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용'이 귀향하는 푸바오에게 보낸 편지
너의 종족 원래 이름이 웅묘 선생이라고 내가 '곰냥이라 놀린 것 미안해.
북한에서는 너희를 '참대곰'이라고 부른다는데 그보다는 낫잖아.
잘 가서 건강하게 지네. -영원한 너의 용인친구 조아용 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생활해온 판다곰 푸바오는, 용인에겐 각별한 존재다.
최초로 태어난 한국산 판다'이며 그 일거수일투족에 웃고 울고 전국적인 마니아를 거느린 이 방면의 최고 스타다.
이젠 '용인 푸씨'라는 독창적 족보만으로도 유명곰이다.
4살이 된 푸바오가 국제협약에 미리 중국으로 귀환하는 일은, 이미 예정된 절차이기는 하지만 코로나 이후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와중이라 팬들이 애정의 비명과 아쉬움의 탄식을 쏟아내는 형편이다.
그를 보기 위해 최근 날마다 두세 시간씩 기다리며 줄 서 있는 '푸바리기들은 귀요미 성지 용인의 유명세를 더하는 진풍경이다.
이번호 '용인소식'은, 푸바오의 작별을 담았다.
귀염둥이 푸바오야, 두 달 뒤(4월 초) 중국으로 간다는 소식 들었어.
'용인( 푸)씨 (출생지)' 원조라 하여 터줏대감으로 있을 거 같았는데, 문득 간다고 하니 서운하기짝이 없단다.
널 만날 수 있는 건 그보다 한 달 전인 3월 초까지만 허락된다고 해.
내가 너보다 출생신고가 1년쯤 빨랐던 거 알고 있지?(조아용 저작권 등록 2019년8월 8일),
푸바오 자연분만 2020년 7월20일) 작년 여름 기억나니?
내 생일 때 나와 너의 친구 레서판다의 캐릭터를 동반 출시하는 계약을 맺은 거 말야.
용인 에버랜드 곳곳에 네 얼굴이 걸려 있고 유채꽃 장식도 붙어있더군.
'푸바오 하룹지 강철원 사육사는 봄이다 네가 노는 곳에 유채꽃을 심었지.
2016년 너의 부모님인 러바오와 아이바오를 중국에 데리러 갔을 때 할부지는 그곳 방사장에 흐드러지게 핀 이 꽃을 보았어.
그래서 용인의 방사장에도 이 꽃을 심기 시작했단다.
멀리 옮겨오면서 혹여 향수병을 앓을까 배려한 것이었지.
너는 그곳에 아직 가본 적이 없지만, 유채꽃을 쥐고 뒹굴며 장난치기를 좋아했지.
이제 중국에 가면 이 꽃을 유감없이 보겠구나. 축하해.
할부지(강철원 사육사)에게, 아직도 '안 보내면 안되느냐'고 떼쓰는 퍈들이 있는데,
그떄마다 '무엇보다 동물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싶다'며,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물이 진짜 행복한 것이 다를 수 있기에,
사육사로서 푸바오 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는 걸 보고 뭉쿨했지.
떠나는 너에게 해줄 말을 물었더니 '푸바오, 너는 영원한 나의 아기판다야'라고 말하며 눈자위를 훔치더라.
너도 할부지 마음 알고 있었지?
나도 지금 몹시 아쉽지만 너의 판생(판다의 생)'을 응원할 거야.
너를 만난 건, 기적이었어.
너도 이제 네 출생의 비밀 정도는 알 나이가 되었으니, 떠나는 마당이라 얘기래줄 게.
친구니까 알려주는 거야.
네가 왜 대한민국 용인특례시에서 테어났는지.
중일전쟁 이후인 1941년 중국은 전쟁 지원을 해준 미국에 큰 감사의 표시로 한 쌍의 판다를 보냈지.
이게 중국 판다외교의 시작이었지.
그런데 1983년 워신턴조약에서 희귀동물을 판매.기증하는 일을 금지하는 내용이 채택됐고,
멸종위기종인 판다는 누구에게 판다라는 말은 할 수가 없게 됐지.
장기 임대 방식으로만 제공이 가능했다네.
2016년 판다는 멸종위기종에서 취약종으로 조정되였는데, 그래봤자 전 세계에서 1800여 마리만 산데.
해외 판다들은 짝짓기 적령인 4세쯤 되면 다시 중국으로 졸려보내지.
2017년 일본서 태어난 판다 '상상'은 2020년 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미뤄져 2023년 2월에 눈물 배웅을 받으며
고향 앞으로 행진을 했지. 너도 그 귀향 대열에 가게 된거야.
