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용기는 미라쥬님이 운영자로 계시는 '얼리버드' (서울 남부 조기모임) 모임의 스티가 체험 이벤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미 올라온 고슴도치님이나 미라쥬님의 사용기를 정독하지 않은 상태의 제 느낌 그대로 작성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우 훌륭한 조합입니다.
저는 기존에 버터플라이의 미즈타니 준을 사용하고 있고, 제가 좋아하는 감각은 잘 묻히면서도 단단하게 받쳐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스티가의 몇가지 블레이드들을 사용해 봤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가지는 로즈우드 XO와 에벤홀즈 7이었습니다.
로즈우드 XO의 경우는 울림이 있으면서도 로즈우드 5겹과 비교해서는 다소 절제된 울림을 보여주고, 또한 강타를 날릴때 좀더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이 좋아서 구매해서 가지고 있는 제품이고요.
에벤홀즈 7은 강한 반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콘트롤이 뛰어난 것이 매력적인 블레이드로서, 7겹합판이지만 마치 아릴레이트 카본으로 드라이브를 걸때의 클릭감이 느껴지는 블레이드입니다.
지난주 '얼리버드' 모임에서 스타기 체험 이벤트를 신청해서 사용하게 된 에메랄드 VPS V는 처음 사용하는 블레이드인데다 붙어있던 에어록 M(포핸드) + 에어록 S(백핸드) 역시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신제품이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해보니 그 걱정이 사라지더군요.
게임 전 몸을 풀때 기본 타법들을 연습해보니 5겹 합판답게 과도하지 않은 반발력을 보여줍니다.
에어록 M이 조금 더 단단하고, 상대적으로 에어록 S는 부드러운데 그 부드러운 정도가 물컹할 정도는 아닙니다.
또한 걱정했던 푸시(보스커트) 역시 잘 들어가더군요. 기존에 사용하던 64형 러버(제니우스 플러스 옵티멈 혹은 헥서 플러스)와 비교해서 큰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칼리브라 LT의 경우는 신경써서 하지 않으면 다소 푸시가 뜨는 경우가 있었고, 감각도 많이 다르다고 느꼈는데 이번 에어록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적응이 매우 쉬웠습니다.
포핸드 푸시, 백핸드 푸시 모두 안정적이며 잘 됩니다.
다소 단단한 감각을 좋아하시는 분은 에어록 M을 양면에, 다소 부드러운 감각을 좋아하시는 분은 에어록 S를 양면에 붙여도 좋은 선택일 듯 합니다.
에메랄드 VPS V의 장점은 강타를 칠때 나타나는데, 두텁게 스피드 드라이브를 걸면 기분좋은 타구음과 함께 단단하게 받쳐주는 감각이 날카롭게 튕겨줍니다. 이런 짜릿한 감각을 즐기는 저이기에 로즈우드 XO에서 느꼈던 감각보다 더 상쾌한 타구감인 듯 했습니다.
그렇다고 루프 드라이브가 안되는 것도 아니더군요. 커트가 먹은 공을 전진에서 과도한 어퍼 스윙으로 얇게 걸어보았는데, (소위) 구겨들어가는 느낌으로 엄청난 루프가 구사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에어록 시리즈의 장점은 블록입니다.
과거 브라이스 스피드를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브라이스 스피드의 블록 감각을 가져온 듯한 그런 느낌...
바운드를 잘 맞춰주면 멀리 뻗지 않으면서도 쫙 깔리면서 상대의 타이밍을 뺐는 것이 가능하더군요.
에어록 M과 S 모두 블록이 잘 되었으며, 수동적 블록 뿐만 아니라 살짝 손목을 써주거나 스윙을 해주면 매우 위력적인 반구가 됩니다. 특히 짧게 떨어지면서 빠르게 깔리는 부분이 매력적입니다.
어? 이건 무슨 만능 라켓과 러버인가...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듯 합니다.
그런게 있을리가 없죠. ㅋㅋ
하지만, 제가 느낀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고탄성 계열의 러버가 발전해서 스핀중시형과 거의 접점을 이룬 느낌이라는 겁니다.
한때 고슴도치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스핀중시형이 스피드쪽을 개량해 나가고 또한 고탄성 계열이 끌림을 강화하다보면 두 가지가 비슷해지는 시점이 온다는 그런 거죠.
