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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금전산(668m) 낙안읍성 순천만 갈대밭 연계산행
언제? : 2011년 9월21일
날씨 : 맑았다 저녁무렵 흐림
누구와? : 오동섭님 임진현님 박바우님 서재선님 송미옥님 홍정숙님 손랑원님 유성란님 강옥금님 방가운님 임종남님 김양희님 그리고 나 이상 13명
개요 : 이번 번개는 순천만 갈대밭을 가보고 싶어하는 회원들이 많아서 날짜를 요모조모 따져보다가 21일이면 불갑산 상사화가 한창일텐데.....
하는 생각과 순천만 갈대들도 서리를 맞기전 잎이 파랗게 살아있고 이제 막 갈대꽃이 만발한 이때가 가장 아름다울거라는 생각....
그리고 축제가 시작되기전 이때가 사람들도 비교적 한적할거 같은 생각들이 결국 순천만 쪽으로 번개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순천만 갈대밭만 보고 온다는건 너무 밋밋할거 같아서 순천만에서 20여분 떨어진 낙안읍성...
그리고 낙안읍성을 뒤에서 감싸고 있는 금전산 암릉과 연계한 산행 플러스 여행 이라는 알찬 계확을 짜봤다
금전산 산행코스는 지도 오른쪽 불재에서 급경사를 30여분 올라서 능선을 타고 궁글재를 지나 정상을 찍고 낙안온천쪽 암릉코스를
타고 내려오는 산행거리 약 6km에 세시간 정도의 가벼운 코스를 잡았다
올라가는 길은 어느정도까지는 넓은 임도로서 그늘이 져서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시원했다
이곳은 구능수라는 곳인데 옛날 어느 처사(세속에 사는남자...라는 불교용어) 한분이 이곳에서 득도를 하기위해 수행을 하는데 이 석굴 안쪽 구멍에서 하루 세끼분의 식량이 나와서 그걸로 연명을 하며 수행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손님이 찾아와 밥 지을 쌀이 부족하자 쌀이 더 나오도록 구멍에 부지깽이를 쑤셔대자 쌀은 나오지 않고 쌀뜨물만 나왔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법.....
또한 이곳에서는 밥을 지을수 있는 맑은 샘물이 흘렀는데 공을 드리지 않거나 상스런 행위를 하면 흐르던 샘물이 말라 버렸다고 한다
구능수를 지나 조금더 올라가자 암릉위로 펼쳐진 파란 하늘이 가슴까지 시린다
서산을 출발하며 올때는 하늘에 구름한점 없이 깨끗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웅큼의 구름들이 파란 하늘에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약 30여분 급경사를 올라 590봉에 다달으자 벌교쪽의 꼬막으로 유명한 여자만도 조망되고 건너편으로 오늘의 금전산 정상도 조망된다
빨리 뛰어가서 금전상 정상위에 떠있는 구름들을 한웅큼 따다가 소나무 그늘아래 깔아놓고 포근한 잠에 빠져들고 싶었다
파란 하늘위로 군무를 하듯 넘실대는 뭉게구름.....그리고 금전산 아래쪽으론 낙안읍성도 조망되고....
590봉과 정상의 중간쯤에 있는 해발 500m의 궁글재에 도착....재의 이름도 참 거시기 하다....궁글재.....뒹굴재 하고는 다른뜻일까?....
전라도의 사투리로 뒹굴다 라는 뜻은 궁근다는 뜻으로 통하는데....
정상으로 가는 소롯길은 이렇게 완만하며 그늘이 져서 산책을 하듯 가벼웠다
이곳이 금전산 정상이련가?...
이곳에서 열 세명이서 막걸리와 과일...그리고 바우님의 전매특허인 구운 달걀로 허기진 간식을 먹었다
정상의 소나무 잔가지엔 수많은 산꾼들의 시그널들이 즐비했다
누구의 한마디에 이렇게 박장대소인가?....이곳까지 쉬엄쉬엄 두시간 정도 걸었던거 같다
저 아래의 밭둑에는 억새들이 벌써 하얗게 피었지만 해발 600여m의 이곳엔 억새들이 이제 갓 태어난 송아지 새끼의 털처럼 미끈하다
정상에서 10여분을 내려오니 낙안면의 전체가 시원스럽게 조망되고 건너편으로 원효대가 웅장하게 조망된다
원효대 아래로는 낙안읍성도 조망되고....