네가 가고나면 잊 한국에는 4마리의 판다(너의 부모님인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 쌍둥이 동생들인 루이바오, 후미바오)만
남게 되었네.
헤어져도 최고 귀요미였던 너를 잊지는 못할 거야.
유채꽃 가득한 고향으로 잘 가렴, 할부지도 울먹
온국민 사랑 듬뿍 받아온 '푸바오', 작별을 준비하다.
지난달 1월 23일 에버랜드는 푸바오가 4월 초 중국으로 귀국한다고 밝혔다.
쓰촨성에는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가 있다.
봄날을 택한 건 푸바오의 건강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푸바오를 볼 수 있는 건 그 한 달 전인 3월 초까지다.
그떄부터는 야생동물에 관한 국제규정에 맞춰 판다월드의 별도 공간에서 격리 관리한다.
그에 앞서 1월27일부터 푸바오 관람 시간을 오후로 제한한다고 에버랜드는 밝혔다.
푸바오의 고향은 용인 에버랜드다.
푸바오는 2020년 7월20일 이속에서 턔어났다.
엄마는 아이바오(2013년생), 아빠는 러바오(2012년 생)다.
이들 부모 판다는 2016년 3월 한중 친선을 기념하여 중국에서 건너왔다.
판다는 멸종위기종으로 보전협약이 되어 있는데, 짝짓기를 하는 만 4세가 되기 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2031년 중국 귀환' 계약을 맺었다.
2014년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왔을 때 친선의 선물로 특별 분양을 예고했고, 체류할 기간도 넉넉히 주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6도 폭염이 위력을 펼치던 여름, 푸바오를 만나 취재한 적이 있다.
그는 '귀여움' 계에서 세계적인 용인르네상스를 일으키고 있는 주역이기도 하다.
푸바오는 단군 이래 처음으로 한국에서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아이바오의 러바오는 한국 체류 4년이 되던 해에 코로나 대유행을 맞았고 그 무렵 아기가 생겼다.
이렇게 태어난 푸바오는 '한국산'인 용인 '푸'씨의 입향조가 된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코로나로 움츠린 바람에 푸바오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랐는지 관심을 둘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2023년이 되어서야 푸바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때, 그간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간 영상 하나가 떴다.
푸바오 100일 때 사육사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리는 '귀욤판다' 장면이었다.
1500만 뷰를 넘긴 이 영상은 순식간에 푸바오 붐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에서도 푸바오는 인기판다 톱3에 든다.
그들은 '재벌집 공주 판다'라고 부른다.
2023년 7월7일 새벽에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이 태어났다.
이 사건은 다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체중 120kg 엄마 아이비오가 겨우 비누 한 개 정도의 무게라는 180g과 140g의 아가를 낳았다.
엄마 체중의 1000분의 1밖에 안 되는 새끼곰이라기보다는 생쥐 같은 자식이었다.
전문가는 판다의 임신기간에 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판다는 수정란이 착상되면 한 달 만에 새기를 낳는다.
어미 배 속에서 자라나는 시간이 짧기에 거의 미숙아로 때어나 석 달 동안 어미가 캥거루처럼 품에 안고 키운다고 한다.
만약 쌍둥이를 낳게 되면 어미는 한 마리를 포기하고 한 마리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낳은 두 마리 중에서 한 마리는 엄마 아이바오의 품에 맡기고 다른 한 마리는 인큐베이터에서 키워냈다.
이 두 마리가 모두 건강하고 의젓하게 자란 모습을 보면, 생명의 기적을 느끼게 된다.
용인 경전철 이름은 에버라인이다.
에버랜드로 가는 노선이란 뜻이기도 하다.
종착역에 내리면 대나무 줄기를 쥐고 서서 기다리고 있는 용인 '푸'씨가 있다.
이제 곧 바이바이를 해야 하는 바로 그 친구다.
알면 더 사랑스러워지는 판다의 비밀
1. 판다는먹보-잠보-게으름뱅이?
이 흔한 질문에 대해선 송영관 판다 사육사가 '판다 입장'에서 써놓은 식생활 소개서가 있다.
'맞아요, 난는 하루 종일 먹고 자고를 반복해요.
하지만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설명해 드릴게요.
나는 맹수의 신체 구조와 장기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고기 대신에 식물인 대나무를 먹고 살아가요.
그렇기 때문에 소화력이 좋지 않고, 에너지를 계속 유지하려면 대나무를 많이 먹고, 잠을 많이 자면서, 활동을 최소화해야 하죠.
