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다 1,900여 명 유치 속 현장 관리 실태 ‘도마 위’
시민단체, 지자체·고용주 책임 촉구 기자회견 예고… 철저한 진상 규명 불가피
[배석환 기자]=여주시 세종대왕면 마래리의 한 농가에서 발생한 라오스 국적 여성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여주시가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공식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7일 발생한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8월 5일 한국에 입국해 이튿날부터 현장에 투입되었으며, 폭염경보가 발효된 당일 한낮까지 작업을 이어가다 온열질환 추정으로 쓰러져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주시 “시신 16일 본국 송환… 부검 통해 명확한 사인 밝힐 것”
여주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인의 시신은 유족 및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지난 16일(일요일) 라오스 현지로 송환을 마쳤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은 향후 부검 결과가 나와야 공식적으로 확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사고 수습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입국 직후 기후 적응 기간도 없이 폭염 속 고강도 작업에 즉각 투입된 구조적 원인을 두고 행정 관리 책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내 최다 인력 유치 불구… ‘폭염 안전망 사각지대’ 의혹
여주시는 3년 연속 라오스 정부와 MOU를 체결하고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은 1,900여 명의 계절근로자를 농가에 배정해왔다. 그러나 대규모 인력 도입 실적에 비해 현장 노동 환경과 폭염기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상시 점검하는 관리 체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용노동부의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물·그늘·휴식, 폭염 시 작업 중지)’가 실제 농가 현장에서 엄격히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지자체의 사전 모니터링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시민사회단체 “안전수칙 미준수 인재… 진상조사·재발방지책 촉구”
현장 고용주의 안전 배려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폭염 등 고열 환경에서 근로자에게 적절한 휴식과 차양막, 시원한 음용수를 제공해야 한다.
여주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예고된 인재’로 규정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여주시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 관내 계절근로자 전반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할 방침이다.
경찰과 노동 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농촌 인력난 해소라는 명분 뒤에 가려진 계절근로자 제도의 구조적 문제점과 안전 관리 책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