뿌리치며)
성모 : (다시 잡으며) 너, 지금 이성 잃었어.
강모 : (본다) 그래, 맞아.. 나 눈에 아무것도 안 보여.
성모 : 강모야..
강모 : 우리 미주 망쳐 논거, 조민우, 그 새끼야..! 지금 비열하게 나까지 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간다)
성모 : ..! (쫓아가는데)
씬66. 회의실 안
(민우가 신문기자와 인터뷰 중이다. 문성중과 카메라 기자가 옆에 있고..)
기자 : 마지막으로.. 젊은 나이에 기업 총수에 오르셨는데,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시죠.
민우 : 전,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기자 : .. (열심히 받아 적고)
민우 :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를 위해서 어떤 기여를 하는가가..
(이때, 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강모... 기자들이 뭔 일인가 보는데..
민우, 강모를 보더니 걸어 나온다. 강모, 눈에 불을 켜고 민우 앞에 다가서는데...
입구에서 성모가 들어서지 못하고 안타깝게 지켜보며..)
민우 : 한강건설 이강모 사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강모, 화를 참지 못하고 민우의 멱살을 잡는다. 카메라 기자가 얼른 카메라를 들이대며...)
강모 : 참는데도 한계가 있어.
민우 : 그래서? 날 치려고?
강모 : 못 칠 것 같냐?
민우 : (기자들을 힐끔 보고는 픽 웃으며) 내일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고 싶거든 쳐 봐.
강모 : ..! (주먹을 치켜들지만)
민우 : (낮게) 넌 날 절대 못 때려. 왠지 알아? 센척 해봤자, 너도 약자거든.
강모 : ... (부르르 떠는 주먹)
민우 : 건설 연합? 니들이 왜 내 말 한마디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줄 알아? 약자니까... 그리고 겁쟁이니까..
강모 : ..
민우 : 그래서 니들은 안 된다는 거야. 강한 놈, 먹이 밖에 못 돼.
(민우, 조소하듯 웃으면서 돌아서는 순간, 강모가 주먹을 날린다. 쓰러지는 민우..
성모, 입모양으로만 안타깝게 강모야..! 부르는데.. 강모, 민우의 멱살 잡고..)
강모 : 약자? 겁쟁이라고? 근데.. 난 식성이 좀 유별나다고 말했지.? 센 척 하는 놈만 보면 먹어치우고 싶다구...!
(강모, 주먹을 퍼붓는데 그 위로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
강모의 야수 같은 표정에서 엔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