이곳은 의상대인데 이 바위 아래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다....의상대 윗쪽 하늘은 보는이의 눈까지도 파란 색깔로 변해버릴것만 같다
건너편 오공재쪽으로 넘어가는 능선인데 저곳엔 참선대와 개바위 두꺼비바위등이 잇다
이곳 전망대의 바로 아래에는 금강암이라는 절이 있는데 작은 암자가 바위로 둘러싸여 잇어 고즈넉함을 느낄수 잇다
특히 가을에 오면 단풍으로 물든 암자가 참으로 아름다울거 같다
원효대에서 금전산으로 이어지는 암릉줄기 뒤로 푹신한 솜덩어리 같은 구름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이 굴은 금강암의 극락정사로 들어가는 극락문이다
그곳에서 또다시 10여분을 내려오면 형제바위가 거대한 모습으로 우뚝 서있는데 우리 회원들이 올라가서 지팡이를 짚고 서있는 모습이 마치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옹기종기 모여서 놀고있는 삼장법사와 그의 제자들 같지 아니한가?....ㅋㅋㅋ
삼장법사의 제자들?....뒤로 보이는 암릉에서 무예를 익히는?....
나도 삼장법사 흉내를?....
낙안온천에 내려서니 오후 1시...딱 몰망쉴망 세시간 걸었다....밑에서 올려다본 금전산의 정상은 작은 암릉산이지만 제법 웅장함을 느낄수가 있었다
낙안온천에서 금강암 쪽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이다
낙안온천인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비교적 한가하다....이곳에서 낙안면에 딱 두대밖에 없는 택시를 불러서 불째까지 가서 차량을 회수해서 모두 태우고는 또다시 낙안읍성으로 고....우~~~~
1인당 2000원씩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낙악읍성에 들어섰다
낙안읍성은 지형의 모양이 마치 돛단배처럼 생겼는데 이 은행나무가 돛을 달수있는 기둥역할이다
따라서 이곳 사람들은 이 은행나무를 신령스럽게 여겨 해마다 제사를 드리고 굿을 연다고 한다
별로 술도 잘 먹을줄 모르는 란이님이 이런곳에 오면 동동주를 먹어야 한다고 우겨서 주막집엘 들렀다...
이곳의 안주들은 비교적 저렴하다...붙임개 한접시에 6000원....진짜 도토리묵 같은것도 한접시에 6000원....녹두전도 6000원.... 싸다...싸....
우리가 자라고 추억들이 함께 했던 어린시절의 돌담길.....너무나 예쁘다
추억이 묻어나는 돌담길....초가지붕 굴뚝위로 연기가 피어오르며 금방이라도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며 저녁먹으라고 소리칠것만 같은 고향의 그리움....
그 그리움들 뒤로 금전산의 암릉이 떡 버티고 있다
이런 돌담길에서 하루종일 함께 놀았던 옆집 순이는 지금쯤 어떻게 변해 있을까?.....할머니가 되어 있을까?....
소담스런 돌담위로 미국나팔꽃이 수줍은듯 꽃을 피워 가을을 알리고 있다
그 가을을 반기려는듯 천사들이 파란하늘에 올라 춤을추고 있다
이곳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현재 90여 가구가 실제로 민박도 치고 농사도 지면서 살고 있다
아~~싸!!! 호라나비~~♬♬♪....호랑나비 수컷 한마리가 암컷에게 구애를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참 애처롭네.....
초가지붕의 뒤뜰엔 단감들이 주렁주렁 가을빛으로 영글어가고.....
삼장법사의 제자들은 여기서 무얼하고 잇는걸까?....놀고있는 동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다올님을 놔두고 어디들 가고있는겨??....ㅎㅎㅎ
잉크를 풀어놓은듯 파란 하늘을 향해 바알갛게 익어가는 대추알들을 힘겹게 매달고 있는 저 나무들도 우리들 엄마의 모습이련가?
차곡차고 쌓여진 돌담길을 걷고있는 저 모녀의 가슴속에도 사랑으로 만들어낸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을터....
성곽의 돌담길에 오후의 따가운 가을햇살이 스며들즈음....우리는 허기진 배를 잡고 벌교로 향한다
낙안읍성에서 7km....10여분을 달려와 벌교역 바로 건너편 골목집에 있는 짱뚱어탕으로 이름난 역전식당엘 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온갖 유명인들의 싸인액자가 걸려있고....
당초엔 꼬막정식을 먹을려 했지만 꼬막은 겨울이 제철이라 우리는 짱뚱어탕을 먹었는데 그 맛이 상상을 초월할만큼 가히 일품이다
벌교읍에서 또 약 20여분을 나와서 순천만 갈대밭에 왔다
아마존의 습지와 미국동부 조지어해안 북해연안 캐나다 동부해안과 함께 세계 5대습지중의 하나인 한국의 순천만....70만평의 갈대밭과 800만평의 광할한 갯벌로 이루어진 순천만....2006년 람사협약에도 등록되어 있는 순천만...