나에게 먹는 건 잠들기 위한 준비죠.
또 자는 건 먹기 위한 준비죠.
오나벽한 식사를 하기 위해 최고의 휴식과 수면이 필요하고, 완벽한 류식과 수면을 위해 최고의 식사를 즐기는 거예요'
판다는 육식동물의 장 구조로 되어 있어서 대나무 소화율이 17%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초식동물은 70% 이상의 소화율을 지니고 있으니 4배는 더 먹어야 같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육식동물인 판다가 초식만 고집하게 된 것은 유전자 이상으로 미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고기의 감칠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대나무 죽순에서 비슷한 식감을 대신 충족시킨다.
2. 판다는 성욕이 약하다?
판다는 주로 봄에 교미한다.
발정기는 1~3일이며 동물원에서는 이때 합숙시켜임신시킨다.
임신기간은 95~160일이며 암컷은 2년에 한 번 출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암컷 한 마리가 평생 낳은 새기는 평균 1.5마리 정도라고 한다.
판다는 인ㄱ산의 100배나 되는 정자가 든 정액을 보우하고 있으며 하루에 40차례 교미를 할 수 있을 만큼 정력가들이다.
그런데 숫컷의 성기가 1cm 이하로 아예 찾기도 어려운 상호아이라 암수 감별에 착오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1998년 외환위기로 중국에 조기 반환한 밍밍은 모두 수컷으로 알았으나 돌아간 뒤에 암컷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한편 출산을 해도 미숙아로 태어나기 때문에 죽는 경우가 많다.
3. 판다는 '전설의 동물' 비휴다?
판다는 중국 고대의 신화적 동물인 맥이나 비휴와 가까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한나라 문제의 어머니인 효문태후의 능에서 판다의 두개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 태종 떄는 일본에 판다 2마리를 선물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글 '맥병찬(맥을 그린 병풍에 대하여)'
서문에는 '맥이라는 동물은 코끼리의 코에 코뿔소의 눈, 소의 꼬리에 호랑이의 발을 지녔으며
그 가죽을 덮으면 전염병을 막고 그 형상을 그려서 걸어놓으면 나쁜 기운을 막는다'고 말하고 있다.
판다는 곰과 동물 중에서는 꼬리가 길다.
갓 태어난 판다의 경우 새끼 다람쥐처럼 느껴질 정도다.
4. 판다의 발가락은 7개다?
1994년 용요니자연농원이 리리와 밍밍을 들여왔을 때, 생태를 설명하는 포스터에 '판다의 발가락 수는 7개'라는내용이 있었다.
당연히 아니다.
발가락은 5개이고, 대나무를 잡기 위해 발달한 손목뼈 2개를 포함했을 뿐이다.
발가락의 기능을 하는 건 맞지만, 진짜 발가락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용인소식 편집팀 푸바오, 용인 특례명예시민 됐다
4월 초 귀환 앞두고, '용인 홍보 효녀' 역할 공로 인정
2024년 2월 8일 푸바오에게는 감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용인특례시장이 에버랜드 판다월드를 직접 방문해 4월 초 중국 반환을 앞둔 자이언트판다에게 '특례명예시민' 증서를
전달한 것이다.
어떻게 판다가 '용인시민'으로 선정될 수 있었을까.
첫째는 국내 최초 자연번식으로 용인에서 출생한 '판다 아기'였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용인을 상징하는 강력한 '큰 얼굴'이 되어 지역홍보와 용인특례시 문화 예술 관광 분야의 효녀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점일 것이다.
셋째는 푸바오는 용인 '푸'씨의 당당한 입향조로 자리매김을 했고, 용인특례시 털주먹, 국민귀요미 등으로 방송영상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 코로나에 지쳤던 국민을 위로한 공로 또한 만만찮다.
거기에 에버랜드로 가는 에버라인을 북적이게 했고 용인을 '푸바오 성지'로 드높였다는 사실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거기에 , '판다의 숙명'으로 이별을 해야하는 상황을 맞아 위로를 곁들인 '자부심 카드'로 용인 '시민증'을 건넸다.
용인특례시는 '푸바오 하룹지' 강철원 사육사에게 증서를 대신 전했고, 그간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사육 노고에 감사했다.
이날 푸바오 또한 자신의 중대한 지위 승격과 이별 운명을 동시에 눈치채고는 할부지와 사람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쥐고 있던 댓잎을 씹으며 식욕 충족으로 싱승생숭한 기분을 달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