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란 무엇인가?>
물리학자들은 무언가를 이해하고 싶을때 제일 먼저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한 후, 연구대상의 기본적 특성을 잘 담아낸 '모형(model)'을 만듭니다. 이 모형은 일련의 변수들(온도, 에너지, 시간 등)로 표현되며, 물리학자는 이
모형에 기초하여 계의 향후 움직임과 물리적 상태를 예측합니다. 예측결과가 실제와 잘 맞기 않는다면, 모형을 수정하거나 더 복잡한 변수를 도입하여 모형의 정확도를 개선합니다.
이런식으로 의식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식이란 목적(음식을 구하거나, 이성을 찾거나 등)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변수(공간, 시간, 타인과의 관계 등)로
이루어진 다중 피드백 회로를 이용하여 이 세계의 모형을 만들어 내는 과정입니다.
<의식의 단계>
0단계 의식 : 움직임이 전혀 없거나 극히 제한된 운동만 할 수 있으며, 단 몇개의 변수(온도)만으로 이루어진 피드백회로를 이용하여 자신이 속한 세계의 모형을 만드는 단계입니다.
예) 자동온도 조절기 :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을때
스위치를 켜는 피드백회로가 '하나의 의식'에 해당.
따라서 '0단계 :1'로 표기.
꽃 : 10개의 피드백회로(온도, 습도, 햇빛 등)가 있기에
'0단계 : 10'으로 표기.
1단계 의식 [공간속에서 자신의 물리적 위치를 말해주는 모형.]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면서 중앙신경계를 보유한 생명체의 의식으로 파충류가 이에 해당합니다.
인간에 있어서 파충류의 뇌는 뇌간에 해당합니다.
2단계 의식 [집단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
자신이 속한 세계의 모형을 만들때 공간과 함께 다른 개체까지 고려하는 수준의 의식으로 감정이 있는 사회적 동물(포유류)이 이에 속합니다. 의식이 1단계에서 2단계로 접어들면 피드백 회로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이는 대뇌 변연계의 형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 늑대는 '2단계 : 150'로 표기.
3단계 의식 [미래 시뮬레이션 하기.]
인간의 의식은 과거에서 미래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모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피드백회로가 너무 많아져서 서로 상충되는 정보가 많이 올라옵니다. 본능만으로는 이 정보들을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처럼 CEO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는 CEO역활을 하는 전전두엽이 크게 확장되는 계기가 됩니다.
예) 평범한 사람의 의식수준은 '3단계 : 100'로 표기.
미래를 시뮬레이션한 결과(과거의 기억이 중요한 자료로 사용됨), 바람직하고 유쾌한 결과가 예상되면 신경핵과 시상하부에 있는 쾌락중추가 활성화되고, 반대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예상되면 안와전두피질에서 위험신호가 방출됩니다. 하지만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모두 예상되면 두뇌의 각기 다른 부위에서 상반된 신호를 방출하여 총체적인 혼란에 빠집니다. 이때 배외측 전전두피질(CEO)이 하나의 최종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자의인식이란 무엇인가?>
자아인식이란 자신이 등장하는 미래모형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하는 행위라고 정의해봅니다.
명상을 해보면 이 시뮬레이션이 얼마나 왕성한지, 그것을 멈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 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잡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라는 인식을 만들어내는 부위는 어디에 존재할까요?
생물학자 칼 짐머는 내측 전전두피질이 '나'라는 인식을 관장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내측 전전두피질은 '나'라는 개념으로 들어가는 입구로서, 정보를 조합하고 융합하여 내가 누구인지를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부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두뇌스캔을 해보면 이것이 어느정도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스페리 박사는 좌뇌와 우뇌가 완전히 같지 않으며,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간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절단하여 정보교환을 차단시키는 수술을 과감하게 실행합니다. 뇌량이 절단된 환자들은 발작이 줄고 겉으로 보기에 전혀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왼손으로 자신의 아내를 끌어안으면서 오른손으로는 아내의 얼굴을 때리는 환자도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신의 오른손이 자기 목을 조를까 봐 무서워서 잠을 못자는 환자도 생기게 됩니다.
그 이유는 우뇌(정보를 전체적으로 종합하면서 예술적인 기능을 담당)가 아니라 좌뇌(좀 더 분석적이고 논리적, 언어기능을 담당)가 최종결정을 내려서 뇌량을 통해 명령을 하달하는데, 이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우뇌가 독립적인 역활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하나의 뇌안에 왜 두개의 의식이 공존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함이 아닌가 합니다. 하나의 문제에 관해서 비관적/낙관적, 또는 분석적/총체적 관점을 내세우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된 '나'라는 느낌이 드는것은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고 모든 것을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로 엮으려는 좌뇌의 성향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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