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비료의 주원료인 요소와 암모니아를 국내로 들여올 때 부과되는 ‘할당관세’를 ‘무관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수기인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요소와 암모니아의 국제가격이 성수기로 접어드는 10월부터는 한층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서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비료회사의 경영악화는 물론 비료값 상승으로 농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료가격 얼마나 오르고 있나=한국비료협회와 국내 주요 회사들에 따르면 요소 국제가격은 14일 기준으로 1t당 300달러이고 여기에 운임을 더하면 국내로 들여오는 가격은 330달러 수준이다. 최성수기인 연말이 되면 350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암모니아 국제가격은 같은 날 1t당 350달러를 기록했다. 운임까지 포함하면 400달러에 달한다. 연말이면 무려 450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의 비료회사인 남해화학 관계자는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요소·암모니아의 국제가격이 모두 30% 이상 올랐다”며 “더구나 원료가격이 앞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돼 국내 비료업계 전체가 비상”이라고 설명했다.
◆왜 오르나=우선 중국의 수출여력 급감을 들 수 있다. 2015년부터 환경정책이 강화되며 석탄을 이용해 요소를 생산하던 중국 내 상당수 업체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016년 887만여t에 달했던 중국의 요소 수출량은 지난해 약 466만t으로 줄었다. 올해 6월까지 수출량은 고작 71만t 정도다. 중국의 환경정책은 향후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여 요소 수출여력은 더 약화할 수밖에 없다.
또 중동지역의 주요 수출국인 카타르가 요소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는 이란이 요소를 수출할 수 없게 된 것도 한 요인이다.
암모니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은 올해 암모니아 100만t 정도를 해외에서 들여오며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했다. 유럽이나 중동지역도 물량부족으로 수입을 늘리고 있는 상태다.
비료협회 관계자는 “일본이 노후화한 암모니아 생산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수입을 크게 늘린 것도 암모니아 국제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할당관세의 무관세 전환 절실=우리나라는 요소와 암모니아 수요량 전체를 수입에 의존한다. 2017년 기준으로 연간 요소 수입량은 약 45만5800t, 암모니아는 134만3000t에 이른다.
비료업계에 따르면 현재 2%로 책정된 요소 할당관세를 무관세로 바꾸면 1t당 4000원 안팎의 조달가격을 낮출 수 있다. 또 요소를 복합비료 등으로 가공해 공급할 경우 농가들에게는 20㎏들이 한포대당 80원 정도의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암모니아도 마찬가지다. 현재 1%인 할당관세를 무관세로 전환하면 1t당 4620원의 원료 수입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를 비료로 가공하면 20㎏들이 한포대당 100원 이상 농가 영농비를 낮출 뿐 아니라 수출 경쟁력도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경영위기에 처한 국내 비료업체들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고 영농비 인상으로 고통받는 농가들의 현실을 고려해 비료 원료의 할당관세를 무관세화하는 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무기질비료 원료의 할당관세를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해 관련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기획재정부의 정책결정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