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으로 두 가지 장면을 들 수 있는데요
첫번째로 전반전 박지성의 페널티지역 안 돌파 중에 일본 수비수가 손을 써서 넘어뜨린 장면을 페널티킥을 불지 않은 장면입니다.
2002 월드컵 때 주심을 봤던 김영주 주심이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있죠.
'내가 K리그 경기 주심을 보던 때, A팀이 1: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후반 추가시간에 B팀이 연속으로 두 번 페널티킥을 얻어내서 2:1로 승리한 적이 있었다. 그 경기가 끝나고 A팀에서는 내가 편파판정을 했다며 항의했었다. 하지만, 진짜 자질이 부족한 심판이라면 그 상황에서 두 번 연속으로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는다. 판정 후 뒷얘기가 나올까 두려워서 한 번 페널티킥을 선언한 후에는 또다시 페널티킥을 주기를 주저하기 마련이다. 당시 나는 내 스스로의 판정에 대해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 페널티킥 상황에서도 주저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박지성이 첫 번째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상황보다 더 분명하고 더 명백한 파울이 있었음에도 두 번째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는 알 감디 주심을 보면서 김영주 주심의 이 인터뷰가 떠올랐습니다. 이미 한 차례 다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페널티킥을 준 상황에서, 한 번 더 페널티킥을 준다면 필시 판정에 대해서 뒷얘기가 나올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주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이어 이것이 바로 우수한 심판과 그렇지 못한 심판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고요.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극명히 비교가 되죠. 호나우두가 페널티킥만으로 해트트릭을 하고, 팔레르모가 한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세 번 연속으로 실축하는 장면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아시아의 삼류 심판이었으면 팔레르모가 세 번 실축하기 이전에 이미 아르헨티나에게 세 번의 페널티가 주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연장전, 일본에게 페널티킥이 선언되던 상황에서도 알 감디 주심의 그같은 성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주심 본인은 맞게 보고도 부심의 잘못된 판단을 따라 페널티킥을 선언했는데, 저는 이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보면서 엘리손도가 떠올랐습니다. 국내에선 이래저래 욕을 많이 먹지만, 사상 최초로 월드컵 개막전과 결승전 주심을 모두 볼 정도로 국제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개막전과 결승전, 둘 중 한 경기만 맡아도 그건 이미 주심으로서 명성을 인정받은 셈인데, 한 대회에서 두 경기를 다 배정받았으니 두 말이 필요없을 겁니다. 그만큼 심판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엘리손도였기에, 부심이 잘못 보아서 오프사이드 판정을 했어도 자신의 눈, 자신의 판단을 믿고 온사이드 판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결국 엘리손도의 판정이 맞고 부심이 틀렸음이 확인이 되었고요.
결국 달리 말하면 심판으로서 자기 자신의 판단을 100%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능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죠. 하지만 엄밀히 보면 구분될 수 있고, 각기 다른 오심의 양상으로 나타나서 팀과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오심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두 경기가 호주전과 일본전인데요, 호주전은 온전히 부심의 판정능력 부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일본전은 주심이 보다 뚝심만 있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오심이었죠. 그래서 더 아쉽기도 합니다.
첫댓글 ㅇㅇ 그리고 보상판정도 많았던 거 같네요.. 진짜 심판이 다 말아먹은 경기
판정에 대한 자신감도 그렇지만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축구계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일본인만큼 보복당할거라는 두려움도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AFC의 스폰서를 보면 일본계가 60~70%를 차지하는만큼 까딱하면 심판자격을 박탈당할수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