작념까지만 해도 이곳 관람은 무료였었는데 금년도 2011년1월1일부터 2000원씩의 관람료를 받고 있었다
갈대밭을 들어 서려면 무진교라는 다리를 건너면서 드넓은 갈대밭이 시작된다
무진교라는 이름은 이곳 순천만이 배경인 소설가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갈대잎은 이렇게 파란색으로 싱싱하게 이제 막 갈대꽃을 만개하고 잇지만 서리를 한번 맞으면 파란잎은 간데없고 을씨년스러운 메마른 색깔로 변해버리고 갈대꽃마져도 우수수 떨어져 버리기때문에 이번 여행 시기를 좀 일찍 잡았다
그랬더니 활짝핀 갈색의 갈대꽃잎들과 어우러진 싱그러운 잎새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2012년도엔 여수 세계박람회가....2013년엔 순천의 정원박람회가 열린다는 홍보로 논의 벼사이로 흑미벼를 심어 글씨를 창조해 냈다
약 40여분을 걸어서 용산 전망대에 올랐다 이곳에 올라보니 일몰시간이 가까워 오는지라 수많은 사람들이 무거운 카메라 장비들을 어깨에 메고 올라와 순천만의 저녁노을을 촬영하기 위해 삼각대를 펼쳐놓고 석양빛이 붉게 물들기만을 기다리고 잇었다
저 아래의 붉은색은 칠면초로 착각하기 쉬운데 저건 아마도 갈대가 아니라 함초인거 같다
이쪽엔 칠면초가 심어져 잇는데 칠면초란 바다의 염분을 먹고 자라는 한해살이 풀인데 시기마다 일곱번의 색깔로 변한다 해서 칠면초라 불린다고 한다
봄부터 여름엔 노란색과 초록이나 연녹색을 띠고 잇다가 10월 중순쯤이면 단풍보다도 더 붉은 색으로 변한다
지금은 바닷물이 차올랐는데 저 물이 빠져나간 갯펄 가운데로 S자 형태의 물길이 나오는데 그 갯펄에 반사되는 저녁노을은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다시 빽해서 돌아 나오는데 점차 햇살이 석양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순천만의 갈대밭은 뭐니뭐니 해도 연인과 함께 손을 맞잡고 이런 소롯길을 걷는 낭만.... 그것이 최고이리라
점차 붉어지는 석양빛으로 갈대가 붉게 들들어가는 위로 나무테크로 만들어진 무진교가 보인다
햇님이 붉은빛을 뿜어내며 산너머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역광으로 잡아보니 그림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침에 출발할땐 하늘에 구름한점 없다가 점차 구름들이 많아지더니 이곳을 걷는동안엔 구름들이 거의 하늘을 덮었었다....
그러다가 해가 서산으로 뉘엇뉘엇 하면서 잠깐 비춰주는 붉은빛은 순천만의 갈대숲을 더욱더 낭만적으로 비추어 주었다
용산 전망대엔 아름다운 저녁노을에 반사된 순천만의 갯펄을 사진에 담기위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오늘은 구름들이 낮게 깔려있어 붉게 채색된 노을은 쉽지 않을거 같다
왜냐면 아름다운 황혼빛은 구름이 높게 깔렸을때나 가능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장관이다....이런 모습들을 보기위해 그 먼곳을 마다하지 않고 몰려오는게 아닐까?...
구름이 잔뜩 깔렸는데도 마지막 이곳을 빠져 나갈려는 나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선사 하다니....신이시여....감사합니다
후기글....이곳을 들어 오기전 차에서 내릴때 카메라를 넣어서 메고 다니던 허리색을 귀찮아서 차에 두고 나왔다
그런데....그 귀찮음의 댓가는 너무 가혹했다
세상에나.... 용산 전망대를 올라가기 전부터 카메라 밧데리는 수명이 다됬다고 반짝거리며 경고하고 있었다
그런들 어찌하랴....보조 밧데리는 허리색에 있는것을....
최대한 한장한장 아끼면서 찍었지만 정작 찍어대야할 용산 정망대에선 밧데리가 완전 나가버렸다
하는수 없이 되돌아 나오며 밧데리를 빼서 손에 꼬옥쥐고 나오다가 한참이 지나서 촬영을 꼭 하고싶은곳이 있으면 손바닥 체온으로 덮혀진 밧데리를
끼워서 한장한장 돌다리를 건너는 심정으로 그나마 석양에 반사된 갈대밭을 몇장 건질수 잇었다....
지난번 정기산행에서 배웠던 교훈을 또 까먹어.......
이눔의 대갈통을.....
오늘 다시 배운다....(오늘의 교운....미리미리 준비하자......)
첫댓글 햐~~~ 진짜 한편의 소설을 읽고난 느낌이네요.. 대장님의 산행후기를 모아서 책으로 만들면 멋진 산행기 소설 책이 되어 대박날거같아요~~~
사진한장한장 마다 기막히게 절묘한 설명과 재미잇는표현이 다시한번 산행하는듯 또한번의 행복감을 느낌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니 황공할 따름입죠....
대장님.!! 너무 멋집니다......
지리산 오랜만....자주 놀러좀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