바로 에어록 시리즈의 러버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쾌하게 튀어나가는 느낌과 블록 능력이 기존의 고탄성 계열의 능력을 빼다박았을 뿐만 아니라, 끌림과 루프 드라이브의 성능도 매우 향상되어 있다는 거죠.
끌림에만 치중한 러버도 아니고, 스피드만 강조한 러버도 아니라는 겁니다.
적당한 스피드와 적당한 끌림이 매우 자연스런 감각으로 구현되어 있었고, 이런 성능은 초보 뿐만 아니라 중상급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더욱 끌림에 치중한 러버나 라켓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더욱 빠르고 강하게 튀어나가는 특성을 사랑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에어록이 처음 나왔을때 의문점이 많았는데, 가장 정직한 합판으로 유명한 스티가 블레이드에 조합으로 사용해보니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지 러버를 선택하실 때, 현재 사용하시는 블레이드의 감각과 어느 것이 더 조합되었을때 적당한 감각일지 선택을 잘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덮어놓고 포핸드는 M, 백핸드는 S는 아닐 겁니다.
단단한 카본 블레이드에는 S가 더 좋을 수도 있고, 포핸드에 S / 백핸드에 M 조합이 어울리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 한가지 장점일 수도 있겠는데 이 러버가 자른 무게가 50g이 안되는 것 같더군요.
최신 러버들은 대부분 50~52g 정도로 매우 무거운데, 에어록은 47~48 정도니 무게도 생각보다는 괜찮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조합은 182~183g 정도였는데, 평소 178~180을 사용하던 저인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가끔 크게 휘두를 때 우주로 몇개가 날아가긴 했지만요. ;;)
아무튼 제가 처음 사용하는 라켓과 러버로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끝으로 스티가 체험 이벤트를 해주신 미라쥬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 에메랄드 VPS V > - 드라이브와 스매시가 자유자재로 구사되며 콘트롤이 뛰어나면서도 파워가 부족하지 않은 합판
- 합판의 감각을 유지한 채 강타를 할때는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
- 드라이브와 스매시를 구별해서 잘 사용하시고 또한 그렇게 경기를 운영하시는 분
- 스티가 특유의 울림이 다소 부담되어 조금은 울림이 절제된 블레이드를 원하시는 분
< 에어록 M / S > - 모든 기술이 평균 이상으로 구현된 고탄성 계열의 최신 러버로 초보부터 중고수까지 만족시킬만한 러버
- 날카롭게 깔리거나 빠른 바운드로 잡는 쇼트(블록) 플레이를 즐기고 또한 그런 플레이를 원하시는 분
- 과거 고탄성 계열의 러버의 느낌을 간직하면서도 끌림이 대폭 향상된 듯한 러버를 원하시는 분
- 드라이브 후 스매시 또는 백드라이브 후 백핸드 어택 & 미트 타법 사용 빈도가 많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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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알겠습니다. 저는 브라이스는 사용해 본 적이 없네요. ^^ Sriver와 Bryce Speed만 사용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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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른 무게가 48g 정도인 듯 합니다? 제가 운이 좋았나 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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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블레이드의 단단함에 민감하신 분들, 러버의 탑시트에 민감한 분들, 러버의 스폰지 경도에 민감한 분들 등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를테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에머랄드보다는 로즈우드XO가 감각적으로 맞더군요.
좋은 사용기 잘읽었고 미준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에어록M에 관심이 가네요.
무게가 가볍다는 말에 솔~깃 하네요. 나중에 싸게살 기회가 있으면 써볼까 합니다~
로즈우드 XO 좋은 블레이드지요. ^^;;
저도 에머랄드에 mxp와 5q vip를 붙이고 시타만 한 상태에서 좀 더 사용기를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앞면m , 후면 s를 시도해봐야할 것 같네요/감사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실력만 좋으신 줄 알았더니 사용기 쓰시는 실력도 엄청 좋으시군요. 자주 오셔서 스티가 블레이드들 좀 애용해주세요. ^^
에어록이 고탄성계열과 회전둥시형의 접점에 있는 듯 하다는 표현이 저에게는 가장 와닿습니다. 저도 비슷하게 느꼈거든요.
별말씀을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
에어록M의 무게는 제가 약 7-8장 붙였는데 표준사이즈로 47-48정도가 평균무게인 듯하고 에어록S는 44-46 정도였습니다.
S가 좀 더 가볍군요. 괜찮은 무게네요. 스티가의 헤드 크기가 미세하게 작은 걸 감안하더라도 분명히 좋은 무게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