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이들이 쓸 수 있겠다고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최소한 글을 쓸 때 생각해 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 꾸준한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다시금 마음 잡고 자리에 앉는 나다.
작가단 달모임 하기 전, 원예령 작가님과 정다연 작가님은 항상 일찍 오는 멤버들이다. 와서 자신의 할 일을 조금씩 끄적이며 할 일을 한다. 나도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가서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은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 어떤 주제가 우리의 흥미에 들어왔는지 이 틈에 함께하며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나도 평상시 적고 있는 소설에 대해 이들과 이야기 나누며 어떤지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듣기도 한다. 이들도 그들의 글 주제와 방식을 이야기하며 방향을 잡아 나간다. 참 소중한 잠깐의 시간이다.
최근 작가단원들과 달그락 청소년들 중 희망하는 이에 한하여 AI 시나리오 교육을 진행했다. 결과물을 9월까지 제출해야 하지만, 연휴와 시험 기간 이슈로 청소년들이 도전을 어려워하고 있는 요즘이다. 작품을 발굴하기 어려운 이때에 이 두 작가님께서 자기들이 꼭 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역시 난세 속 영웅이 나온다더니, 평상시 글을 쓰면서 필력을 갈고닦아 온 이들의 도전장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이 두 작가님 자랑을 잠깐 하고 싶다. 원예령 작가님과 정다연 작가님은 눈맞춤 작가단에서 자신들의 독자적인 단행본을 낸 청소년들이다. 『Click』, 『ATE』 작품을 집필한 원예령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며 꾸준하게 글쓰기를 하는 청소년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번에 『ATE』 세계관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결핍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메시지를 냈다.
정다연 작가는 이번에 『상애상해』라는 책을 내면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 맺어진 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라는 역설적인 구조를 작품을 통해 설명했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서 나타나는 이야기에는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게 하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시 시나리오 이야기로 돌아와 본다. 사실, 갑자기 청소년들에게 시나리오를 쓰라고 하면 뚝딱 써 내려갈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 꼭 청소년이 아니고,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써 내려갈 수 있는 부류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천재성을 갖춘 사람, 두 번째는 평상시 꾸준히 쓰던 사람이다. 비록 소설을 쓰던 사람이 갑자기 시나리오라는 다른 장르를 쓰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이 쓸 수 있겠다고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건, 최소한 글을 쓸 때 생각해 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소재는 평상시 많이 갖추고 있던 터라, 방식만 알면 그 소재를 풀어낼 수 있다. 마치 큐 하면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처럼? 탄약 잔뜩 있어서 전쟁 가능한 국가처럼? 흠, 암튼 이런 비유들처럼 말이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정말 많이 배운다. 꾸준한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다시금 마음 잡고 자리에 앉는 나다.
글쓴이. 김대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