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씨버선길*** 오이씨처럼 조붓하고 버선처럼 맵시 있게 ‘육지 속 섬’을 잇다
산은 오르는게 맛이라지만 걸어야만 제맛인 길. 이렇게 한가롭고 편안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하다. 계곡과 폭포 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는 벗을 다툰다. 우뚝 솟은 기암, 골짝과 폭포에는 숱한 전설이 전해진다.
조지훈 시 ‘승무’에서 이름 딴 청송~영월 15개 코스 트레일 ‘외씨버선길’이라는 이름의 트레일(걷기여행길)이 있다. 600개나 된다는 국내 트레일 가운데 아마도 가장 이름이 예쁜 길일 터이다. 길도, 길을 에운 풍경도 이름처럼 곱다. 이름에 밴 사연은 차라리 곡진하다.
경북·강원 내륙 오지를 헤집다
외씨버선길은 조지훈의 시 ‘승무’의 한 구절에서 이름을 받았다. 사진은 영양 주실마을 ‘지훈시공원’에 있는 승무 조각상.
외씨버선길은 2013년 완성됐다. 모두 15개 코스로 전체 길이는 240㎞에 이른다. 경북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과 봉화를 거쳐 강원도 영월에서 끝난다. 이른바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내륙 오지 4개 지역을 연결한다. 외씨버선길은 우리 땅의 가장 깊숙하고 내밀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선 트레일이다.
하여 외씨버선길이 빚어내는 풍광은 국내 트레일 중에서 손에 뽑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기암괴석 즐비한 주왕산 국립공원을 오르내리고, 쉼 없이 휘어지는 낙동강 상류 물길을 거슬러 오르며, 금강소나무 울창한 숲길을 지난다.
두메산골을 이은 길이라지만, 사람의 향기 또한 은은하다. 외씨버선길은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를 낳은 진보장터(청송)를 지나고, 김삿갓으로 더 알려진 방랑시인 김병연의 생가(영월)를 들른다. 두들마을(영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 책인 『음식디미방』의 고장이며, ‘아흔아홉 칸’ 송소고택(청송)은 전국 고택 체험의 모범이고,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관풍헌(영월)은 단종 애사(哀史)가 서린 공간이다. 청송과 영양이 ‘청양고추’의 원조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질 좋은 금강소나무를 일컫는 ‘춘양목’도 봉화의 지명에서 비롯됐으며, 간이역 매니어가 성지로 받드는 분천역(봉화)도 길 위에 있다.
외씨버선길 7코스의 대티골(영양) 숲길은 옛 31번 국도다. 일제가 도로를 내고 ‘지무시 트럭’으로 금강소나무를 실어 날랐다. 그래, 길이 깊으면 길에 밴 이야기도 깊은 법이다.
나빌레라, 조지훈 고향 영양도 거쳐 외씨버선길은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내륙 산간 지역을 후벼 파듯이 지난다. 외씨버선길은 여러모로 유별난 트레일이다 외씨버선길은 여느 트레일과 달리 2개 광역단체와 4개 기초단체를 아우른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을 잇는 해파랑길은 바다라는 공통점이라도 있는데, 외씨버선길은 딱히 연관이 없어 보이는 내륙 산간지역을 연결한다. 공통점이라면 다른 지역보다 반딧불이가 흔하다 정도일 테다.
BY2C. 맨 처음 외씨버선길을 조성할 때 프로젝트 이름이다. B는 봉화, Y2는 영양과 영월, C는 청송의 영어 첫음절이다. 어쩌면 이 BY2C가 길 이름으로 굳을 뻔했다.
외씨버선길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을까. 지도를 봐야 한다. 전체 코스가 그려진 지도를, 그것도 오른쪽으로 눕혀서 봐야 한다. 길이 시작하는 청송 쪽이 버선코처럼 뾰족하고 영월까지 이어진 길이 볼이 조붓한 버선 같다.
외씨버선길이 지나는 영양의 주실마을이 청록파 시인 조지훈(1920~68)의 고향이다. 지훈이 1939년 11월 ‘문장’에 발표한 ‘승무’에 다음의 구절이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니 익숙하실 게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외씨’는 ‘오이씨’의 준말이고 ‘보선’은 ‘버선’의 경북 방언이다. 오이씨처럼 갸름하고 맵시가 있는 버선이란 뜻이다. 지도를 보고 버선을 연상한 상상력이 놀랍고, 시에서 길 이름을 받은 감수성이 부럽다. 길도 이름처럼 맵시가 있다.
[출처: 중앙일보] 조붓하고 맵시 있게 ‘육지 속의 섬’ 잇는 240㎞ 외씨버선길 코스개요 - 김삿갓면 사무소에서 남한강을 따라 관풍헌에 이르는 강변길 - 4백년의 시간을 두고 단종과 김삿갓이 흔적이 남은 길 위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코스 관광포인트 - 아프리카 부족들의 미술작품을 전시한 '영월 아프리카 미술박물관' - 돌을 던져 바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산신바위' - 임진왜란 때 고씨 가족이 숨었다는 '영월 고씨굴'(천연기념물 제219호) - 조선시대 지방 업무를 처리하던 관청인 '자규루'와 '관풍헌'(시도유형문화재 제26호) 여행자 정보 - 영월버스터미널 인근 서부시장정류장에서 옥동리행 버스 수시 운행 - 편의시설이 많지 않으므로 사전에 준비 필요
1.트레킹 일시 : 2022년 10월01일 토요일 2. 트레킹 장소 :영월군 하송리,팔괴리 김삿갓면 각동리 옥동리 대야리 3. 트레킹 코스 :김삿갓면사무소~대야리마을~가재골~각동교~길론마을~사모개~고씨동굴등산로~동지모둑~팔괴2리~팔괴교~관풍헌(23.6km/8시간30분) 김삿갓면사무소 이동(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옥동리 266) * 차량 대기장소 : 강원 영월군 영월읍 중앙로 61 ㅇ 18:00~20:30 : 귀경 5. 트레킹 거리 및 소요시간 : 공식 23.6km 7~8시간 //본인 15.35 km 4시간 57분 5.교통; 28인승 대형버스 |
첫댓글 21년 6월에 시작한 외씨버선길 올해1월에 끝나야하는데.....지금이사 완주했습니다
좋은코스 5670 산우님들과 함께 가볼날을 기대합니다
저도외씨버선길걷고싶네요 누가닉네임을 외씨버선이라해서외씨버선이뭔가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