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보고서 잘 읽었습니다. 내게 누가 되는 것은 전혀 아닌데(오히려 이런 소스를 제공받아서 아주 기뻤음. 제자들이 글로벌하게 실시간 중계를 해주니 뿌듯합니다),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뜨르군이나 봐주고 있는 학교 측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삭제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이나 중국이나 정보 수집능력이 대단합니다. 물론 국정원도 꽤 하지만...
(요즘 조선총독부 외사과 문서를 읽고 있는데 1920년대에 한국 지방 주재 중국영사, 영사관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보고되는 것을 보고 놀라고 있습니다. 귀국하는 영사관 배웅을 누가누가했다까지 다 경찰이 외사과로 보고함)
발표 자체는 크게 새로운 것은 없지만 공식입장이기도 하고 또 북에서 원하는 사항이기도 하네요.
중국의 대북투자는 2003년 112만 달러에서 2004년 1,413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는데, 2004년의 중국의 대북투자는 그때까지 북한에 대한 중국 투자액 총액의 48.6%에 달하며 그 해 외국이 북한에 투자한 총액의 85%에 해당합니다. 이후 줄곧 늘어난 중국의 대북투자는 지금까지 1억 달러를 넘지는 않았지만 2011년에 중국 국영기업인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商地冠群投資有限公司)가 20억 달러 규모의 대북 투자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지요. 20억 달러는 북한의 2009년도 국내총생산(GDP)의 9%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인을 못함).
그런데 문제는 이 중국의 투자 금액은 북한에게는 거의 모든 해외투자이지만, 중국에게 있어서는 아주 작은 돈이라는 것입니다. 즉 북한-중국의 이른바 “정치적 혈맹” 관계에 비해서 경제 관계는 북한 입장에서는 부족하다는 점이지요. 중국 입장에서는 이 투자가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중국의 대북투자는 경제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고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최근에 와서는 중국의 투자가 희귀광물, 광산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투자 성격이 수익이 낮음에도 지속하는 정치적 투자에서 점차 경제적 성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 할 것인데, 이는 근대전환기 청의 대조선 정책과 거울에 비춘 듯이 유사한 점이다. 즉 처음에는 정치적으로 원조를 해주었지만, 나중에는 경제적 제국주의 성향을 띠는....
북한 입장에서는 그걸 바라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 수준으로는 중국 투자가 감질나게 느낄 수밖에 없겟습니다. 구한말 조선정부가 근대화를 하고 싶은데 돈은 없고 할 때, 중국과 일본에 손을 벌리지만 차관으로 정치적 종속을 당하기는 싫고 했던 딜레마가 여기에도 있지요. 그때보다 식민지 가능성은 좀 낮고, 미국 세력을 막아주는 순망치한의 역할을 강조할 수는 있지만요.
나는 주로 화교자본, 즉 민간 자본과 인력 이동에 관심이 있지만 결국 정치와 같이 가는 성향이 크기 때문에, 현재의 중국-북한 관계와 북한 경제를 장악해 가는 화교 자본의 모습이나 성격을 보면 화교자본, 중국자본의 한반도 진출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와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을 가지고 재현되고 있다고 봅니다.
부유한 남한에는 노동력 진출로 민족 갈등을 빚고 있고(조선족 노동 이동도 포함하여), 빈곤한 남한에는 광산 등 투자로 정치적 배려와 착종된 경제 제국주의적 성향이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19세기 말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남한의 경우는 1930년대 중국 노동자의 한반도 진출( 및 그에 따른 1927년, 1931년 조선인의 배화폭동)과 오버랩된다고 할까요. 두 논문을 참고로 소개해둡니다. 모두 웹에서 구할 수 있음. 신동천「중국의 대북투자와 북한경제」『(연세대학교 통일연구소)통일연구』15, 2011; Jae Cheol Kim, “The Political Economy of Chinese Investment in North Korea: A Preliminary Assessment”, Asian Survey, Vol. 46, No. 6, 2006, pp. 898-899.
사설로 최근의 모 국회위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외국인혐오(제노포비아)는 정말 아서라 말어라 말리고 싶습니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눈치보며 돈 벌던 것인 언제적 이야기인데(물론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않다니요. 일본이 재일교포를 차별하는 것에는 눈에 쌍심지를 키면서, 국내의 외국인에 대해서는 더 내놓고 차별하는 이중성은 무엇일까요.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여러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 노동력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원천적인 문제가 우리 경제 구조 속에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1) 일단 아래 글은 삭제하겠습니다. 2)본글에 동의합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경우, 이제 혁명 1세대의 시대가 끝났고, 후진타오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관리가능'할 정도로만 투자형식의 '지원'을 했으니까요. 3)동시에 이2)도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라, 화교 및 중국기업의 대북 진출에 일정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동시전개된 걸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4)다만 2007년 부터 시작된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과의 전격적인 협조관계 유지, 그리고 아래 글에서 은연중에 암시되었던 '대외관계 다원화' 시도는 추후 북의 대중견제 양태를 고민하게 합니다. 5)우려하시는 부분, 맞습니다. 몇 번 그러다 보니 이젠 스스로 포기상태. 감사합니다!
삭제하게 해서 안타깝습니다. 조회수만 봐도 그렇지만 늘 뜨르군의 리포트는 다들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본인"이 안 다칠 범위 내에서 계속 좋은 글 부탁합니다. 싱가폴에 있는 김종호군이 MB 이사계획이 어떻게 현지에서 진행되는지 보고서 좀 올려주면 좋겠군요. 다스 본사가 그쪽으로 갔잖아요. 혹시 싱가폴로 국적 바꾼 그 조카는 길거리에서 만났는지...이건 국정원에서 걸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