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서 살다가 제정신으로 죽는다.”돈키호테가 임종의 순간에 남긴 말이다. 꿈과 이상없이
살 수 없는 돈키호테가 정신을 차린다는 것은 죽음을 뜻한다.그의 죽음에 현실주의자 산초는
눈물을 흘린다.
사람들은 돈키호테를 미치광이. 혹은 현실을 망각한 이상주의자로 본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
선 사람을 ‘돈키호테형 인간’이라고 부르기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열광한다.
풍차와 양떼를 보고 달려가는 돈키호테를 보고 통쾌함 마져 느낀다.
돈키호테는 하고 싶은 일에 무모하리만큼 과감히 도전한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늘 실패하
지만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또 다시 용감하게 도전하는 열정과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신념과 이상을 위해 도전하는 돈키호테를 어찌 미치광이 바보같다고 비하만 할 수 있겠는
가.
돈키호테를 쓴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는 1547년 스페인의 가난한
하급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다.그의 삶은 소설속의 돈키호테보다 더 파란만장했다.모험
과 역경으로 점철되었으며 늘 불운과 고난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는 절
망하지 않았다.
세르반테스는 자신의 출신배경 덕분에 귀족과 평민의 양쪽 세계를 모두 경험하며 세상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갖출 수 있었다. 여기에 끊이지 않는 불운과 고난에도 결코 꺾이지않는
이상에 대한 갈망과 불굴의 정신이 보태져 돈키호태란 걸작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정식 교육을 한번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배우기를 좋아하고 머
리도 뛰어났다.수학과 철학은 물론 라틴어에도 능통했다.교황청특사로 가는 추기경의 종자
로 발탁돼 이탈리아에 가게 된다.
당시 이탈리아는 르네상스의 절정기를 맞고있어 얼마든지 괜찬은 인생을 살 수 있었다.그
러나 그는 24세 때 나폴리에 파견나온 스페인해군에 지원히면서 인생이 꼬인다.
스페인함대가 지중해에서 승승장구하던 오스만투르크의 함대를 격파하고 무적함대라는 별
칭을 얻은 유명한 레판토해전에 참전한다.이 싸움에서 총을 맞아 평생 왼팔을 쓸 수 없게
된다.고향으로 가던중 해적에게 잡혀 알제리에 노예로 팔려간다.
4차례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천신만고 끝에 몸값을 치르고 5년간의 노예생
활을 끝내고 고향에 온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어 상당기간을 백수로 지낸다.
영국과 전쟁이 일어나 해군과의 인연으로 물자 징집관이 되지만 무적함대가 영국해군에게
패배하는 바람에 다시 무직자가 된다. 세금 징수원으로 재취직, 한숨 돌리나 했는데 모함을
받고 사기를 당해 감옥에 갇힌다. 불운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세르반테스는 감옥에서 이러한 계속된 불운에 신세한탄만 하지는 않았다.좌절하면서도 꿈을
향해 돌진하는 자신과 같은 인물을 그려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어느 순간 떠올랐다. 그는
즉시 돈키호테를 구상하고 집필에 들어간다. 이때가 1597년 그의 나이 50세였다..
돈키호테의 겉모습은 자신에게서 따왔다. 몰락한 하급 귀족 출신에 나이는 쉰 살. 앙상한 몸
과 야윈 얼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주의자 ‘돈키호테’는 이렇게 탄생했다. 글을 쓰기 시작
하면서 다행스럽게 세르반테스는 누명을 벗고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쓸 당시는 중세시대에 주요한 역할을 하던 기사계급이 완전히 몰
락한 한참 뒤였다.기사계급의 몰락은 창칼이 총포로 바뀌는 전쟁무기의 변화, 봉건제의 붕괴
및 중앙집권적인 민족국가의 부상,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것이다.
또한 신대륙발견과 대항해시대의 선두에 섬으로써 유럽최강을 자랑하던 스페인국력이 급격
히 쇠락하던 암울한 시기였다.1588년 무적함대가 영국과의 해전에서 대패하면서 스페인은
해상패권을 영국에 넘겨주고 있었다.이에앞서 종교개혁이란 거대한 물결에 밀려 영지인 네델
란드의 독립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의 모험을 통해 몰락해 가는 에스파냐 사회를 풍자하고 종교와 연애의
자유등 자신이 평소 꿈꿔 왔던 이상을 담고 싶었다. 이러한 이상은 당시 매우 불온한 사상이었
다.궁리 끝에 돈키호테를 미치광이로 설정했다.
그러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자 이제는 한물간 기사 소설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척했다.또 이 이야
기가 자신의 창작물이 아니라 아랍의 어떤 작가가 쓴 것을 번역한 것이라는 거짓까지 덧붙였다.
덕분에 돈키호테는 종교 재판소의 검열을 통과했다.
1605년 출간된 '라만차의 현명한 신사 돈키호테'는 그해에만 6판을 찍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당시 에스파냐의 국왕 필리프 3세가 길에서 웃고 있는 사람을 보고 "저 친구는 미쳤거나 돈키
호테를 읽고 있는 게로군"이라고 했을 정도다.
