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은 ‘손병관’이라는 오마이뉴스의 기자가 쓴 책이라고 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는데 저는 읽지 않았습니다.
어떤 글에서 보니
“책에서는 사건 혐의를 크게 박시장의 행위, 그리고 박시장 외의 다른 사람들의 행위로 나눴다.
박시장의 행위로 지목된 것은 : 셀카 밀착, 무릎 호, 내실에서 안아달라, 텔레그램 음란 문자와 사진 전송, 전보 불승인, 혈압체크 강요 및 성희롱 발언
박원순 사람들의 행위로 지목된 것은: 마라톤 강요, 샤워 시 속옷 심부름, 낮잠 깨우기, 결재 시 심기 보좌와 성희롱 발언, 기자회견 만류(김주명 전 비서실장), 시장실 직원들의 추행 방조, 증거 인멸
피해자 잔디의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4월 사건'이 피해자가 박 시장을 고소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2020년 4월 14일 잔디가 시장실 직원 3명과 술자리를 겸한 만찬 모임을 했다.
잔디가 술에 취하자 Z(가해자)가 잔디를 택시로 이동했다. 둘은 밤 11시를 넘은 시각 서초구 한 모델에 들어갔다. 4월 15일 피해자는 서초경찰서에 Z를 신고했다.
17일 오후 Z는 시장실의 직속상관에게 사건을 털어놓았다. 22일 피해자는 인사기획비서관과 통화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요구했지만 '두 사람과의 인연이 모두 소중해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답을 들었다.
이 사건은 권력형 성추행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문제이고 우리 사회의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이 큰 몫을 한다. 안희정 사건은 2018년 3월, 오거돈 사건은 2020년 4월에 일어났다. 만약 박시장이 죽지 않고 끝까지 남았다면 어땠을까? 우리 사회의 직장 내 성추행 문제에 대해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https://istp.tistory.com/ 글쓰기 공방, 서우당
참 구구한 변명들이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대한민국의 공직자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질 수가 없어서 스스로 목숨을 버렸는데 그걸 왜 다른 다사람들이 애써 부인하려 하는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에 나오는 문장이다.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은 사회적 명성과 힘을 지닌 한 남자의 자살로 인해 한순간에 ‘마녀’로 몰렸다. 주인공은 명백히 피해자였지만 그의 아픔과 상처를 제대로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조롱과 위협에 시달리다 못해 도망치듯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주인공의 사연은 소설 속 허구지만 현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2020년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성추행 가해자로 경찰에 고소될 것이란 얘기를 들은 고위 공직자가 지극히 무책임한 방법으로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은 피해자를 향해 악담과 저주로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지 않으려고 ‘피해 호소인’이란 희한한 말까지 만들어 냈다. 성추행을 저지른 이에게 잘못을 인정하게 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는 피해자의 소망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어느새 3년이 지났다. 조금씩 잊혀 가던 이 사건에서 2차 가해라는 ‘망령’이 다시 떠오른다. 다음 달 극장 개봉을 예고한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다. 영화 제작진은 지난달 제작 발표회를 열고 영화의 2차 예고편(트레일러)을 공개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예고편을 보면 기가 막힌다. 등장인물들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이런저런 의문을 제기하며 박 전 시장을 변호한다. “박 전 시장의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도 인정하지 않는다. 원래 1차 예고편의 제목은 ‘비극의 탄생’이었다. 한 인터넷 언론 기자가 박 전 시장을 옹호하며 쓴 책의 제목과 같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에게 고민도 없지 않았다. 영화에 대한 비판이 역설적으로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네거티브 마케팅’이 걱정돼서다. 어쨌든 이런 영화에 유료 관객으로 수익을 보태줄 생각은 전혀 없다.
박원순 사건에서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명백하게 밝혀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건 박 전 시장에게 죄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망한 가해자는 재판에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어쩔 수 없이 ‘공소권 없음’이란 처분을 내렸다.
만일 박 전 시장이 떳떳했다면 죽지 않고 살아서 경찰 수사를 받고 사실관계를 밝혔으면 됐을 것이다.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할 것이란 얘기를 듣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종적을 감췄던 건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
법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게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가 기관이 종합적인 상황을 조사·발표한 기록이 남아 있다. 국가인권위가 2021년 1월 공개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등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다. 피해자 면담(2회)과 서울시 전·현직 직원 등 참고인 51명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했다.
여기에 인권위 발표 자료의 일부를 인용한다. “참고인들의 진술,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등에 근거할 때 박 시장이 늦은 밤 시간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네일아트한 손톱과 손을 만졌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 가능하고, 이와 같은 박 시장의 행위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
당시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박원순 시장 시절에 서울시 인권위원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박 전 시장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판단을 내릴 이유가 없었다. 인권위 결론까지 부정하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셈이다.
사실 피해자로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는 아니었다. 피해자는 “사건에 대한 국가 기관의 명확한 판단을 기대했는데 ‘성희롱’이란 단어로 내가 겪은 피해를 축소하려는 것처럼 느껴져 다시금 절망스러웠다”고 자신의 책에 적었다. 그렇더라도 박 전 시장에 의한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제작진은 이런 인권위 조사 결과마저 인정하길 거부하면서 피해자에게 또다시 ‘2차 가해의 돌’을 던지고 있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인권을 짓밟는 것까지 정당화될 수 없다. 당장 2차 가해를 멈추고 영화 개봉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이건 보수냐, 진보냐 하는 이념이나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보편적인 인권의 문제다.>중앙일보. 주정완 논설위원
출처 : 중앙일보. 오피니언 주정완의 시선, 박원순 성희롱 면죄부, 용납 못 한다
물론 저도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요즘 중국드라마를 더러 보는데 늘 보면 중심인물 주변의 책사, 참모들이 일을 만듭니다. 거기 빌붙어 먹고 살려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겠지만 그런 떨거지들 때문에 정말 본인도 모르는 일들이 발생하고 누가 됩니다.
소위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뭘 바라고 권력자 주변에 기웃거리는 것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도 서울시장의 감투를 쓰지 않았더라면 그 비극을 만들지 않았을 겁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