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에서도 청춘 남녀의 사랑은 좀 더 개방적으로 진행되었다. 중매결혼보다 연애결혼이 증가하고, 청춘 남녀의 연애도 보다 개방적인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 근래에도 연애 중에 여성보다는 남성이 주도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여전하지만, 여성들의 태도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남한 등 외부 동영상 매체가 준 영향도 나타나, 예전처럼 ‘동지’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하지만 일부에서 ‘오빠’라는 호칭도 쓰이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남자가 주로 먼저 사귀자는 제안을 하는 상황이지만, 여성들도 맘에 드는 남자 있는 경우 간접적으로 감정을 나타내 남성에게 뜻을 전하기도 한다.
연애는 두 청춘 남녀의 가슴에서 시작하지만, 결혼은 다양한 조건이 연관된다. 예전보다 결혼연령이 빨라지는 현상인데 여성은 빨라지고 남성은 늦어지는 모습이다. 남자의 경우, 집이 경제적 능력이 있고, 군대와 대학을 마친 사람들이 인기가 있다. 이 경우 남성은 34살 정도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아들을 가진 집에서는 또 잘 사는 집 아가씨를 찾는다고 한다. “내가 내 아들을 군대도 보내고, 대학도 졸업시켰으니 남의 집 좋은 일 시켜줄 수 없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남한 가정의 결혼을 보는 것과 같은 이런 모습은 수천 년간 계속되면서 가지고 있던 결혼의 전통적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군대와 대학을 마친 신랑 중에서도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이나 사법 검찰이 인기가 높다. 사법 검찰의 경우, 권한에 따라서 뇌물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가족들이 장사를 할 때 보호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 검찰뿐만이 아니라, 당 간부나 군 간부, 보안원(경찰) 관련 직업들도 이런 이유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특히 북한에서 큰 장사를 하려면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직업의 인기가 높다.
결혼 대상으로서의 여성도 생활력이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고, 남자들도 자기 스스로 생활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여성을 원한다. 결혼 후에는 남편의 승급이 여성들의 도움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남편들이 부인을 잘 만나야 한다는 세상이 되었고, 여성들이 남편을 잘 만난다는 의미는 남편이 자신을 먹여 살려준다는 게 아니라 여성을 배려할 줄 알고 따듯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변했다.
최근에는 결혼이 깨져 이혼을 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데, ‘외도’가 증가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남편이 외도를 하는 경우, 경제적 능력이 있는 아내는 돈줄을 끊어서 외도를 못하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경제적 능력이 있는 여성이 “자신이 번 돈으로 연하 남자와 정분이 나서” 남편과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대단히 비판적이고, 이런 경우가 아직 많지는 않다. 하지만 북한 사회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는 것은 북한 사회가 큰 변화의 흐름에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