주문이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정작 세르반테스는 돈을 벌지 못했다.감옥에서 나온뒤 빚
잔치를 하느라 판권을 미리 싼값에 넘겼기때문이다.
돈은 못벌었지만 세르반테스는 행복했다. 작가로 인정을 받았고 많은 사람이 자기 작품을 사랑
해 주었기 때문이다. 용기를 얻은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 이야기의 2부을 쓰기로 했다.그런데
전작만큼 재미있게 쓰려다 보니 10년이 지나도록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사이에 가짜 돈키호테 2부가 나오기도 했다. 1615년 세르반테스는 마침내 돈키호테 2부를 출
간한다. 2부는 1부보다 철학적이고 심오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위작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1부를 통해 사회를 풍자하고 자신의 이상을 이야기한 세르반테스는 2부에서는 이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변화하는 인간을 이야기했다.돈키호테는 이루지 못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산
초 판사와 함께 또다시 모험을 떠난다.
여전히 기행을 일삼고 갖은 수모를 당하지만 그래도 돈키호테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중세 기사
처럼 불의에 맞서 싸우고 학대받는 사람들을 도우려 하다 만신창이가 되어 가족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온다.
세르반테스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에게 돈키호테를 통해 이런 말을 전하고 싶
었던 것 같다.
“꿈을 꾸어라. 꿈을 잃는 것은 삶의 의미를 잃는 것이다. 현실앞에 무너져도 희망을 잃지말라.”
그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지만 공교롭게도 2부가 발표된 이듬해인 1616년 셰익스피어와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유네스코는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떠난 4월 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지
정했다.
<라파엘 부조니의 '슬픈 얼굴의 기사', 네이버지식백과, 나무위키, '인문학이 뭐래?/알면 빠져드는 문학', 박선주
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등 인용,참조>
Djelem(젤렘)은 집시 음악을 연주하는 3인조 프로젝트 밴드다. 떠돌이 생활의 애환과 고향에의 그리움을
담아낸다.몰도바 출신의 세르게이 트로파노프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선율이 아름답다.
KBS 드라마 '푸른안개' 신우의 테마 'Dorogi'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Dorogi란 소련 말로 '여러 길'을 뜻한다.영
어로 Ways, 혹은 Roads로 번역된다.
첫댓글 가만히 읽어보니...
내 전생이 아니었나 싶어요 ㅎ
https://youtu.be/WKwxMUsZWfo
PLAY
ㅎ 맞네요
돈키호태
돈키ㅡ호태님
맞습니다
닉을 이참에 바꾸시는것
어떻세요 ,ㅎ
어디선가 몇번 들어본것 같은데
가수가 이청이란 분이군요.
잘 들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봤던노래
함다시배워서 불러봐야겠어요
이화에 월백님이 불러도 멋질 것 같습니다.
@비온뒤 예전에들어봤던노래
다시들어보고 배워봐야겠습니다.
꿈을 꾸어라!
꿈을 잃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제게 딱 맞는 메세지에요 .
돈키호테 ㅡ하면
괜히 주먹이 불끈 쥐어진 이유를
알 수 없어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ㆍ
내가 뭐 잘못한거 있나요?
@호 태
하하하
이 위트 좀 봐ㅡ요
2천여 식솔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비전, 꿈이 있어야 겠지요..
더구나 풍부한 감수성은 꿈없이는 나오지
않으니 꿈은 시인의 필수항목이죠..
비 온뒤님의 명품 글
잘 읽었습니다.
다방면으로 폭 넓은 지식이
어쩜 그리고 놀라 운지..
존경합니다.
방장님 말씀에 민망할 뿐입니다.
이리저리 베끼고 표절한 짜집기에 불과합니다.
아무튼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에 대해 많이 배웁니다.
무모한 도전의 대명사가 된 돈키호테는 수백년이 지나도 회자 되고 있으니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을까요.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하고 싶은데 못하는 걸
돈키호테가 대신해주니 그래서 환호한 것 같습니다.
고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르반테스 소설에 나오는 돈키호테를 생각 보다 행동이 앞선 소설 속 주인공으로만 알고~
세익스피어 소설에 나오는 햄릿과 대조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햄릿은 읽어도.돈키호테는 줄거리만 대강 읽었었는데...
돈키호테의 저자인 세르반테스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제가 무지 했습니다. ㅎ
저자의 생각과 생활과 이상이 반영되는 게.~글이고. 음악이고 그림인 것을요..ㅎ
비온뒤님 덕분에 다방면에 몰랐던(나만.ㅎ)
진실과 새로움?을 알게 되서..
너무나 즐겁고 감사합니다 .
어떤 작품이든 당연히 저자의 생각과 이상,
경험이 반영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돈키호테는 이상과 신념을 이루기위해
무모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열정이 있는 인물이죠.
이점이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것 같습니다.
멋진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